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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및기관

전공의들, 원격의료 시동 거는 정부 비판

비대면으로 인한 오진으로 치료 시기 놓칠 수도…“환자 생명과 삶의 질 좌우 책임은 누가?”

“시·청·타·촉 없는 원격의료, 오진의 가장 큰 피해자는 환자”



“아무리 좋은 원격의료 장비도, 환자를 직접 진찰하는 의사의 손을 이길 수는 없다”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가 임시적으로 허용한 전화상담·처방이 원격의료 제도화의 시작이 아니냐는 의료계의 우려가 커지면서 전공의들 역시 ‘시·청·타·촉’ 없는 랜선 진료가 가져올 오진과 피해에 주목했다.

외과 전공의 A 씨는 기술이 발전하고 좋은 의료기기가 나와도 아직 의사의 손과 경험이 수술 시기와 이로 인한 환자의 생명,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주장했다.

A 전공의는 “CT에서 장으로 가는 혈류가 정상적이더라도, 환자의 배를 만져보았을 때 압통이 있고 반발 압통까지 심해지는 그 순간의 변화를 감지하고 수술을 결정하는 게 의사다. 언제 환자를 수술방에 데리고 들어가느냐가 환자가 장을 10cm를 자를지, 100cm를 자를지 결정하고 곧 그 환자의 삶을 결정한다. 실제 현장에서 수련받는 전공의라면 수도 없이 경험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비대면 진료 상황에서 의사로서 배운 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면죄부가 주어질 수 있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응급의학과 전공의 B 씨 역시 환자 진료에 있어 의사의 시진, 청진, 타진, 촉진, 일명 ‘시·청·타·촉’이 얼마나 중요한지 재차 강조했다.

B 전공의는 “전공의 수련 중 첫 번째 깨달음은 환자는 결코 모든 것을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환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중에 의학적인 ‘key point’가 분명히 존재하고 이는 환자를 직접 보지 않으면 찾아낼 수 없다. 시·청·타·촉은 진료의 기본이고 환자의 건강권 보장을 위하여 포기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오진과 더불어 부정적인 결과에 따른 책임소재도 또 다른 문제가 된다. 

B 전공의는 “원격, 비대면 진료로 제한된 환경에서 제한된 정보로 진료하게 되면, 이에 따른 책임은 대면 진료 시와 같을 수 없다.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는 것뿐 아니라 그에 따르는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한 토의가 필요하다. 아무런 준비 없는 정책에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 모두”라며 “책임을 떠나 오진으로 인해 환자가 입는 고통을 다르지 않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코로나19 사태를 틈타 원격의료 제도화를 슬그머니 시행하려는 정부의 행태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B 전공의는 “코로나19 사태에서도 전문가의 의견을 무시해서 말이 많았는데, 이 혼란 속에서 또 의료계의 우려를 무시하고 원격의료를 날치기로 추진하려는 보건당국에 유감”이라고 전했다.

최근 전화 통화만으로 전문의약품을 처방하는 것이 신뢰할만한 환자의 상태를 토대로 한 진료가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있었다. 이는 불완전한 원격의료에 대한 전공의의 불안을 키웠다. 전공의들은 이 와중에도 원격의료의 필요성과 장점만을 이야기하는 보건당국이 환자에게 위협이 되는 상황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는다는 것에 분노한다고 말한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가슴이 답답한 증상 하나에도 역류성 식도염과 만성폐쇄성폐질환 그리고 심근경색까지 감별해내는 것이 의사와 환자의 진찰 과정”이라며 “진찰 과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전문가의 말을 무시하고 원격의료를 시행했을 때 환자 안전에 문제가 되는 상황을 책임질 수 있는가? 합병증이나 사고 발생 시 그 몫은 오롯이 환자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의사에게 돌아간다. 그런 상황에서 이제 어떤 의사가 생명을 다루는 과를 선택하여, 환자를 보겠다고 할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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