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명승권 교수 메타분석 통해 확인
비타민C를 음식이 아닌 보충제의 형태로 복용하는 것이 암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총장 이강현) 암관리정책학과 명승권 교수,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 가정의학과 오승원 교수, 미국 로마린다의과대학 이보배 학생 연구팀은 국제학회지에 발표된 비타민C 보충제와 암 예방의 관련성을 조사한 7편의 임상시험을 메타분석한 결과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에 따르면 주요 의학데이터베이스인 펍메드(PubMed), 엠베이스(EMBASE)를 통한 문헌검색을 시행하여 최종적으로 7편의 무작위배정 비교임상시험 연구(총 62,619명 대상자)를 종합해 메타분석한 결과, 음식이 아닌 보충제의 형태로 비타민C를 복용한 군과 위약(僞藥, placebo)¹을 복용한 군 사이에 암 발생률 혹은 암 사망률에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상대위험도 1.0, 95% 신뢰구간 0.95-1.05).
또한 비타민C 보충제를 단독으로 투여하든 다른 보충제와 함께 투여하든 비타민C 용량, 복용기간, 연구의 질적수준, 암 발생률 혹은 암 사망률, 성별, 흡연유무, 국가, 암종별로 나눠 세부적으로 메타분석한 결과 역시 암 예방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메타분석 전문가이자 연구의 책임저자인 명승권 교수는 “활성산소종(Reactive Oxygen Species)은 세포에 대한 산화적 손상을 통해 암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비타민C와 같은 항산화제는 활성산소종의 산화적 손상을 억제함으로써 암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면서 “천연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 등을 자주 섭취하는 경우 암 발생률이 낮다는 사람을 대상으로 한 관찰역학연구 결과는 많지만 음식이 아닌 보충제의 형태로 비타민C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임상시험 결과가 일관되지 않아 현재까지 이 주제로 발표된 모든 임상시험을 종합하는 연구를 실시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명 교수는 또한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적 구조가 같은 물질을 섭취하더라도 음식이냐 보충제의 형태냐에 따라 효과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일각에서는 비타민C 보충제를 고용량으로 복용하면 암이나 심혈관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임상시험을 통해 입증된 바 없는 가설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한국영양학회의 일일 비타민C 섭취 기준은 100mg인데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성인 남자는 평균 104mg, 여자는 109mg의 비타민C를 음식을 통해 기준 이상 먹고 있으므로 음식을 통해 비타민C 섭취를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 공식 SCI급 영문학술지인 Korean Journal of Family Medicine (SCOPUS 등재지, 2014 Impact Factor = 1.08)²에 2015년 11월에 게재됐다.
*참고
1) 위약(僞藥)은 가짜 약으로 영어로 placebo (플러시보)라고 하며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알아보고자 하는 약과 형태만 같고 효과는 없는 약으로 주로 젖당, 녹말, 오일 등으로 만든다.
위약은 실제적으로 약리적 활성이나 효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복용을 하거나 주사로 맞았을 때 일부 연구대상자에서는 심리적인 안정이나 기대감 혹은 우연에 의해 효과가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를 위약효과 혹은 플러시보효과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어떤 약이 효과가 있다고 하려면 위약과 비교해 더 많은 사람에서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
예를 들어 새로 개발한 두통약의 효능을 알아보기 위한 임상시험을 할 때 100명의 두통 환자를 50명 씩 나누어 한 쪽은 새로 개발한 두통약을, 다른 쪽은 위약을 주었을 때 연구자든 연구대상자든 두통약인지 위약인지 모르게(이를 이중맹검이라고 함) 한 후 두통이 좋아진 사람이 위약을 투여한 사람들보다 두통약을 투여한 사람들에서 훨씬 많다면(통계적으로 의미있게) 새로 개발한 두통약은 효능을 인정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