2020년 라운드테이블 「COVID19, 총선, 한국의 재발견」개최

2020.05.28 22:48:14

5월 20일(수), 평화재단 강당




재단법인 평화재단 (이사장: 법륜스님)은 지난 5월 20일(수) 정치, 경제, 외교안보 분야의 원로와 전문가 11인이 참여하는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날의 주제는 「COVID19, 총선, 한국의 재발견」으로 코로나19와 총선 이후 한국 사회의 전망을 놓고 11인의 전문가들이 3시간 동안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생활 거리두기 원칙을 준수하면서 청중 없이 진행된 라운드테이블의 핵심 영상은 5월 28일(목)부터 평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11인의 참석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고경빈 (평화재단 연구위원장), 김성곤 (18대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 김형기 (전 통일부 차관), 남기정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 박종화 (경동교회 원로목사), 박  진 (18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법륜스님 (평화재단 이사장), 우석훈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상용 (전 고려대 정외과 교수. 전 주일대사) - 가나다순

 


[개요]

주제COVID19, 총선, 한국의 재발견

일시2020520() 오후 14:00-17:00

장소평화재단 강당

주최평화재단

 

[프로그램]

사회고경빈 (평화재단 연구위원장)

기조발제
새로운 100년의 시작 : 한반도 평화 ·번영의 새판 짜기법륜스님 (평화재단 이사장)

발표1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동북아 질서 변혁과 중견국 외교의 가능성남기정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

발표2
새로운 한반도를 향한 여정의 시작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참가자 라운드테이블 토론

 

 

[내용 요약]

 

COVID-19사태에서 국제적 주목을 받은 K-방역모델은 정부가 독점할 성과가 아니다.


산업화세력이 주도한 한강의 기적과 민주화세력이 주도한 반독재 민주화의 완성이 함께 결합된 대한국민 모두의 성과로 평가되어야 한다.


특히 한국 시민의식의 힘, 한국의 중소기업과 한국의 지방정부, 그리고 한국 보건의료진의 헌신성은 국제무대에서 한국의 국위와 국격을 드높인 진정한 주역들이다.


경제 활력과 동북아 평화경제권을 구축하기 위해, K-방역에 대한 국제 신뢰도를 잘 활용해서 한반도를 안전과 신뢰가 담보되는 국제적 투자처로 부상시키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코로나19 이후 동북아 환경이 크게 변동되면서 한국은 중견국 외교(Middlepower Diplomacy)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이 동시에 열리게 되었다.


4.15 총선의 진정한 승자는 없다. 한국사회의 주류로서 진보가 새로운 책임감을 갖고 보수가 구 질서를 대체할 진보의 새 질서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 더 이상 보수와의 싸움을 무기로 면책효과를 활용해선 안 된다. 현재의 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져야한다. 포용과 혁신이 절실하다.


K-평화모델과 K-발전모델의 정립은 당장의 과제다. 장기적으론 평화체제를 지향하더라도 당장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이 K-평화모델의 시작이다.


야당은 냉전적 이데올로기로서의 반공 자유주의를 넘어 헌법에서 말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그 가치를 구현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반면 여당은 반독재 민주화세대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주의는 반공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적 평가를 규정함으로써 자유의 가치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K-방역을 넘어 K-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은 남북의 안정적 평화공존이다. 앞으로 남북의 분쟁이 있을 때 그것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무력을 쓰지 않겠다는 약속이 지켜지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한중일 코로나방역 협력을 주도적으로 제안해보자.


 

 

1. 기조발언
새로운 100년의 시작 : 한반도 평화 ·번영의 새판 짜기법륜스님 (평화재단 이사장)

평화재단의 이사장 법륜스님은 기조발언에서 보건문제가 초래한 국가비상사태를 겪으면서 국가권력의 비대화, 초법적 포퓰리즘, 빈부격차의 가속화, 자본주의적 대량생산과 과잉소비의 위기, 등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나타나는 새로운 현상과 전망, 나아가 한반도 평화의 가능성을 예측했다. 특히 K-방역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가 상승한 기회를 잘 활용해서, 남한의 기술력, 국제적 신뢰와 북한의 양질의 노동력을 결합하는 모델을 만들어냈으면 하는 바람이 더욱 커졌다면서, 평화만 전제된다면 한반도는 안전과 신뢰가 보장되는 핵심 투자처로 부상할 가능성이 매우 크고, 이것이 곧 한류나 K-방역을 능가하는 K-개발의 모델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끝으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로 나아가려면 정치권이 총선의 결과인 승자독식에 안주하지 말고, 국민통합과 북한 포용이라는 우선 과제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2. 발표 1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동북아 질서 변혁과 중견국 외교의 가능성남기정 (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

