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자가 질병 치료의 국제 가이드라인 만든 일 매우 이례적, 표준치료법으로 확립 쾌거”
2014년 세계 대가들 초청해 국제회의 열어 내시경적 큰풍선확장술 가이드라인 확정

난치성 담관담석증의 치료법 ‘내시경적 유두괄약근 큰풍선확장술’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진홍 교수가 최근 이 치료법에 대한 세계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난치성 담관담석증의 표준치료법을 확립했다.
담관담석증은 유병율이 높아 세계적으로 연구자가 많지만 담관담석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표준화는 이뤄지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연구자가 세계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한 일은 의학계에서 매우 드물고 국내 소화기학 역사에서도 처음인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내시경적 유두괄약근 큰풍선확장술(참고1)은 내시경을 이용하여 장과 연결된 담관 입구의 좁은 통로인 담도괄약근을 직경 12 내지 20㎜에 달하는 큰 풍선으로 한번에 확장시켜 큰 담석을 제거해 내는 가장 선진한 담관담석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현재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많이 시행하고 있고 관련 연구논문도 가장 많다.
이번 가이드라인은 지난해에 김진홍 교수가 세계 각국의 담도 질환 대가를 국내에 초청하여 국제회의를 열고 내시경적 큰풍선확장술의 정의, 적응증, 시술방법, 성적 및 합병증에 대해 토론하고 투표를 통해 합일점을 찾아내 도출한 것이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최근에 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소화기내시경학회지(Gastrointestinal Endoscopy, IF 5.37)에 김진홍 교수가 교신저자로 '난치성 담도담석의 새로운 내시경적 치료법의 세계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2015년 7월 온라인판 게재, 12월 지면 게재 예정).

김진홍 교수는 국제 가이드라인을 개발한 계기에 대하여 “30년간 진료하면서 난치성 담관 결석 환자가 합병증과 경제적 부담으로 고통 받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에 환자에게는 합병증이 적고 안전하며 경제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고 의사도 손쉽고 간편하게 치료할 수 있는 치료법을 보급해야겠다는 마음이 늘 있었다”고 설명했다.
난치성 담관담석에서 효율적이고 안전한 치료로 내시경적 유두괄약근 큰풍선확장술이 인정받고 있지만, 실제로 이 시술의 의미나 적응증, 구체적 시술방법과 기구 사용에 대하여는 의사와 나라마다 차이가 있어 표준화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김 교수는 “내시경적 유두괄약근 큰풍선확장술을 국내에 처음 도입하고 세계적 붐을 일으킨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꼈고 후학들에게도 좀 더 체계적이고 안전하며 표준화된 시술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으며 이를 통해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담관담석증은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응결되거나 침착되어 담관 내에서 돌이 생긴 상태를 말한다. 고령화로 담관담석증 유병율이 점점 증가하여 국내․외에서 중요한 소화기 질환으로 떠오르고 있다. 담관은 위치에 따라 간내담관과 간외담관으로 나뉘는데, 장과 직접 연결되는 간외담관에 생긴 담석은 복통과 황달을 자주 일으키고 급성 담도염과 급성 췌장염 그리고 환자를 수일 내에 사망에 이르게 하는 패혈성 쇼크 등의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신속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인 매우 중대한 질환이다.
[참고]
1. 난치성 담관담석증 ‘내시경적 유두괄약근 큰풍선확장술’ 도입 배경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이 장으로 흘러가는 통로인 담관은 간내담관과 간외담관으로 나뉘며, 장과 직접 연결되는 간외담관에 생긴 담석이 간외담관 담석증이다. 간외담관 담석증은 과거에 외과적 수술로 치료하였으나, 내시경 기기 및 기술의 발달로 이제는 내시경적 치료로 95% 이상 치료할 수 있게 되었다. 간외담관 담석에 대한 기존의 내시경적 치료법은 장과 연결된 담도 입구의 좁은 통로인 담도괄약근을 전기칼로 절개하여 통로를 넓혀서 담석을 장으로 꺼내는 방법인 내시경적 괄약근절개술이 널리 사용되어 왔으나, 괄약근 절개에 따른 출혈과 천공의 위험이 있고, 또한 담석의 개수가 많거나 크기가 큰 난치성 담석의 경우에는 담도괄약근 절개술 후에도 담도 입구가 충분히 넓지 않기 때문에 시술을 여러 차례 시행해야 하거나 큰 담석을 통과 가능한 크기로 잘게 부수는 내시경적 기계적쇄석술을 반복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이에 따라 시술시간이 길어지고 의료비용이 증가되며 중대한 합병증 발생의 위험이 높았다.
이러한 내시경적 괄약근절개술의 주요 합병증을 줄이기 위해 개발된 다른 내시경적 치료법인, 10㎜ 이하의 작은 풍선을 사용한 내시경적 풍선확장술은 특히 서양에서 시술 후 급성췌장염으로 사망하는 환자가 빈번히 발생하여 서양의사들이 기피하는 금기시된 치료법으로 여겨져 왔다. 이에 기존의 내시경적 괄약근절개술 및 작은 풍선을 사용한 내시경적 풍선확장술에 비해 합병증이 적으면서도 담도 입구를 직경 12 내지 20㎜에 달하는 큰 풍선으로 한번에 확장시켜 큰 난치성 담석의 제거가 가능한 내시경적 큰풍선확장술이 2003년 처음으로 소개되었다.
그러나 풍선을 사용한 담석치료법을 기피하는 서양의사들은 이러한 치료법의 안정성에 의문을 가지고 아무도 유용성을 인정하지 않고 여전히 기피하였다. 그러나 김진홍 교수는 이러한 새로운 치료법의 유용성에 대하여 주목하고 시술 방법에 대한 확실한 가이드라인만 있으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이 되리라는 확신을 가지고, 2004년 국내에서 최초로 난치성 큰 담관담석에 대해 내시경적 큰풍선확장술을 시행했으며, 이 시술의 결과를 국내외 학회와 저널에 발표하여 이 분야의 세계적 대가로 인정받았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올해부터 국내에서 내시경적 큰풍선확장술이 난치성 담관담석의 신기술의 표준치료로 인정받아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시작하여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획기적으로 감소하였다.
2. 담석의 종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