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07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학술

남극해 해빙이 이산화탄소 가둬 빙하기 강화

2월 18일, '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온라인 게재

IBS 연구진, 8번의 빙하기가 일어난 78만4,000년 지구 기후 분석 
Timing and magnitude of Southern Ocean sea ice/carbon cycle feedbacks /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빙하기의 지구는 지금보다 6℃가량 더 추웠으며, 북반구 대륙 일부가 최대 4㎞ 두께 빙상으로 덮여 있었다. 지구 남쪽 반대편 해빙1)으로 인해 이토록 춥고 거대한 빙상으로 이뤄진 ‘겨울왕국’이 생겨날 수 있었다는 명확한 증거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기후물리 연구단(단장 악셀 팀머만․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은 미국 하와이대와 공동연구를 통해 남극해 해빙이 이산화탄소를 바다 깊은 곳에 가둬 초기 빙하기 온도하락을 가속시켰음을 규명했다.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대기 중 이산화탄소(CO2) 농도는 산업혁명 이전2)(280ppm)에 비해 빙하기 시대가 80~100ppm 가량 낮았다. 빙하기 육지는 광활한 빙상으로 덮여 있어 지금처럼 식물이나 토양을 통해 탄소를 저장하기 어려웠다는 점을 고려하면, 빙하기 바다가 지금보다 더 많은 탄소를 저장했다는 것을 추론할 수 있다. 

과학자들은 빙하기 바다가 다량의 탄소를 머금게 된 과정에 남극해가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남극해는 거대한 탄소 저장고인 남극심층수3)가 만들어지고, 표층 바람에 의해 바다 표면으로 용승하는 유일한 해역이기 때문에 남극해 변동은 전 지구 바다의 심해층과 탄소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어떤 기작에 의해 남극해가 여분의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최첨단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를 이용해 8번의 빙하기-간빙기가 일어났던 지난 78만4000년 동안의 기후를 분석했다. 칼 스타인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은 “과거 한 시점만 분리해 분석하거나 남극해의 복잡한 역학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선행연구들과 달리 정교한 역학 모델을 통해 해빙 영향의 발생 시기 및 규모를 정량화한 최초의 연구”라고 설명했다.

기온이 하락해 해수가 얼어 해빙이 만들어지면 남겨진 바닷물은 굉장히 짠 염수가 된다. 차갑고 염분이 높은 물은 밀도가 커 해저에 가라앉아 남극심층수를 형성한다. 대기가 차가워질수록 해빙의 면적은 넓어지고, 다량의 무거운 심층수가 생긴다. 심층수는 용승하며 탄소를 대기로 방출하지만, 빙하기엔 해빙이 바다 표층을 덮어 심층수가 얼음 밑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해빙이 이산화탄소 방출을 막는 마개역할을 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빙하기 초기 남극해 해빙 증가로 인해 바다 심층수와 중층수의 밀도차가 증가하고, 두 수괴4) 사이의 혼합 즉, 탄소 교환이 줄어듦을 확인했다. 혼합 작용의 감소로 인해 심해는 더 많은 양의 탄소를 가두고, 이 과정에서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약 30ppm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또 빙하기 중반부에는 해빙 면적과 두께가 최대에 다다르면서 용승된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지 못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0ppm 가량 추가로 감소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남극해 해빙이 기온 하락에 빠르게 반응하여 온실가스를 심층에 가두는 식으로 빙하기를 증폭시켰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기온 하강-해빙 증가-대기 중 이산화탄소 감소-기온 추가 하강으로 이어지는 빙하기의 진행 과정을 밝히는데 중요한 기여를 한 것이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초기 기온 하락, 대기 중 탄소 감소 등 빙하기를 촉발시킨 비밀을 완전히 풀기 위해서는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북반구 빙상 증가와 이에 따른 해수 내 염분 변동이 빙하기 초기 변동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2월 18일 새벽 5시(한국시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온라인 게재됐다.


1) 해빙 : 해수가 얼면서 생성된 얼음
2) 1700년대부터 지금까지 대기 중 이산화탄소는 꾸준히 증가해 현재는 400ppm을 넘어섰다. 이런 변동은 산업화에 따른 인간 활동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빙하기 등 자연적 변동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인위적 이산화탄소의 영향이 없었던 산업혁명 이전을 비교 기준으로 삼는다.
3) 남극심층수(Antarctic Bottom Water): 남극 대륙 주변 바다에서 만들어지는 해수로 밀도가 크고, 전 지구 바다의 심층을 채운다. 바다 심층은 대기가 보유하고 있는 탄소량의 약 60배에 달하는 많은 탄소를 저장하고 있는데, 그 주요 원인은 전지구 대양에서 일어나는 생물 활동으로 인해, 표층에서 광합성 작용으로 만들어진 유기 탄소가 심층에서 분해되어 해수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심층 해수 대부분이 남극해에서 용승되며 이와 동시에 심해의 탄소 일부가 남극해를 통해 대기로 방출된다.
4) 수괴 : 물리적‧화학적 성질이 비슷한 해수의 모임


