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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빛이 만들어낸 '신비한 힘'의 원리 규명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

'광유도력' 발생원리 학계 논쟁 종지부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원장 직무대행 조성재)이 나노물질이 빛과 반응할 때 발생하는 신비한 힘의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KRISS 나노구조측정센터 이은성 책임연구원팀은 반도체 등 다양한 나노물질이 빛과 상호작용하면서 발생하는 광유도력(photo-induced force)의 물리학적 원리를 밝혀냈다. 

발생원리의 불확실성으로 혼란이 있던 광유도력의 응용방향이 명확해짐에 따라, 나노소자의 내부를 파괴 없이 탐침으로 두드려가며 측정하는 광유도력 현미경의 활용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세한 물질의 형상이나 특성을 관찰하는 가장 대표적인 장비는 광학현미경이다. 물질에 빛을 쪼이면 발생하는 반사광 또는 투과광을 렌즈로 집속하고 확대시키는 것이 광학현미경의 측정원리다. 하지만 물질의 크기가 나노미터급으로 빛의 파장보다 훨씬 작아지면, 렌즈를 사용하는 광학현미경으로는 회절한계 때문에 제대로 관찰할 수 없다.

최근 기존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세계의 연구진들이 광유도력 현미경(PiFM; Photo-induced Force Microscope)에 주목하고 있다. 광유도력 현미경은 렌즈 대신 미세 탐침으로 빛을 집속한다. 레이저를 탐침에 쬐면 근접장이라는 나노미터 크기의 집속광이 생기는데, 근접장은 관찰하려는 물질과 상호작용하여 탐침에 미세하게 당기거나 미는 힘을 발생시킨다. 이 힘이 바로 광유도력이다.

광유도력을 측정하면 물질의 광학적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이 힘의 근원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어 학계에서 의견이 분분했다. 물리학적 원리가 규명되지 않은 측정결과는 신뢰성 확보가 어렵고 실제 산업에서의 활용에도 무리가 있었다.

KRISS 이은성 책임연구원팀은 두 가지 물리적 원리를 기반으로 세계적 난제인 광유도력의 비밀을 푸는 데 성공했다. 전자기와 열역학 이론을 적용하여 힘의 분광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동시에, 실험적으로는 나노물질에 탐침을 직접 두드리며 진동형태를 관찰한 것이다.

실험 결과 광유도력은 나노물질의 종류에 따라 순수 전자기력만으로 생성되거나, 전자기력에 열역학적 힘이 더해져 생성됨이 밝혀졌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힘에 따른 나노물질의 범위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는 데에도 성공했다. 또한, 현미경의 탐침에 기능성 분자를 코팅하면 열역학적 상호작용이 증폭되어 이미지 선명도를 훨씬 높여줄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광유도력의 근원이 명확해지고 학계 논란이 일단락됨에 따라 현미경을 통한 소자의 미세패턴 분석이나 내부 결함 측정의 정확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활용의 폭이 넓어짐에 따라 암과 같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나노입자의 경우, 더욱 정확해진 광유도력 현미경으로 측정하면 입자의 효과를 사전에 평가할 수 있다

KRISS 이은성 책임연구원은 “KRISS에서는 2018년 물질의 150 나노미터 내부까지 측정할 수 있는 광유도력 현미경 개발에 성공한 바 있다”라며 “그동안 광유도력의 발생원리에 대한 논란으로 측정결과에 대한 해석이 명확하지 못했는데,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이번 결과를 통해 문제점이 해결되어 현미경의 응용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KRISS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국립과학원회보 (PNAS,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IF 9.661)에 게재되었다.


연구성과 추가 설명


□ 용어 설명

1. 광유도력(photo-induced force) : 빛에 의해 유도된 혹은 발생된 힘. 

탐침이 시료에 가까이 접근한 상태에서 시료와 탐침 사이에 레이저빛을 쪼여주면 시료에 양극과 음극이 분리되는 이중극자가 형성되고 이는 다시 탐침에 또 다른 이중극자를 만든다. 이 두 이중극자 사이에 형성되는 전기적 힘을 광유도력이라 한다.

탐침이 금속으로 만들어졌다면 피뢰침 효과에 의해 탐침 주위의 전기장이 매우 커지고 이중극자의 크기도 커져 힘의 크기는 훨씬 강해진다. 이 힘의 증가효과는 시료의 성질에 따라 변하므로 힘의 크기를 측정하면 시료의 광학적 특성을 밝혀낼 수 있다.


2. 탐침(probe) : 뾰족한 침으로서 국소적인 형상이나 성질을 탐색하기 위한 측정 도구. 

대상에 가까이 가져가 두드리며 탐침에 가해지는 반응을 측정하면 찔러진 영역의 특성을 알아낼 수 있다. 가능한 작은 영역을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서는 끝이 매우 뾰족해야 한다. 

나노과학에서는 수십 나노미터 이하의 정밀도로 측정해야 하므로 탐침의 끝이 10~20 nm 크기로 매우 작다.