[요지]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동북아 질서 변혁과 중견국 외교의 가능성이르는 주제의 발제를 맡은 남기정(서울대학교 일본연구소 교수)은 동북아 질서가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점과 변화되는 환경 위에서 중견국 외교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코로나 사태는 미중일러 등 강대국의 세계 전략에 커다란 파열을 내고 있다. 탈지구화와 국가의 귀환이라는 사태는 미중을 포함한 강대국의 패권충돌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이 속에서 G20이라는 무대와 중견국 외교로서의 MD(Middle-power Diplomacy)를 주도할 수 있는 기회의 창이 열리고 있다. K-방역에서 주목된 한국의 재발견은 한국 시민사회의 재발견, 한국 민간기업의 재발견, 한국 지자체의 재발견이다. 패권이 아닌 집단지도체제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동북아 환경 속에서 한국은 중견국 외교의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와 가능성을 동시에 얻고 있다. COVID-19와 총선을 거치며 한국은 국민적 자부심과 국민외교의 든든한 지지력을 확보했다.

 

[세부 내용]

최근 국제정치학계에서는 코로나19 이후 탈지구화, 국가의 귀환, 국경의 강화 세 가지 이슈를 공통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탈지구화, 탈세계화는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탈지구화와 국가의 귀환에 대한 전망은 세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첫째, 과거로의 회귀로 보는 시나리오, 둘째, 아이캔베리를 대표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를 주장하는 학자들은 일시적 후퇴일 뿐, 언젠가 보호주의적 실용주의적 국제 민주주의가 다시 부활하거라는 시나리오, 셋째, 지역수준의 공동대응을 보며 뉴노멀에서 나아가 새로운 질서(new order)의 가능성을 보는 시나리오가 그것이다. 다만, 문제는 국가의 귀환에도 불구하고 외교가 실종되고 있다. 탈지구화가 가속화되면서 모든 외교가 정지된 듯. 개별 국가 단위의 대응만 보인다.

 

COVID-19 대응에서 드러난 유럽과 미국의 실패는 국제질서를 주도한 거점-브뤼셀과 워싱턴-이 기능을 상실해서 EU는 축소되고, 미국은 무기력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많은 이들이 미중간의 패권전이를 언급했지만, 아직 실체는 없고 수사만 난무하는 실정이다. 미중간에는 네거티브전쟁이 전개되는 수준일 뿐이다. 다만, 미국이 입는 경제적 피해는 중국보다 훨씬 심각해서 미중 무역전쟁은 장기화되거나 심화되기 어려울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미중 무역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코로나가 하고 있다. , 팬데믹의 장기화 추세를 예상할 때 미국은 인도태평양 전략을 계속 추진하기 어렵고, 중국은 일대일로를 견인하는 군사체제를 지속하기 어려워졌다. COVIDd-19가 그 실체를 여지없이 공개한 셈이다.(시어도어 루즈벨트 항공모함이 괌에 묶여있는 상황에서 칼 빈슨과 레이건 항공모함이 움직이지 못하는데 인도태평양 전략이 가당키나 하겠는가?)

 

중국의 COVID-19 대응을 보면, 단기간에 통제가 가능했던 배경에 인민해방군의 동원이 있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루스벨트 함과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신형미사일 호위함에서 코로나 감영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우한의 코로나사태가 수습되자마자 우한지역에 투입됐던 인민해방군 의료팀이 라오스와 미얀마 등지에 투입되어야 하는 상황이이서 이제 인민해방군의 군사적 효용성, 현실적인 전쟁의 투입 가능성은 낮아져버렸다. 이런 문제는 COVID-19 이후 러시아도 예외가 아니다.