연구 추가 설명

논문명/저널명
Timing and magnitude of Southern Ocean sea ice/carbon cycle feedbacks /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저자정보
 
Karl Stein, Axel Timmermann, Eun Young Kwon, Tobias Friedrich


연구 이야기


[연구 배경] 

대기 중 이산화탄소농도의 변화는 빙하기-간빙기 기후변동을 주도한다.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현재보다 낮았던 빙하기에는 그만큼의 탄소가 바다에 저장되어있었을 것이다. 현재까지 도출된 가장 신빙성 있는 가설에 의하면, 남극해가 특히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남극해 해빙의 발생 시기 및 규모와 관련된 정확한 메커니즘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본 연구에서는 지난 8개의 빙하기-간빙기 사이클을 최신 기후 모형을 이용해 시뮬레이션하여, 남극해 해빙변동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을 밝히고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성과 차별점] 

얼음 기둥에 포집되어 있는 공기 방울을 분석한 선행연구에서 추운 빙하기 시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산업혁명 이전 농도보다 더 낮았다는 사실이 이미 밝혀졌다. 하지만 지난 수십 년간의 연구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어떤 과정에 의해 여분의 탄소가 빙하기 바다에 흡수되어 저장돼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이를 밝혀내기 위한 기존 연구는 2만1,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와 같은 한 시점만을 떼어서 분석하거나, 남해빙의 복잡한 역학을 제대로 구현하지 모하는 단순한 기후 모형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최신 컴퓨터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 결과를 이용해 지난 8개의 빙하기-간빙기 사이클이 일어난 78만4,000년 동안의 지구 기후 변동을 분석했고, 이를 통해 해빙과 해양 순환 변동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할 수 있었다.


[어려웠던 점] 

이번 연구 주제는 학계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과거 수  십 년간 연구되어 왔지만 우리 연구진에게는 새로운 주제였다. 이 때문에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새롭고 중요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많은 논문을 읽고 배워야 했다.

[향후 연구계획] 본 연구에서는 남극해 해빙 변동이 기후 변동을 증폭시키는 요임임을 밝혔다. 하지만 빙하기 초기 해빙 변동을 일으킨 메커니즘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에는 지구 기온 하락을 촉발시킨 메커니즘을 연구할 계획이다. 우리 연구진은 북반구 대륙 빙상 변동이 바다 수온 및 염분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해 기온이 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이러한 과정에 초점을 맞춰 연구할 계획이다.



그림 설명



해양-대기 간 탄소 교환에 영향을 주는 해빙 변동을 나타내는 모식도. 수심에 따른 남-북 방향의 해류 방향과 세기를 화살표로 표시했다. 해수의 밀도는 수심이 깊어질수록 증가한다(저밀도-주황색, 고밀도-갈색). 빙하기(오른쪽 그림)에는 해빙이 증가하며 탄소가 대기로 방출되는 것을 막고, 염수가 많이 형성돼 남극 심층수의 밀도를 높인다. 밀도가 높아진 심층수는 표층수를 포함한 중층수와 잘 혼합되지 않게 된다. 연구진은 이 두 가지 기작에 의해 빙하기의 심해가 더 많은 양의 탄소를 저장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 이력사항


[칼 스타인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 주저자 및 교신저자]

1. 인적사항
 ○ 소 속 :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 전 화 : 051-510-7692
 ○ E-mail : steinkarl@pusan.ac.kr

2. 학력
 ○ 2013  학사, 석사, 박사, 미국 하와이 대학교

3. 경력사항
 ○ 2013 – 2016   박사후연구원, 미국 하와이대학교 Hawaii Natural Energy Institute
 ○ 2017 – 현재   연구위원,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악셀 팀머만 IBS 기후물리 연구단장, 공동저자] 

1. 인적사항
 ○ 소 속 :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단장
           부산대학교(PNU) 석학 교수
 ○ 전 화 : 051-510-2890
 ○ E-mail : timmermann@pusan.ac.kr

2. 학력
 ○ 1992   학사, 독일 마르부르크대학교
 ○ 1995   석사, 독일 마르부르크대학교 
 ○ 1999   박사,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3. 경력사항
 ○ 2000 – 2001   박사후연구원, 미국 하와이 국제태평양연구센터 
 ○ 2001 – 2005   연구원, 독일 키엘대학교 
 ○ 2004 – 2016   교수, 미국 하와이대학교 
 ○ 2017 – 현재   단장,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석학교수, 부산대학교(PNU) 



[권은영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 공동저자]

1. 인적사항
 ○ 소 속 :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 전 화 : 051-510-7861
 ○ 이메일: ekwon957@pusan.ac.kr

2. 학력
 ○ 1995 – 2000 학사,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 2002 – 2004 석사, 캘리포니아 대학교
 ○ 2004 – 2008 박사, 캘리포니아 대학교

3. 경력사항
 ○ 2008 – 2010      박사후 연구원,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 2010 – 2011     연구원, 미국 프린스턴 대학교
 ○ 2011 – 2013      박사후연구원,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교
 ○ 2013 – 2017      연구조교수, 서울대학교 해양연구소 
 ○ 2017 – 현재 연구위원,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 연구단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