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청소부인 일산화질소를 응집하는 기술 개발

  • 등록 2015.04.26 21: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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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eterocycliccarbene Nitric Oxide Radicals

기초과학연구원, 심뇌혈관질환 치료의 신기원 기대

수도관이 오래되면 안에 녹이 슬고 이물질이 쌓여 못 쓰게 된다.
 
사람의 혈관도 마찬가지다. 혈액의 콜레스테롤이나 나쁜 화합물질이 혈관 내막에 쌓여 혈전 같은 응어리가 생기면 혈액이 제대로 흐르지 못해서 뇌졸중, 동맥경화, 협심증 등 소위‘심뇌혈관계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다행이 사람은 혈관의 청소부 역할을 하는 효자 물질을 체내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데 그게 바로 일산화질소(NO)’다.  

다만, 나이가 들거나 몸이 약해지면 일산화질소 생성능력이 약해져 심뇌혈관계 질환에 걸리기 쉽기 때문에, 체내에서 일산화질소 생성을 도와주는 약에 의존하게 되는데 ‘비아그라’가 대표적 예다.
 
하지만, 기존의 약으로는 심뇌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필요한 일산화질소를 적기에 충분히 공급하는데 한계가 있다. 

만일, 일산화질소를 혈액에 곧바로 공급할 수 있다면 심뇌혈관계 질환 치료가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인데, 불행히도 아직 그런 기술은 거의 없다. 

일산화질소는 공기에 노출되는 순간 증발해 버리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고체물질로 응집해서 약물 속에 가둬놓기가 어려운 이유다.

기존에 중금속 촉매물질을 사용하여 일산화질소를 응집하는 기술은 개발되었지만 높은 비용과 환경오염 문제가 걸림돌이었다. 

이번에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산하 기초과학연구원(원장 김두철)에서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기초과학원구원의 24개 연구단 중 하나인 ‘복잡계 자기조립 연구단’의 이은성 연구위원팀은, 세계 최초로 질소가스 환경에서 일산화질소와 ‘N-헤테로고리 카벤’이란 유기물질을 반응시켜 고체 상태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하였다. 
 
1년이란 짧은 기간 동안의 연구결과라는 것이 더욱 놀랍다.  

본 연구결과를 토대로 심뇌혈관계 질환 치료물질이 개발되고 임상실험을 거쳐 상품화 된다면, 

심뇌혈관계 질환 치료의 일대 혁명을 일으켜서 미국, 독일 등 선진국이 차지하고 있는 연간, 5조 4,000억 원에 달하는 치료제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기대되는 대목이다.

이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권위지 미국화학회지4)(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F 11.444) 온라인에 4월 6일 게재되었다. 
    
* (논문제목) N-헤테로사이클릭카빈 일산화질소 라디칼 (N-Heterocycliccarbene Nitric Oxide Radicals)
    
* (제1저자) POSTECH 화학과 박준범 (학부생), 송하영, 김영석 (석박사 통합과정생)
* (교신저자) IBS 복잡계자기조립연구단 이은성 연구위원

       


연 구 결 과 개 요


N-Heterocyclic Carbene Nitric Oxide Radicals

Junbeom Park, Hayoung Song, Youngsuk Kim, Bit Eun, Yonghwi Kim, Dae Young Bae, Sungho Park, Young Min Rhee, Won Jong Kim, Kimoon Kim, and Eunsung Lee*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in press)

  일산화질소는 상온에서 존재하는 간단한 구조의 라디칼이다. 일산화질소는 혈관 확장, 세포 신호 전달 등에 관여하는 물질로, 일산화질소 기체의 포획과 선택적인 방출은 널리 연구되고 있다. 주로 전이금속 화합물들이 일산화질소와 반응하여 안정한 일산화질소 착물을 형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유기물질을 이용한 일산화질소의 포획은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몇 가지 유기 물질들이 일산화질소와 반응하기는 하지만, 라디칼 성질을 그대로 유지하는 화합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한편, N-헤테로고리 카벤은 유기물질로써 다양한 라디칼 화합물과 반응하여 그 라디칼을 안정화시킨다고 알려져 왔다. 현재까지 여러 연구자들이 붕소, 실리콘, 인 등을 포함하는 다양한 라디칼 화합물들을 N-헤테로고리 카벤과 반응시켜 안정화하는데 성공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N-헤테로고리 카벤을 이용해 기체상 일산화질소 라디칼을 고체상 유기라디칼물질로 안정화하는 데 성공하였으며, 개발된 물질은 전자 상자성 공명 분광법 (Electron Paramagnetic Resonance Spectroscopy, EPR)과 X선 결정 분석 (X-ray crystallography)을 통해 규명되었다. 개발된 일산화질소 함유 유기라디칼물질은 열에 의해 일산화질소의 가역적인 해리가 가능하다. 이는 생리학적으로 유용한 일산화질소 전달 물질로의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고, 의약, 약학 분야로의 폭넓은 응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용   어   설   명