 

일본은 지금까지 미일동맹을 전제로 미국과 유럽, 그 사이에 일본이 참여하는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것이 국제정치를 바라보는 기본 관점이었다. 그러나 COVID-19이후 제3세계, 이른바 일본과 EU(독일)의 조합이 만드는 새로운 질서를 제안한다. 그러나 일본과 독일의 제3세계는 현실성이 없다. 실제로는 G20이 주축이 되는 집단지도체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어쩌면 포스트코로나시대에 가장 유효한 국제질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G20 정상회의, 통상장관 회담, 재무장관 회담, 중앙은행 총재회담, 관광장관 회담 등은 정지되어 있는 국제무대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진행된 외교 공간이었다.

G20을 무대로 하는 중견국 외교는 한국에게 주어진 새로운 기회이자 가능성이다. 포스트코로나시대에 동북아시아에 역사상 처음으로 제국이 없고 패권도 없는 질서가 열리고 중견국들이 주도하는 집단지도체제가 작동될 수도 있다.

 

한국이 중견국 외교를 주도할 가능성은 CIVID-19 이후 국민적 자부심과 정체성이 자각되면서 중견국 멘탈리티가 형성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일부 선각자의 희망사항이었지만 중견국 외교는 이제 국민적 공감대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이 한국의 재발견이다. 그 속에는 한국 시민사회의 재발견, 한국 민간기업의 재발견, 한국 지자체의 재발견이 동시에 포함된다.

 

, 4.15 총선의 결과가 독이 될 가능성도 있겠지만, 처음으로 중견국외교의 조건인 국민외교가 앞으로 가능해질 조건이 처음으로 마련된 것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COVID-19 이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체계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는 것에 주목해야한다.

 

결론을 정리하면, 한반도는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는 주체로서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다만, 국가의 긍정적 역할이 공공성 강화로 발현되었다고 해서 시민성의 발현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가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나아가 군사안보용어로서의 MD(Missile Defense)가 아니라 중견국 외교로서의 MD(Middle-power Diplomacy)가 우리의 지향점이다.

 

 

3. 발표 2

새로운 한반도를 향한 여정의 시작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요지]

새로운 한반도를 향한 여정의 시작을 발제한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그동안 동북아시아 한중일 3국 관계에서 늘 중국과 일본에 가려져 존재감이 없었던 한국에 대해서 세계가 주목하고 우리 스스로도 한국의 힘에 대해서 새롭게 자각하게 된 상황을 철학적, 역사적 관점에서 진단한다. 4.15총선을 거치며 한국 정치사회의 주류가 보수에서 진보로 완전히 변했다는 점, 그리고 K-방역을 필두로 K-평화, K-발전모델 등의 K-모델의 추구와 완성이 대한민국의 향후 과제임을 역설했다.

 

[세부 내용]

이번 코로나를 보며, 서구 개인주의적 합리성에 기반을 둔 서구적 근대성의 위기가 명확해진 반면, 공동체적 합리성에 기반을 둔 아시아적 근대성의 가능성이 확인된다. , 동양은 항상 중국과 일본이 주류였는데, 이번에 한국이라는 나라의 매력적인 근대화 가능성을 세계인들이 주목하게 되었다.

COVID-19와 총선을 거치며 혹자는 대한민국 2.0을 거론하는데 저는 한반도 2.0의 입구에 서있음을 얘기하고 싶다. 그동안 외세의 강점, 분단 이후 오로지 선진국만 뒤를 쫒아온 상황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비록 선진국은 아니지만) 선진국을 뛰어넘어 세계를 선도하는 모델을 꿈꿀 수 있는 시작점에 서게 된 것이다. 코로나 19사태를 통해 우리는 첫째 국가 능력, 둘째 국민성, 셋째 사회의 투명성, 세 가지 가능성을 확인하게 되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 이 모든 것은 이미 예견된 것이다. 처음 등산하는 사람들은 너무 힘들어서 산을 오르면서 주위 경치를 보지 못한다. 산 정상에 서야 비로소 정상의 경치를 맛보게 된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계속 정상을 향해 오르고 있었다. 그 첫 번째 시그널이 한강의 기적이었다. 일본 경제가 한국의 3, 인구는 2.5배인데 이를 감안해서 보면 일본 경제가 우리와 엇비슷한데다 곧 실질 구매력은 한국이 앞설 것이다. 골프, 빙상, 테니스 등의 스포츠와 BTS와 영화 기생충의 헐리웃 효과를 보면 이미 한국은 세계적 탑 수준에 올라선 분야들이 많아졌다.

