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친화적·고성능 나노바이오센서 개발로 IT기반 헬스케어 시대 앞당겨
국내 연구진이 누에에서 얻은 실크를 이용하여, 기존에 구현할 수 없었던 인체 친화적인 특성과 높은 검출 민감도를 갖는 나노광학* 바이오센서를 구현함으로써, ICT 기반 스마트 헬스케어 시장 진입을 앞당길 것으로 기대한다.
* 나노광학 : 나노미터 크기 수준에서 빛의 거동을 연구하거나 물질과 빛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학문. 금속, 또는 유전체 물질의 나노구조의 제작에 필요한 기술
아주대학교 물리학과/에너지시스템학과 김성환 교수(교신저자)가 주도하고, 서울대학교 물리천문학부 이명재 박사과정(제1저자), 전헌수 교수(공동저자)가 공동으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자, 선도연구센터)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나노분야 국제학술지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4월 1일자 온라인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 A Highly Tunable and Fully Biocompatible Silk Nanoplasmonic Optical Biosensor)



첨단 IT기업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 중인 스마트 헬스케어는 생체신호의 실시간 분석을 통한 질병의 조기 진단과 환자별 맞춤치료를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체에 친화적인 소재로, 빛과 같은 전자기파로 신호를 주고받을 뿐 아니라 높은 검출민감도를 가지는 센서의 구현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기존의 나노광학기반 바이오센서는 바이오물질의 변화에 따른 굴절률의 변화를 감지하는 방식으로, 높은 성능 구현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구성 물질이 주로 유리, 반도체와 같은 생체에 해가 될 수 있는 물질로 구성되어 인체에 삽입하는 데에 큰 걸림돌이 되었다.
연구팀은 누에고치로부터 액체 상태의 실크 단백질*을 추출한 뒤 반도체 공정기술을 활용하여, 실크 필름에 금 나노구조가 부착된 나노광학소자를 구현하였다.
* 실크단백질 : 누에고치를 구성하는 단백질로,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생체친화 물질임
본 나노광학소자는 금 나노구조 사이에 매우 얇은 실크 필름을 넣어, 이 필름이 물이나 알코올과 같은 화학물질에 감응하여 부피가 팽창하는 원리로 작동한다. 필름이 팽창할수록 나노광학소자가 반응하는 빛의 파장이 크게 확장되어 높은 검출 민감도를 구현할 수 있다.
파장의 변화와 감지 정도는 기존의 굴절률 기반 바이오센서로는 구현이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크다. 물과 알코올로 비교 실험하였을 때, 기존 굴절률 센서는 수 nm 파장을 구분하지만, 실크 센서는 100 nm 이상의 파장 변화를 감지하였다. 혈당 센서로 실험하였을 때도 기존 센서 대비 5~6배 높은 검출 민감도를 보였다.
김성환 교수는 “섬유로만 알고 있던 실크 단백질이 생체친화적인 신개념 나노광학 기반 바이오센서로 재탄생하였다는 데에서 본 연구의 의의”가 있으며, “차세대 먹거리인 헬스케어 시장의 미래 연구에 영감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역으로 실크라는 농업 산물의 고부가가치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 배경
애플 워치나 구글 렌즈로부터 알 수 있듯이 근래 첨단 IT기업의 최대 화두는 헬스케어시장의 선점일 것이다. 생체 신호를 실시간으로 전송하고 이를 스마트폰 등의 휴대용 IT 기기로 분석함으로써 질병을 조기에 예방하고 환자 맞춤형 치료가 가능할 것이다. 만약 생체신호를 분석할 바이오센서를 인체 내에 집적하여 혈액 등 체액으로부터 신호를 얻어낼 수 있다면 그 응용가치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바이오센서 소자 자체가 생체친화적이고, 신호는 무선으로 전송되어야 하기 때문에 빛과 같은 전자기파를 이용하며, 그리고 감도가 매우 좋아야 한다. 본 연구자는 이 세 가지 점들을 동시에 만족하는 바이오센서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 섬유로 잘 알려져 있는 실크 단백질을 활용 나노광학소자를 제작하여 바이오센서로써 그 가능성을 모색하였다.