1. N-헤테로고리 카벤(N-Heterocyclic Carbene)
 
질소를 함유한 고리형 카벤으로 일반적인 카벤은 매우 불안정한 구조를 갖고 있다. N-헤테로고리 카벤은 유기물질로써 다양한 라디칼 화합물과 반응하여 해당 라디칼을 안정화시킨다.


2. 일산화질소(一酸化窒素, Nitric Oxide)
 
일산화질소(NO)는 질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무색의 기체 상태로 존재한다. 

1998년 노벨생리학상은 이산화질소의 역할과 중요성을 밝힌 연구자들이 수상하였다. 이들은 혈관내피에서 일산화질소가 자연적으로 생성, 소멸되는 원리와 체내에서 국부적 조절인자 및 신경전달물질로 작용함을 밝혔다.


3. 라디칼(Radical) 또는 유리기(遊離基)
 
라디칼은 화학에서 적어도 1개 이상의 홀전자를 포함한 분자를 말한다. 원자들은 분자 궤도의 전자쌍을 공유함으로써 공유 결합을 통해 분자를 이룬다. 대부분의 라디칼은 정상적인 전자쌍의 결합이 쪼개지면서 생성된 1개의 홀전자와 나머지 부분의 정상적인 전자쌍으로 이뤄진다.
 
자유 라디칼은 홀전자를 지닌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매우 큰 반응성을 가지나 수명이 짧다.


4. 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誌
 
미국화학회지는 세계적 권위의 학회지로 화학 전 분야에 관한 순수연구를 출간하는 저널이다. 일반적으로 화학분야에서 가장 많이 인용하는 학회지이며 피인용지수(Impact Factor)는 11.44(2013)이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지금까진 일산화질소의 방출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일산화질소 전달 유기물질이 많이 개발되어있지 않은 상태다. 이번 연구는 일산화질소가 결합되어있는 유기 라디칼 물질을 최초로 개발했고, 열에 의해 가역적으로 일산화질소 전달이 가능함을 보여 효과적인 일산화질소 전달 물질로의 개발 가능성을 갖고 있다.



어디에 쓸 수 있나

개발된 일산화질소 함유 유기라디칼물질은 생리학적으로 유용한 일산화질소 전달 물질로 개발 가능성이 존재해 의약, 약학 분야로의 폭넓은 응용 가능성을 제시한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이번 연구는 당장의 실용화할 수 있는 결과이기보다는 새로운 방식으로의 일산화질소 전달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보다 실용적인 의약, 약학 분야로의 응용을 위해서는 물에 대한 용해도를 높이는 방법과 일산화질소의 전달 효율을 높이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많은 화학 반응에는 중금속 촉매가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금속을 이용하는 것은 비용 면에서나 환경적인 면에서 비효율적이어서 금속을 대신할 수 있는 유기물질의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이용한 N-헤테로고리 카벤도 유기 촉매로서 여러 분야에서 금속을 대신하여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산화질소는 금속과 잘 결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본 연구를 통해 N-헤테로고리 카벤도 금속을 대신하여 일산화질소 전달에 응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김기문 단장님께서 포스텍에 처음 부임하셨을 때 사용하셨던 일산화질소가 담긴 강철 용기를 20년도 더 지난 지금도 사용할 수가 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IBS 단장님들처럼 대한민국을 빛낼 수 있는 화학자가 되고 싶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연구 결과가 실망스럽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계속 도전하면 틀림없이 잘 될 거라는 자신감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   림   설   명



[그림1] N-헤테로고리 카벤에 일산화질소 기체를 불어넣어 N-헤테로고리 카벤 일산화질소 라디칼을 합성하였다. 

편집부 기자 news@md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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