 

특히 19452차대전 종전 이후, 같이 출발한 나라 중에 대한민국만큼 민주주의에 성공한 나라는 단연코 없다. 수없이 많은 정치적 소요사태를 겪으면서도 약탈과 방화가 없는 유일한 국가가 대한민국이다. 5.18항쟁으로 큰 아픔이 있었지만 군인도 이제 제자리에 서 있다. 우리는 어느새 7, 8부 능선을 오르고 있었는데 CIVID-19때문에 새삼 우리가 정상 가까이 와 있다는 것을 확인했을 뿐이다.

이번 코로나 대응의 성과는 현 정부의 성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이 걸어온 산업화와 민주화 세력이 함께 노력한 결실로 맺어진 모두의 성과로 평가되어야 한다.

 

또한, 총선의 결과는 이제 주류가 된 진보와 냉전의 추억에 머문 보수의 자멸로 정리된다. 결론적으로 이번 총선의 승자는 없다. 진보라는 이름의 민주진영이 한국 정치의 주류가 됐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1945년 이후로 최초로 친미반공 때로는 친일 세력들. 냉전구도에 올라탄 보수세력, 용공 또는 반공의 기치로 독재를 정당화했던 체제에서 처음으로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반독재 민주민족주의, 자주를 지향하는 세력으로 주류가 교체되었다. 그러나 엄밀히 보면, 지금의 장년과 노년세대가 민주화세대인만큼 당연히 올 일이 온 것뿐이다. 이미 오래전에 왔어야 선수 교체, 한국정치의 주류세력이 교체된 것이다. 반면에 보수는 냉전의 추억에 머물렀고 변화를 거부했기에 자멸의 길을 선택했다.

 

그러나 415 총선의 진정한 승자는 없다. 보수의 자멸과 코로나에 대한 집권여당의 탁월한 대응능력이라고 하는 상황적 요건이 작용했을 뿐이다. 한국사회의 주류로서 진보가 새로운 책임감을 갖고 보수가 구 질서를 대체할 진보의 새 질서를 심각하게 고민할 때다. 결론적으로 새로운 한반도를 위한 제언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성찰이다. 한국사회의 가장 큰 위험은 불신이다. 불신이라는 거대한 토양 때문에 가짜 뉴스가 활개를 친다.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 언론자유도는 42위에 머물고 있다. 우리의 성공은 절반의 성공이자 슬픈 성공이다. 따라서 승패를 다투지말고 진지한 성찰과 새로운 미래를 국민의 절반이 아닌 모든 국민이 함께 꿈을 꾸어야 한다.

 

두 번째 합리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가 나와야 한다. 한국의 진보는 세계 어디서도 찾을 수 없는 민족주의 성향이 강하고, 한국의 보수 역시 친일, 친미에 반공논리를 전가의 보도로 휘둘렀다. 민주와 인권의식이 강한 진보는 정작 북한의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서는 침묵한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균형 비행을 하듯, 우리도 이제 이념적 혼돈에서 벗어나 건강한 보수와 건강한 진보로의 재탄생이 필요하다. 특히 한국의 진보는 과거 억압받던 소수가 아니고 이미 기득권 주류가 되었다. 강남좌파, 강북우파라는 말은 청년들이 기득권화된 진보진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데서 만들어졌다. 더 이상 보수와의 싸움, 독재와의 싸움이란 걸 무기로 면책효과를 활용해선 안 된다. 보수가 쌓아놓은 구 질서의 파괴자에서 스스로 책임있게 새 질서를 창조하는 입장에 서 있음을 유념해야한다. 현재의 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지는 것이다. 그래서 포용과 혁신이 절실하다. 사족이지만, 진보 포퓰리즘의 폐해는 남미를 위시하여 수많은 사례가 확인된다. 이제 진보는 더 이상 피해자가 아니다. 주인의식을 가지고 성찰하는 자세로 우리 모두를 포용하는 대한민국, 미래의 길을 닦는 성공적 진보가 되길 소망한다.

