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심부전…성인 10명 중 9명 ‘과소평가’, 고위험군도 절반 이상 ‘몰라’

  • 등록 2016.03.07 13:3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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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와 한국심장재단 조사 결과


국내 심부전 환자수 최근 5년간 약 20% 증가, 최근 10년 사이 사망자 수 약 3배 증가했지만 응답자 대다수 심부전 정의, 증상 모르고 위중성 과소 평가 
심장의 펌프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심부전’, 65세 이상 인구 주요 입원 및 사망 원인으로 부담 커질 것으로 예상돼 고령화 시대 국민 인지도 제고와 정책 마련 시급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 (회장 전은석)와 한국심장재단이 20~70대의 성인 남녀 1,36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 이상이 ‘심부전’을 기타 질환과 구별하지 못하는 등 고령화 시대 주요 위중 질환인 심부전에 대한 국민 인지도가 매우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 조사는 심부전연구회가 대국민 심부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진행하는 ‘펌핑하트 캠페인'의 일환으로 심부전 인지도를 알아보기 위해 한국심장재단의 서면 조사와 모바일 리서치 서비스 전문 업체인 ‘오픈 서베이’에 의뢰해 진행했다. 조사 결과, 심부전의 정의를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약 40% 만이 ‘심장이 충분히 펌프질을 하지 못하여 신체로 충분한 혈액을 보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바르게 응답했고 나머지 응답자들은 심부전을 뇌졸중, 심장 마비, 동맥 경화 등 기타 질환과 혼동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고혈압, 심근경색증, 판막질환 등 심부전 위험을 높이는 원인 질환을 앓았던 고위험군의 절반 이상이 심부전을 다른 질환과 구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약 75%가 협심증의 ‘가슴의 날카로운 통증’이라고 틀리게 답해 심부전의 질환 정의뿐 아니라 증상 등 기본적인 질환 정보도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심부전의 질병 부담에 대해서도 과소 평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심부전이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보다 사망률이 높고 입원 1회 당 비용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응답자 대부분은 뇌졸중이 가장 두렵고 비용이 높을 것이라고 답해 심부전의 위중성에 대한 인지도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5%의 응답자가 심부전의 증상인 ‘계단을 오르는 등 거동이 힘들다’를 정상적인 노화의 증상으로 생각한다고 답해 심부전 조기 진단과 관리에 대한 대응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은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위중 질환으로 방치하거나 관리가 늦어지면 사망률과 재입원율 등 예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심부전은 심장 질환의 가장 마지막 단계에 나타나 첫 급성 심부전 발생 1년 안에 3명 중 1명은 사망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다. 그러나 응답자들의 대다수는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도 2일 이상 지켜본 후 병원을 방문하겠다고 답해 심부전의 위중성을 간과해 골든 타임을 놓칠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설문으로 저조한 인지도를 확인한 심부전은 심장의 기능이 저하되어 체내 대사에 필요한 양의 혈액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로, 65세 이상 인구의 주요 입원 및 사망 원인이다. 한 번 발생하면 응급실 방문과 입원을 반복하기 때문에 환자 개인과 사회경제적 의료비 부담이 크고 부종, 호흡 곤란 등 증상으로 인해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저하된다. 
 
국내 심부전 환자수와 의료비 부담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국내 심부전 환자수는 약 20%, 진료비 부담은 37.5% 증가했다. 사망률도 가파르게 증가해 통계청에 의하면 고혈압성 심장질환, 급성 심근경색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소폭 증가하고 있는 반면,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10년 간 약 3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 총무위원장 정욱진(가천의대 심장내과) 교수는 “심부전과 관련해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 조사에서 심부전에 대한 국민들의 인지도가 매우 낮으며 사망률과 비용 부담 등 위험에 대해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심부전은 완치의 개념이 없고 일부 암보다 생존율이 낮은데다 반복적인 입원에 따른 비용 부담도 막중해 전 세계적인 공중 보건 문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심부전을 잘 알고 올바른 치료로 관리하면 예후를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심부전과 질환 심각성에 대해 알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초고령화 국가인 국내 심부전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환자 개인과 국가적 의료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국가적인 재정 및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심부전의 정의: 전체 응답자의 42.3%가 심부전의 정의에 대해 ‘심장이 펌프질을 하지 못하여 신체로 충분한 혈액을 보내지 못하는 것’이라고 올바르게 응답
∙심부전의 증상: 고혈압, 심근경색증, 판막질환 등 심부전 위험을 높이는 질병을 앓았던 사람의 34%가 호흡곤란 증세가 단순한 노화 증상이라고 응답 (호흡 곤란은 가장 흔한 심부전의 증상)
∙심부전의 증상: 응답자의 75%가 ‘가슴의 날카로운 통증’ (협심증의 증상)이 심부전의 증상이라고 응답
∙ 심부전의 관리: 응답자의 38%만이 심부전 증상이 나타났을 때 1~2일 안에 병원에 방문해 진단 받겠다고 답변
∙심부전의 위중성: 응답자의 14%만이 급성 심부전 발생 1년 안에 3명 중 1명이 사망할 수 있다고 올바르게 응답



* 심부전이란?