2. 연구내용
전술한 나노광학기반 바이오센서의 구동원리는 검출물질이 유발하는 미세한 굴절률의 변화에 따른 광학신호의 변화를 검출하는 형식이다. 매우 적은 양의 바이오물질을 검출할 수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역시 광학신호의 매우 작은 변화를 감지해야하고 이는 즉 비싼 측정 장비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특히 굴절률 기반 바이오센서의 성능을 나타내는 figure of merit 값은 이론적으로 100이 한계로 알려져 있다. 이는 대략적으로 최고로 잘 만든 나노소자를 이용해도 0.01의 굴절률을 검출하기 위해 10 nm 수준의 파장 변화를 검출해야함을 의미한다. 이는 이상적인 상황이며 실제는 이보다 더 성능이 떨어진다. 우리 몸에 존재하는 체액 성분의 변화는 저보다 훨씬 적은 굴절률의 변화를 가져온다는 점에 비추어보면 효율이 떨어짐을 알 수 있다.
본 연구자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굴절률이 아닌 새로운 물리량을 컨트롤하였다.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섬유로 알려진 누에 실크 단백질이다. 실크를 활용하여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었다. 하나는 인체집적 가능한 생체친화적인 바이오센서의 구현이 가능하다. 다른 하나는 실크 단백질로 얇은 필름을 만들었을 때, 외부자극에 의해 부피가 팽창하며 이는 굴절률만으로 기대할 수 없는 광학신호의 큰 변화를 유발한다.
실례로 물과 이소프로필알콜은 그 굴절률의 차이가 0.04에 불과하다. 만약 기존의 굴절률 기반 센서라면 이 둘을 구분하기 위해 빛의 수 nm 파장의 차이를 감지해내야 한다. 그러나 본 연구자가 구현한 센서는 100 nm 수준의 파장 차이를 보여준다. 어떤 센서가 물과 알콜 두 물질을 구분하기에 더 수월한 방식을 제공하는지는 자명하다. 또한 혈당 검출 면에 있어서도 기존의 비슷한 구조를 가지는 센서보다 5 ~ 6배 이상의 검출민감도를 가짐을 확인하였다.
정리하면 실크 단백질에 의해 생체친화성을 가진 바이오센서 구현과 실크의 고유한 물성이 기존에 보지 못한 높은 검출도를 가지는 새로운 센서의 구현을 가능하게 하였다. 실크 단백질은 농장에서 저렴하게 얻을 수 있기에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도 큰 장점을 지닌다.
3. 기대효과
나노광학기반 바이오센서의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생체신호의 실시간 분석 및 환자맞춤형 치료라는 헬스케어시장의 흐름을 선도하여야 한다. 높은 민감도를 가지면서 생체친화성을 가진 나노광학기반 바이오센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 조금 더 과감하게 이야기하자면 역으로 농업에서 중요하게 여겨졌던 그러나 현재는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밀려 침체된 잠사 농업 산물인 실크가 IT 및 NT 기술 그리고 BT를 아우르는 고부가가치 산물로 새로이 자리매김하리라 기대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최초로 실크 단백질의 외부자극 감응성을 이용하여 기존 센서와 다른 구동원리로 동작하는 초고감도 나노광학기반 바이오센서를 구현하였다. 더불어 전체 소자가 인체에 무해하여 향후 인체 내에 집적하여 센서 역할을 실시간 수행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어디에 쓸 수 있나
나노광학기반 바이오센서는 사용처가 제한적이었다. 본 실크 나노플라스모닉스 바이오센서는 물질의 생체친화성으로 인체 내에서 인체에 무해하면서 실시간으로 생체 신호를 검출하여 질병의 조기진단이 가능하리라 기대한다. 또한 검출 민감도가 기존 센서의 이론적 한계를 넘었기 때문에 비싼 장비 없이 신호를 분석할 수 있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실크 단백질의 대량 생산 및 나노 소자의 대면적 제작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본 연구실에서는 나노 소자의 대면적 생산 기술을 연구 중이며, 역으로 실용화 연구가 침체되어 있는 잠사 분야에 활기를 불어넣으리라 기대한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나노광학기반 바이오센서는 그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사용처가 제한적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소자 구성물질의 유해성과 검출도의 한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자연계에 존재하는 실크 단백질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단순한 생체/자연 친화성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실크의 고유한 물성이 새로운 형태의 나노광학기반 바이오센서 구현의 단서임을 인식하고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본 센서에 대한 심화연구를 진행하여 실제 살아있는 생물 내에서 실시간으로 생체신호를 분석함으로써 질병의 조기진단이 가능함을 증명하고 싶다.
