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층 두께에서 최고 속도의 전하이동과 양자수송현상 최초 관측
연세대학교와 미국 콜럼비아 대학교 연구진이 꿈의 2차원 신소재 적층을 통하여, 세계에서 가장 얇은(원자층 두께) 반도체에서 최고 속도의 전하 이동과 양자수송현상*을 최초로 관측하였다.
동 성과로 고성능·저전력·초스피드 양자소자와 초박형(Ultra-thin) 반도체의 실현 가능성을 입증하여, 향후 반도체와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양자수송현상 (quantum transport) : 전자, 광자 등 파동특성을 보이는 양자가 물질 내에서 이동할 때 자기장과 같은 외부인자와 상호작용하여 양자진동이나 양자-홀 효과 등을 보이는 양자역학적 물리 현상

연세대학교 이관형 교수(제1저자/교신저자)가 주도하고, 미국 콜럼비아 대학교 제임스 혼 교수 연구팀과 고려대학교 이철호 교수의 공동 연구로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기초연구지원사업(신진연구자지원)과 연세미래선도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나노과학 분야의 세계적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Nature Nanotechnology)”에 4월 27일 온라인 판으로 게재되었다.
(논문명 : Multi-terminal transport measurements of MoS2 using a van der Waals heterostructure device platform)

연구진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황화몰리브덴*과 그래핀, 유전체인 질화붕소(hBN)를 층층이 쌓는 방식으로 수개의 원자 층 두께로 얇고 매끄러운 계면을 가지는 신개념 소자구조를 개발하여, 최고 전하 이동도를 측정하고 2차원 반도체의 양자수송현상을 관측하는 데 세계 최초로 성공하였다.
* 이황화몰리브덴 : 그래핀과 유사하게 층상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핀과 달리 중간의 몰리브덴과 양쪽의 황 원층에 의해 샌드위치 구조로 밴드갭의 반도체 특성을 보임
기존 연구에서 이황화몰리브덴 소자는 높은 전극 저항과 무질서한 이종계면 형성의 문제로, 이론치보다 훨씬 낮은 전하이동도를 보였다. 이렇듯 기존 소자의 구조적 한계로 이황화몰리브덴 본연의 성능을 발휘하는 데에 큰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은 신개념 소자 적층 구조를 개발하여, 이종 물질 사이에서 아주 깨끗한 계면을 만듦으로써 이론적으로만 예상하였던 이황화몰리브덴의 최고 전하 이동도(34,000㎠/Vs)를 처음으로 관측하였다.
아울러 극저온 상태의 자기장 내에서 이동하는 전하와 자기장의 상호작용 현상을 측정하여, 이황화몰리브덴에서 일어나는 양자진동과 양자-홀 현상(양자수송현상)을 세계 최초로 관측하였다. 기존에 고품질 반도체 혹은 그래핀에서만 관측되었던 현상을 2차원 반도체에서 최초로 확인함으로써, 양자수송을 활용한 신개념 2차원 반도체 소자 구현의 가능성을 열었다.
동 성과는 기존에 차세대 반도체 소자로 개발된 탄소와 질소 기반 벤젠고리 6각형 결정구조체(C2N-h2D 크리스털) 보다 상온에서는 10배, 저온에서는 100배 이상의 전류량(점멸비)과 전하 이동도를 보인다.