 

세 번째, K-평화모델과 K-발전모델의 정립이다. 이를 위해서는 선핵포기 평화체제가 아니라 선평화구축 후핵문제로 접근법을 바꿔야 한다. , 먼저 평화체제를 구축해서 환경을 조성한 뒤에 북한이 자연스럽게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지난 2018, 2019년 모두 한국이 먼저 움직여서 남북간에 북미간에 정상회담이 실현되었다. 정부는 4.15총선에서 180석을 얻은 동력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위시해서 대북의료지원이든 철도건설이든 가능한 모든 것을 시도해야 한다. 남과 북이 자율성을 갖고 평화 분위기를 고조시키면 미국의 트럼프대통령도 견인해낼 수 있다. 가까이 6.15가 있고, 그 뒤에 8.15, 9.19 등이 줄서 있다. 장기적으론 평화체제를 지향하더라도 당장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것이 K-평화모델의 시작이다.

 

다음으로 K-발전모델이다. COVID-19이후 탈지구화가 가속화되면 단일경제권의 규모가 자립적이어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우리에게 북한은 하나의 경제권으로 관리할 수 있는 지역이다. 평화경제의 범위에는 남북한 외에 중국과 일본까지 필연적으로 연계된다. 전세계가 미래 먹거리를 4차산업혁명에서 찾으려 혈안이지만, 우리에게 미래 먹거리는 평화경제 즉, K-발전모델에서 찾을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포용력과 소프트파워, 중국의 유교와 같은 도덕적 헤게모니가 그 힘을 상실하면서 미국과 중국은 동시에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이 K-평화모델과 K-발전모델을 통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면 세계를 선도하는 도덕적 헤게모니를 가진 국가로 비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4. 라운드테이블 토론내용

 

김성곤 (사단법인 평화 이사장. 18대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

코로나사태의 교훈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로 연결되어있다는 것과 우리가 함께하지 않으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것인데 이러한 연기적 생태적 세계관은 남북관계, 미중관계를 위시하여 정치적 중도의 가치와도 맞닿아있다. 이러한 중도적 세계관은 미래 한국사회의 새로운 질서, 그리고 남북관계와 국제외교의 새로운 방향으로 요구된다. 발표자인 남기정교수는 중견국 외교(Middlepower Diplomacy)를 언급했는데 저는 동일한 MD(Middleway Diplomacy)로서 중도적 외교를 제안하고 싶다.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

코로나는 기존 변화의 속도를 앞당기는 촉매제가 될 것이다. 특히 1990년대에 정점에 달한 뒤 서서히 무너지던 미국 패권의 자유무역질서 약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또한 코로나는 국가의 귀환을 불러왔다. 미국의 시장질서와 민주주의가 시장규제와 권위주의라는 나쁜 국가를 추방하는 과정에서 좋은 국가까지 함께 추방됐는데, 코로나 사태로 귀환한 국가는 다시 국가의 부정적 특성까지 불러올 수 있다. 앞으로 국제질서는 한동안 세계화와 단절이 동시에 존재할 것이다. 전세계적 협력보다는 지역주의의 흐름이 예상되며, 미국과 중국이 버린 리더십 공백 공간에서 한국이 프랑스, 독일 등 중견국가와 연대한다면 미중 사이에 끼어있던 한국에 새로운 외교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우석훈 (내가 꿈꾸는 나라 공동대표. 경제학자)

코로나 사태는 국가와 정치의 중요성을 사람들에게 각인시켰고, 방역 최전선에 있는 지방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존재감을 세계적으로 부각시켰다.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방역에 성공적으로 대처한 결과, 서구 국가들에 비해 안심하고 사회적 통제를 풀고 있으나, 그렇기 때문에 추후 2차 충격이 닥칠 경우 더 위험한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한편 이전부터 일부에서 제기된 적 있는 원격의료 등의 도입이 코로나 사태를 명분으로 추진될 움직임이 보이는데, 관련하여 관료집단 간 권력투쟁이 심화될 조짐이 보이며, 백신, 치료제와 관련한 주식시장의 변동폭이 커지면서 머니게임이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박종화 (국민문화재단 이사장. 경동교회 원로목사)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우리나라의 대처가 세계적 찬사를 받고 있다. 해외 일부에서는 전염 경로를 추적하는 우리의 방식이 프라이버시 위반이라는 문제를 제기하지만, 자유의 개념이란 원래 공동체적 질서와 조화를 이뤄야 하는 것이다. 유럽은 그동안 개인주의적 자유가 너무 첨단화된 나머지 코로나 사태에 공동체적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 정의 없는 자유가 현대 사회의 문제점이라면, 이번 한국의 모습은 정의라는 사회적 가치를 끌어안으면서 개인의 자유를 지켰다고 평가할 수 있다. 우리는 이번 계기를 통해 외교와 국방 정책도 보편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추진하여 남북관계와 동북아 과제를 해결해나가면 좋겠다.

