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영역 중증 장애인의 치료?

2021.04.23 19:43:10



 2020년에 보건복지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0 통계로 보는 장애인의 삶’에 따르면, 2019년 말 기준 등록 장애인은 261만 8천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2019년 다빈도질병 통계(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와’ ‘2018년 장애인 건강보건통계(국립재활원, 2019)’에서 ‘치은염 및 치주질환’은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다빈도 질환 1위로 집계되었다.

 비장애인도 쉽지 않은 구강관리는 스스로 치아관리가 어려운 장애인에게는 더욱 커다란 난관이다. 특히 장애인이 적기에 치과치료를 받는 비율은 비장애인에 비해 현저히 낮은데, 이는 경제적인 이유나 주된 장애의 재활과 치료에 집중하다보면 관리나 치과치료의 적기를 놓쳐 몹시 심각한 상태가 된 이후에야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장애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신체장애인은 대개 치과치료 협조가 가능하기 때문에 비장애인과 다름없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장애인 환자들 중에는 치과진료실에서 느끼는 두려움이 크고 기계 소음에 민감하거나 또는 입을 벌리고 누워 있어야 하는 데에 대한 협조가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들을 ‘치과영역 중증 장애인’이라고 한다.

 ‘치과영역 중증 장애인’은 어떻게 치과치료를 할 수 있는지 서울대치과병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장주혜 교수(치과보존과 전문의)와 함께 알아본다.


○ 진료실에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는데 치료를 받을 수 있을까요?

 중증 장애인 환자들의 경우 대부분 장애로 인한 전신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서 겪은 경험이 많다.

 진료를 받으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있을 때는 병원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각인되기 마련인데, 특히 치과치료는 아프고 무섭다는 생각을 갖기가 쉽기 때문에 진료실의 분위기나 직원들에 대해 부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있는 때가 많다. 

 진료실에 들어가는 자체를 거부하기도 하며, 들어오더라도 치과 의자에 누워서 검진을 받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저항이 너무 심한 환자는 전신 마취를 시행한 다음에 구강상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방사선 사진을 촬영해야 할 수도 있다. 치료할 부위가 많을 경우에는 환자에게 가장 시급한 치료 위주로 우선 순위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가 협조할 수 있는 시간을 고려하고 가급적 내원 횟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호자와의 상담을 통해 가장 효율적인 치료 방법을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 치과치료 시 전신마취는 어떻게 진행하나요?

 중증 장애인 환자라 하더라도 비장애인 환자의 전신마취 과정과 다른 점은 없다. 일반적인 마취 유도과정과 같이 정맥 주사를 놓고 환자가 진정상태에 놓이면 코를 통해서 기관 내 삽관을 한다. 

 간혹 환자가 주사 바늘을 두려워하는 경우 심하게 거부하며 협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이때는 경구 복용 약을 투여하거나 근육 주사를 놓음으로써 환자가 안정 상태에 놓일 수 있도록 한 뒤, 마취 유도를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환자는 모든 치과치료가 끝난 뒤 마취 종료 후 30분 내에 의식을 회복하게 되며 회복실에서 경과를 관찰 한 뒤 당일 귀가하도록 하고 있다.


○ 수면 내시경에서처럼 간단하게 수면마취 아래 치료를 받으면 안 될까요?

 수면마취는 정맥 마취를 통한 깊은 진정법에 속한다. 환자가 깊은 진정(또는 깊은 수면)에 놓이더라도 자발적인 호흡은 유지하게 된다. 

 하지만 치과치료를 받을 때에는 입을 크게 벌려야 하기 때문에 기도를 유지하며 자발 호흡을 하기에 불리한 자세를 취하게 된다. 또한 수면 중에는 환자가 물을 온전히 머금지 못하기 때문에 입안에 고인 물이 기도로 흡입될 우려가 있다. 이러한 경우 호흡기 합병증이 야기될 위험이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물을 사용해야 하는 치과치료에서는 깊은 수면 상태에서 치료를 진행하기가 어렵다. 

 다만 환자의 여건에 따라 30분에서 1시간 미만의 짧은 시간동안 물을 사용하지 않는 간단한 치료의 경우 수면마취를 고려해 볼 수 있다.


○ 치료할 치아가 많은데 한꺼번에 치료 가능한가요?

 중증 장애인 환자들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다수의 치아가 광범위한 병소를 가지는 경우가 많다. 행동 조절이 용이하지 않고 뇌전증 등에 의한 발작으로 인해 부딪히거나 넘어져서 앞니를 다치는 경우도 있다. 

 당일 전신 마취 하 치과치료의 우선적인 목표는 가능한 한 여러 개의 치아를 한꺼번에 치료하는 데 있다. 치아가 심하게 상하여 신경치료(근관치료)를 해야 할 경우에도 가능하면 한 번에 끝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치료할 치아의 개수가 너무 많거나, 보철물을 제작해야 하는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전신 마취를 추가적으로 계획하여 시행할 수 있다.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 장주혜 교수는 “일반적으로 장애 환자들은 칫솔질을 통한 위생관리가 쉽지 않고 치과에 내원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치과적인 문제를 염려하여 보호자들이 전전긍긍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환자 개개인 마다 질환에 대한 감수성이 다르기 때문에 현재의 구강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취약한 부분을 특별히 신경 써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 일반치과에서 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자들일지라도 정기 검진을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치료가 필요할 경우 장애인전문기관에서 적시에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치가 잘 생기는 조건인 환자는 3개월에서 6개월마다 구강 검진과 함께 불소도포를 통해 충치를 예방하고, 잇몸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들의 경우 6개월에서 1년마다 스케일링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학교치과병원 중앙장애인구강진료센터는 지난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이하여 센터를 내원한 모든 환자들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따뜻한 메시지와 함께 구강위생용품을 전달했다. 특히 20일 첫 번째로 내원한 환자에게는 꽃다발과 함께 별도로 준비한 기념품을 제공하여 그 의미를 더했다. 
편집부 기자 news@md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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