용 어 설 명
1. 나노 레터스(Nano Letters)
미국 화학회에서 발간하는 나노과학기술분야의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는 저널이다. IF=12.940 (2013년 기준)
2. 나노광학
빛을 나노미터 수준에서 컨트롤 하는 연구. 일반적으로 주기적인 구조를 가지는 광자결정이나 금속과 유전체 경계에서 일어나는 표면 플라스몬 현상을 이용한다.
3. 실크 단백질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누에 고치를 구성하는 단백질이다. 본 연구에서는 누에 고치로부터 수용액 상태의 실크 단백질을 추출하게 되며 이를 활용하여 필름, 나노 구슬 등 다양한 형태의 실크 구조체를 만들 수 있다. 이 단백질은 미국 FDA의 승인을 받은 생체친화 물질이다.
4. 나노광학기반 바이오센서
나노광학소자는 특정 파장에 반응하도록 디자인되어 있다. 이 특정 파장은 보통 물질의 굴절률에 영향을 받는다. 역으로 이 파장의 변화를 추적하여 물질의 굴절률 변화를 알아내는 것이 나노광학기반 바이오센서의 원리이다. 좋은 센서라 함은 적은 굴절률의 변화로도 큰 파장의 변화를 유발하거나 그 특정 파장 분포가 매우 날카로움을 의미한다. 본 연구는 굴절률에서 벗어나 부피의 변화를 이용하여 기존 굴절률 기반 센서에서 얻을 수 없던 큰 파장 변화를 얻었다. (수 nm vs. 100 nm)
5. 생체친화성
인체에 집적했을 때 아무런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으면 생체친화적이라 한다. 실크 단백질은 여기에 생분해성도 있어 인체 내에서 분해되어 사라져도 인체에 무해하다.
6. 검출민감도
기본적으로 광학센서는 외부물질이 변하면 소자가 반응하는 특정 파장이 따라서 변하게 된다. 적은 양의 외부물질이 변해도 이 파장이 크게 변하면 검출하기 쉬운 좋은 센서이다. 이 물질량의 변화량 대비 파장의 변화량을 검출민감도라 정의한다.
그 림 설 명

(그림 1) 생체친화 바이오센서 구현 모식도
누에고치에서 추출한 실크 단백질과 금 나노구조를 결함하여 나노광학소자를 구현하였다. 이는 안정적으로 생체조직 위에 올려져 센서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측정은 광섬유를 통해 컴팩트하면서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림 2) 실험결과와 시뮬레이션 결과
(좌측) 바이오센서가 공기(검은색), 이소프로필알콜(붉은색), 그리고 물(파란색)에 있을 때 반사 스펙트럼의 변화. 물과 이소프로필알콜을 비교하였을 때 둘 사이의 굴절률은 0.04에 불과하지만 파장은 100 nm 이상 변한 것을 알 수 있다.
(우측) 제작한 구조를 바탕으로 시뮬레이션 수행 결과. 실험 결과와 비슷한 파장 양상을 보임을 알 수 있다. 파란색 점선은 부피가 아닌 물의 굴절률만 고려했을 때이며 빨간색 선과 비교하면 매우 변화가 적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우리 센서가 얼마나 민감한지를 보여주는 결과라 하겠다.

(그림 3) 실크 단백질의 분자구조와 부피변화
실크 단백질은 기본적으로 긴 체인형태로 필름을 만들게 되면 분자구조는 그림 좌측 상단과 같이 무작위 코일로 엉켜있는 형태이다. 간단한 처리를 통해 수소결합을 유도하여 베타시트라는 부분적으로 결정화된 분자구조를 얻는다. 이는 그림과 같이 물분자들이 들어갈 수 있는 방을 만들며, 실제 물분자가 들어가게 되면 그 방이 팽창하여 전체 실크 필름의 부피도 팽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