 

김형기 (평화재단 고문. 전 통일부 차관)

현재 단편적으로는 미중패권경쟁이 심각한 양상으로 치닫고 당분간 협력과 상호신뢰에 기반했던 국제관계가 배타주의나 폐쇄적인 방향으로 흐를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이것이 새 질서로 정착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의 세계는 생명, 환경, 생태, 행복이 더 중시되는 인간 안보 쪽으로 갈수밖에 없으며 이에 따라 국제적 연대가 더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경제침체로부터 탈출하기위한 국방비 재조정은 결국 세계적인 군비경쟁을 약화시켜 국제정세는 평화의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 중 치러진 4.15 총선의 결과는 국민들이 이제 이념 갈등보다 미래가 더 중요하고 공동체 의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분명하게 짚어준 것이다.

 

 

박진 (21대 국회의원. 18대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위원장)

코로나 사태로 미국과 중국에 일종의 신냉전 상황이 전개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외교의 입지가 상당히 축소될 수 있다. 따라서 국익을 회복하려면 초당적 노력이 필요하다. 코로나 사태로 각국 경제의 폐쇄주의와 배타성이 강화될 소지가 많다. 이에 대비해 지역적, 세계적으로 경제회복을 위한 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한미 관계와 한일관계를 새롭게 다시 정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는 지금 미국과 무역 불균형 문제/방위비 분담 문제가 있고, 일본과는 수출규제/지소미아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것을 우선적으로 잘 풀어나가야 한다. 한편 코로나 사태와 관계없이 북한의 실존적인 안보 위협은 그대로다. 경색된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비핵화 문제에 실질적 진전이 없는 상태에서 이상적 접근은 경계해야 한다.

 

최상용 (전 고려대 정외과 교수. 전 주일대사)

4.15 총선에서 패배한 야당은 여전히 냉전적 사고가 남아있다. 야당이 자유의 가치를 최우선시 하겠다면, 냉전적 이데올로기로서의 반공 자유주의를 넘어 헌법에서 말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국민들에게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그 가치를 구현하는 노력을 보여야 한다. 반면 여당은 독재에 저항하는 민주화운동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자유민주주의는 반공 자유주의라는 이데올로기적 평가를 해버림으로써 자유의 가치를 소홀히 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편 K-방역을 넘어 K-평화를 달성하기 위한 핵심은 남북의 안정적 평화공존이다. 앞으로 남북의 분쟁이 있을 때도 그것을 해결하는 수단으로 무력을 쓰지 않겠다는 약속이 지켜지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올해 한중일 정상회의에서 한국이 한중일 코로나방역 협력을 주도적으로 제안해보면 좋겠다.

 

법륜스님 (평화재단 이사장)

최근 코로나 사태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면서 국민들의 자부심이 높아지고 한국이 세계적으로 재발견되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사실 모래성 쌓기와 같다. 한반도에는 전쟁의 가능성이 상존해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가를 경영하는 정치인들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진보 보수를 떠나 한반도 평화정착이다. 남북간 협력이 이뤄져 북한 정세가 안정된 위에 한국의 개방성, 투명성, 신뢰와 기술이 결합된다면, 북한은 최근 중국 내 공장을 뒀던 미국 기업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우리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정치 체제가 좋아서 그 국가와 교류하는 것이 아니듯이, 진보 보수를 떠나 국가발전 전략 차원에서 남북문제를 바라보면 좋겠다. 그 전제조건으로 진보가 이번 총선에 승리하고 코로나 대응으로 국가 위신이 높아진 이 시기에 야당에 대한 큰 포용정책을 취해서 국민통합을 가져온다면 그 힘으로 남북문제를 풀 때도 국내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편집부 기자 news@md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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