3. 회절한계(diffraction limit) : 광학계의 성능이 회절효과에 의해 제한되는 것. 

회절이란 파동이 장애물 등을 통과할 때 그 뒤편까지 파가 전달되는 현상이다. 

물체를 보기 위해서는 물체로부터 반사한 빛이 우리의 눈으로 들어와야만 한다. 그런데 입사하는 빛의 파장보다 물체가 작으면 빛이 물체에서 반사하지 못하고 회절하여 통과해 버리기 때문에, 물체로부터 반사한 빛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이 없어진다.


4. 근접장(near field) : 공간을 통해 진행해 나가지 않고 물체 표면에 국소화되어 있는 빛. 

일반적으로 빛이 물체에 맞으면 반사하거나, 산란되거나, 통과한다. 그러나 아주 작은 나노미터 크기의 물체나 구멍 혹은 금속표면에 닿게 되면 그 표면 근처에만 머물러 반사나 산란 혹은 통과되지 못하는 빛이 존재하게 되는데 이를 근접장이라 부른다. 

특히 뾰족한 금속 침 근처에서는 금속 내의 자유전자 때문에 근접장의 세기가 매우 커진다.


□ 연구성과 이미지

○ 광유도력의 생성 원리


1. 나노물질에 빛을 쬔 상태에서, 탐침으로 물질을 훑듯 두드린다.

2. 물질을 두드리다보면 두 가지 현상을 발견할 수 있다.


  1) 생성된 전기장으로 인해 탐침과 나노물질이 분극화되어 당기는 힘 유도 
    (순수 전자기력)

   
  2) 전기장의 진동수와 나노물질의 고유진동수가 일치하는 부분에서는, 
     물질이 빛을 흡수하고 열팽창하게 되면서 당기는 힘이 추가적으로 유도
     (전자기력+열역학적 힘)

3. 이 두 가지 물리적 원리를 기반으로 발생한 힘이 광유도력의 근원이 된다.
○ 광유도력현미경의 측정원리 모식도


▲ 광유도력 현미경(PiFM)의 측정 원리 모식도

탐침과 시료 사이에 레이저를 쏘면 강한 근접장이 발생하면서 탐침에 힘이 유도된다. 
이 힘의 크기는 시료의 내부 구조에 따라 변하게 되며, 이 변화를 측정하여 나노구조의 내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 활용 방안

1. 반도체 내부 결함 검출
증착과 식각 과정이 반복되는 반도체공정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소자 내부의 결함이나 불순물을 비파괴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2. 소자 미세 패턴 분석 
나노미터 크기로 작아지는 나노소자의 미세패턴에 대한 형상정보 뿐아니라 각 패턴의 화학적 조성도 함께 분석하여 소자의 성능을 보다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

3. 치료용 나노입자의 성능 검사
바이오의료 분야에서 활용되는 수십나노미터 크기의 기능성 나노입자의 표면화학정보를 개별 입자 수준에서 측정할 수 있으므로 나노입자의 성능을 인체 적용 전에 미리 검사하고 몸 안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불안전성을 미리 분석할 수 있다.


□ 연구성과 에피소드

이번 연구성과를 통해, 2018년 KRISS에서 개발한 광유도력 현미경 기술의 물리학적 원리를 규명하게 되었다.
- 관련 보도자료 링크: 소자 내부를 초음파 진단하듯...'광유도력 현미경' 개발(18.12.4.)


□ 논문 및 지원사업 관련 정보

1. 논문명 및 주소: 
 “Nanoscale spectroscopic origins of photoinduced tip–sample force in the midinfrared”    PNAS(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9.12. (I.F. 9.661)

2. 지원사업: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주요사업
      한국연구재단 「나노포토닉스 진단을 위한 광유도력 현미경 기술개발」


연구성과 사진










이은성 책임연구원 프로필



1. 인적사항
 ○ 성 명 : 이은성
 ○ 소 속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산업응용측정본부
             나노구조측정센터
 ○ 직 위 : 책임연구원  
 ○ 전 화 : 042-868-5210
 ○ e-mail : eslee@kriss.re.kr


2. 학력
 ○  서울대학교 화학과 학사(1984~1988)
 ○  KAIST 물리학과 석사(1988~1990)
 ○  University of Arizona 광과학센터 박사(1996~2001)

3. 경력사항
 ○  1990~현재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
 ○  2002~2005 : 인제대학교 나노공학부 조교수
 ○  2013~2014 : University of California at Irvine 객원연구원

4. 수상실적
 ○ 2009 : 교육과학기술부 미래원천기술개발사업 우수성과 선정
 ○ 2019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1월의 KRISS인상
 
5. 전문 분야 정보
 ○ 나노광학기반 광특성측정기술, 비선형광학 바이오이미징기술
    고분해능 광학이미징기술
 
6. 발표논문 및 특허
 ○ “Nanoscale spectroscopic origins of photoinduced tip–sample force in the midinfrared” Proceedings of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9)등 SCI급 30 여편 
 ○ "듀얼 채널 산란형 근접장 주사광학 현미경" 등 국내외 특허 20 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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