심부전은 심장이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체내 대사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혈액을 공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심장에 영향을 주는 심근경색, 고혈압 등 심장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심장 관련 질환의 마지막 단계에서 발생한다.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호흡곤란이 있으며, 처음에는 운동을 하거나 움직일 때에 나타나지만 질병이 악화되면 밤에 잠을 자다가 갑자기 숨이 차 깨기도 하고, 가만히 쉬고 있을 때에도 숨이 가빠진다. 또한 심장이 신체 기관에 혈액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천명, 부종, 심한 피로감 등의 임상 증상도 동반된다.  심장 질환의 최종 단계에서 나타나는 만큼 진단받았을 때는 예후가 좋지 않고 사망률이 높다. 국내 급성심부전 연구 결과를 보면, 심부전으로 입원한 환자 중 6.4%가 입원 중에 사망하고, 1년 후 사망률은 15%, 4년 후 사망률은 3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의 전 세계적인 예후는 더 나빠 5년 생존율이 남자는 35%, 여자는 절반에 불과한데 이는 폐암을 제외한 대부분의 암보다 낮은 수치다.

심부전은 심장 질환 중에서 의료비가 가장 많이 드는 단일 질환이다. 심부전 환자 10명 중 7~8명은 응급실을 통해 내원했다가 입원해 중환자실에서 집중 모니터링을 받기 때문에 전체 심부전으로 인한 의료비 중 입원비용이 60~70%를 차지한다.  최근 국내 최초로 시행된 전국 6개 종합병원을 대상 ‘국내 급성 심부전 환자의 의료비용’에 대한 연구 결과, 급성 심부전 환자의 연간 의료비는 외래 약값을 제외하고 697만 원이었고, 입원진료 비용이 이 중 95%를 차지하는 666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 환자들은 입원 후 퇴원하더라도 반복적으로 입원하거나 응급실을 방문하는 등 외래치료 과정의 악순환을 장기적으로 반복한다. 최근 발표된 국내 심부전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대규모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심부전 환자 10명 중 3명~4명(37.4%)은 1년 이내에 심장 문제로 재입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고령화 현상이 심각해 지면서 심부전 환자 및 심부전으로 인한 의료비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질병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국내 심부전 환자수는 약 20% 증가했고, 진료비 부담은 37.5%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생활습관의 관리가 중요하다. 계단을 이용하거나 하루 20분 이상 걷기 등 꾸준한 운동과 함께 나트륨 섭취량을 조절해야 한다. 심장질환의 발병 위험을 높여 심부전의 주요 원인이 되는 비만, 당뇨, 흡연, 혈압을 꾸준히 조절해야 한다. 규칙적이고 장기적인 약물 치료로 심부전의 사망률과 재입원율을 개선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안지오텐신전환효소억제제(ACEi)나 베타차단제, 무기질 코르티코이드수용체차단제(MRA) 등을 사용하는데, 최근 생존율과 입원율을 크게 개선한 신약이 개발되어 향후 예후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치료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심장의 구조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심장판막수술, 관상동맥성형술 및 스텐트 삽입술, 심장박동 조율기 삽입술, 좌심실 보조 장치, 심장 이식 등을 시행한다.



*  대한심장학회 심부전연구회에 대하여


심부전연구회는 심부전과 관련된 진단, 치료, 예방과 관리에 대한 일반교육정보, 과학적 근거와 임상 정보를 구축하여 일반인과 전문가에게 제공하며, 심부전 분야의 학술연구의 발전과 및 회원 상호 간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하여 2003년 5월에 발족되었다. 지난 10여 년간 지속적인 학술심포지엄을 통하여 심부전에 대한 다학제적 이해와 임상경험 및 최신 정보를 공유하면서 진료와 맞춤예방에 기여해 왔으며, 심부전 분야에서의 리더십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립하고 있다. 심부전 환자의 총체적 관리를 통하여 심부전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하고 홍보하여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향상시키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다양한 활동을 진행해 나가고 있다. 

‘펌핑하트 캠페인(Pumping Heart Campaign)’은 심부전의 환자 개인과 국가적 의료 부담이 급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국민 인지도는 상당히 낮아 심부전에 대한 교육을 통해 인식을 개선하고자 심부전연구회가 진행하는 캠페인이다. 심부전을 관리해 건강하게 ‘뛰는 심장’이라는 의미를 담은 ‘펌핑하트 캠페인’은 전신에 피를 공급하는 심장의 펌프 기능 이상으로 초래되는 심부전을 잘 알고 조기 진단과 치료를 통해 건강한 심장을 유지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심부전연구회 홈페이지: http://khfs.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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