이관형 교수는 “차세대 반도체로 주목받고 있었으나 그 활용 가능성이 입증되지 못했던 이황화몰리브덴의 빠른 전하 이동과 양자수송 현상을 입증함으로써, 향후 세계에서 가장 얇은 반도체를 활용한 차세대 반도체 소자 개발 및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전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의의를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2차원 반도체 물질인 이황화몰리브덴은 높은 전하이동도, 광반응성, 투명도, 유연성 등으로 인해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이황화몰리브덴을 사용한 소자들은 이론적인 값보다 훨씬 낮은 전하이동도를 보여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이 낮고 새로운 물리현상을 관찰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2차원 물질을 적층하는 기술을 이용하면 여러 종류의 2차원 물질로만 이루어진 소자를 제작할 수 있어 그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본 연구에서 개발한 2차원 물질을 적층한 표준소자구조는 기존의 2차원 물질 기반 소자가 가지는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여 소자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물리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다.
2. 연구내용
공동 연구진은 원자층 두께의 2차원 반도체 이황화몰리브덴를 이용하여 최고 전하이동도를 가지는 표준소자를 제작하고 이 소자에서 양자수송현상을 최초로 관측하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세 가지 다른 종류의 2차원 물질인 이황화몰리브덴, 그래핀, 질화붕소를 수직으로 적층하여 각각 채널, 전극, 유전체로 사용하는 표준소자구조를 개발하였다. 이 반데르발스 적층구조는 고효율의 그래핀 전극과 전하산란이 없는 유전체/반도체 사이의 깨끗한 계면을 가지므로 이론적으로만 예상되었던 이황화몰리브덴의 최고 전하이동도를 얻을 수 있고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2차원 반도체에서의 양자수송현상을 최초로 관측하여 2차원 반도체를 이용한 고성능 소자 및 신개념 양자소자의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3. 기대효과
기존 2차원 반도체 소자의 한계를 뛰어넘는 표준소자구조는 다른 2차원 반도체 물질에도 적용할 수 있어 2차원 반도체의 고유 기초물성 및 새로운 양자물리현상 연구를 가능케 한다. 따라서 2차원 반도체 물질에서 발현될 것으로 기대되는 다양한 양자수송현상에 대한 기초연구를 촉발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높은 전하이동도를 필요로 하는 고성능 전자소자의 개발이나 신개념 양자소자 개발 연구의 초석이 될 수 있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이번 연구 결과는 세상에서 가장 얇은 반도체의 전하이동도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표준소자구조를 개발하여 고성능 전자소자 및 신개념 양자소자의 개발에 초석이 될 수 있는 기본 토대를 마련하였다.
어디에 쓸 수 있나
2차원 물질로만 이루어진 표준소자구조는 높은 전하이동도로 인해 고성능 반도체 스위칭소자를 구성할 수 있으며 원자 수층의 두께로 인해 투명하고 유연한 소자의 제작을 가능케 한다. 또한 새로운 양자효과의 연구를 가능케 하고 양자수송현상을 이용한 신개념 양자소자로 활용될 수 있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5 - 10 년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2차원 반도체 연구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2차원 반도체의 고유특성을 파악하고 소자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소자 구조의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2010년에 그래핀의 발견으로 맨체스터 대학의 두 과학자가 노벨상을 수상한 이후 최근에는 전 세계적으로 2차원 반도체 물질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2차원 반도체 물질의 다양한 소자 응용 가능성을 보여 주는 연구는 많지만 아직은 소자특성이 이론적인 예상치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하여 본 연구는 2차원 반도체 물질의 고유 특성을 평가할 수 있는 표준소자구조를 개발하여 2차원 반도체가 가지는 한계 성능을 평가하고 이를 통해 신개념 소자를 개발하고자 하였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황화몰리브덴이 이론적으로 높은 전하이동도를 가질 것으로는 예상은 되었지만 실제로 높은 전하이동도를 얻었을 때 함께 연구했던 모든 연구자들이 믿기 어려워 여러 번 반복 측정을 했었고, 새벽에 양자수송현상을 처음으로 관측했을 때 같이 있던 연구자들과 악수를 하며 서로 축하해 주었던 순간을 잊을 수가 없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본 표준소자구조를 이용하여 다른 2차원 반도체의 특성도 측정하고 이를 이용한 실용화 가능한 신개념의 양자소자를 개발하는 것이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새로운 발견을 위한 도전적인 연구를 지속적으로 하여 본인만의 새로운 전문 연구영역을 개척하는 것이 신진연구자들이 앞으로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용 어 설 명
1.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영국 Nature Publishing Group에서 발행하는 과학 전문 월간지로 나노과학기술 분야의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국제학술지 (피인용 지수: 33.265, 2013년)
2. 양자수송현상(quantum transport)
전자, 광자 등 파동특성을 보이는 양자가 물질 내에서 이동할 때 자기장과 같은 외부인자와 상호작용하여 양자진동이나 양자-홀 효과 등을 보이는 양자역학적 물리 현상
1) 양자진동 (quantum oscillation)
물질 내에서 이동하는 전자와 자기장 간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나선형 전자 운동이 양자화(quantization) 되어 이로 인해 자기장의 세기에 따라 측정된 저항에서 진동이 발견되는 현상
2) 양자-홀 현상 (quantum-Hall effect)
전자가 이동하는 물질에 수직하게 자기장이 가해질 때 전하 이동방향과 자기장의 방향에 수직하게 전압이 발생하는 현상을 홀 효과(Hall effect)라 하고, 이 때 홀 전도도가 양자화하는 현상
3. 2차원 반도체 (Two-dimentional semiconductor)
원자층 두께를 가지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반도체로 대표적으로 전이금속 칼코겐 화합물이 있으며 그 중에서 이황화몰리브덴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음. 기존 반도체와는 달리 원자층 수준의 얇은 두께로 인해 투명하며 유연하고, 새로운 물리현상 및 양자효과를 보여 차세대 반도체 물질로서 각광받고 있음
4. 이황화몰리브덴
그래핀과 유사하게 층상구조를 가지고 있어 단일 원자층으로 분리될 수 있지만 그래핀과 달리 중간의 몰리브덴 원자층이 양쪽의 황 원자층에 의해 샌드위치된 구조를 가져 세 개의 원자층이 단일층을 구성하고 밴드갭을 가지는 반도체 특성을 보임
5. 그래핀 (graphene)
탄소 원자 한 층으로 이루어진 2차원 물질이다. 층상 구조를 가진 흑연의 한 층에 해당하여 투명하고 유연하다. 에너지 밴드갭이 존재하지 않아 전기적으로 반금속 (semimetal) 성질을 지닌다.
6. 양자소자 (Quantum devices)
나노미터 수준의 소자 크기를 가지면 여러 가지 양자현상에 의해 소자의 특성을 제어할 수 있고 이러한 양자효과를 응용한 소자를 양자소자라고 한다. 대표적인 양자효과로는 에너지 밴드 변조, 공명 터널, 양자-홀 효과 등이 있으며 대표적인 양자소자로는 고전자이동도 트랜지스터, 공명터널소자, 양자우물 레이저 등이 있다.
7. 점멸비(on/off ratio)
반도체 소자에 흐르는 전류량의 비. 점멸비가 높을수록 반도체에 흐르는 전류의 양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서 우수한 성능의 반도체 구현 가능
그 림 설 명


그림1. (상측) 본 연구에서 개발된 표준소자구조의 개념도 (하측) 표준소자의 상세구조를 보여주는 모식도
1) 표준소자구조의 개념도: 이황화몰리브덴(MoS2), 그래핀(graphene), 질화붕소(hBN)를 블록을 쌓듯이 적층하여 제조한 표준소자의 개념도로 각 원자층의 결정구조를 보여준다.
2) 표준소자의 상세구조: 이황화몰리브덴을 채널로 그래핀을 전극으로 질화붕소를 유전체로 사용하는 표준소자의 상세구조 분해도를 보여준다.

그림2. 이황화몰리브덴(MoS2), 그래핀(graphene), 질화붕소(hBN)을 적층한 소자의 절단면을 보여주는 투과전자현미경 사진
블록 쌓듯이 적층한 수 원자층 두께의 2차원 물질 사이의 계면을 확인하기 위해 투과전자현미경으로 단면을 관찰한 결과, 계면 사이가 깨끗하고 평탄한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본 연구에서 사용한 적층기술의 우수성을 보여준다.

그림3. 높은 전하이동도를 가지는 이황화몰리브덴 소자에서 최초로 관측한 양자수송현상
극저온에서 자기장에 의한 전하수송 간섭으로 양자진동(quantum oscillation)이나 양자-홀 효과(quantum-Hall effect)를 관측하였다. 이는 2차원 반도체 물질에서 양자수송현상을 최초로 관측한 것이며 향후 양자소자로서의 응용 가능성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