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동표 교수팀,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연구결과 발표

인체에 닿으면 발암 및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위험성이 매우 높은 유독성 화학물질. 이 물질 생산 과정에서 유독성 물질 노출을 완전히 차단시켜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인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었다.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은 미래창조과학부 리더연구자지원사업 (창의적 연구)의 지원을 받은 김동표 교수 연구팀(포항공대)이 모든 액체에 젖지 않는 양쪽 초소수성* 특수 분리기를 장착한 밀봉화학 반응시스템을 개발하여 유독물질의 생산부터 분해․배출 등 일련의 전 과정에서 유출가능성을 완전 차단한 안전화학 공정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밝혔다.
* 양쪽 초소수성 : 물과 기름 등 대부분의 액체에 젖지 않는 표면 특성을 의미함.
최근 대학연구실, 화학공장 및 산업현장에서 고위험 유독성 화학약품 관련 안전사고가 빈번히 발생하여 유독성 물질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시급했다.
김동표 교수 연구팀은 어떤 액체에도 젖지 않는 양쪽 초소수성 나노와이어 특수 분리기**를 개발하여 고위험 화학물질을 생산하고 분리·정제하여 응용한 다음 잔유물질의 분해 배출까지의 일련의 전 과정을 미세한 파이프 라인을 따라 수행하는 밀봉화학반응 시스템***을 개발했다.
** 양쪽 초소수성 나노와이어 특수 분리기 : 양쪽 초소수성 나노와이어는 기체는 통과시키고, 액체에는 젖지 않는 과학적 현상에 착안하여 새롭게 고안된 기체-액체 특수 분리기
*** 밀봉화학반응시스템 : 맹독성 화학물질의 생산부터 잔존물 분해배출까지 일련의 전 과정을 밀폐된 미세 파이프라인에서 연속 수행할 수 있는 안전화학 반응장치로서, 유독물질의 외부 유출가능성을 완전 차단한 화학공정에 적용하였음
휘발성이 높은 유독혼합물을 분리·정제할 때 외부노출이 완전 차단된 일괄공정 방식이 이상적이나, 기존의 분리방식은 노출 위험성이 크다. 가령 발암성 클로로메틸메틸에테르(CMME)****는 휘발성이 크기 때문에 취급 시 외부 누출사고 발생 가능성이 높다.
***** 클로로메틸메틸에테르 : 의약품 및 천연물질의 합성 혹은 2차전지 멤브레인용 음이온교환 고분자를 제조할 때 사용해야 하는 발암성 유독화합물질
연구팀은 불안정한 기존의 이러한 증류 분리방식으로 인해 생기는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실리콘 나노와이어******의 초소수성을 이용한 특수 분리기를 개발하여 유독성 기체물질을 효과적으로 분리하였다.
****** 실리콘 나노와이어 : 반도체 실리콘 표면을 화학적으로 부식시켜 제조한 머리카락의 약 1,000분의 1 굵기의 나노침(선) 평판 구조체
그 결과, 원료주입에 의한 유독성 물질의 생산부터, 분리, 응용 및 분해에 이르는 전 과정을 밀봉된 파이프 라인에서 수행함으로써 외부노출 가능성을 완전 차단하였다. 뿐만 아니라 공정과정 내 효율성도 높아지면서 공정시간을 단축했다.
2차 전지용 멤브레인*******의 성능은 음이온 교환 수지의 클로로메틸화******** 정도에 의해 크게 좌우되는데 기존 공정에 비해 밀봉화학반응 시스템에서는 공정시간은 1/4 수준으로 단축하고 클로로메틸화 수율은 약 12% 향상시켰다. 또한 각종 의약품 및 천연물 합성 시에도 안전하고 높은 효율을 나타냈다.
******* 2차 전지용 멤브레인:양극과 음극간의 접촉을 차단하는 나노기공을 가진 분리막으로 이온만을 선택 통과시켜 전지기능 수행하게 하는 필터
******** 클로로메틸화:전지용 음이온교환 전해질 분리막을 제조하기 위한 할로겐화 처리법으로서 클로로메틸화법이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
김동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산업적으로는 유용하지만 생산 및 취급 시 안전사고가 빈번한 맹독성 중간 화학원료를 안전하면서도 높은 효율로 생산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신화학공장 모델 확립 가능성을 보여 주었으며, 산업체에서 연소혼합물 내 휘발성 물질을 분리 응용하는데 있어서도 지속가능형 그린 화학공정 및 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성과는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2월 26일자에 게재되었다.
1. 연구배경
1976년 이탈리아 세베소 다이옥신 유출 사건, 1984년 인도 보팔 메틸이소시안 유출 사건 및 2015년 중국 톈진 항구 폭발 사고에 이르기까지 독성/발암성 화학물질을 포함하는 산업 재해들이 지속적으로 발생하였다. 이 사건들은 생산 및 조작 과정에서의 잘못된 작업으로 인하여 유출된 독성/발암성 화학물질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의약품과 가치 있는 화합물의 경제성은 높이면서, 독성/발암성 물질의 제조 활용과정에서 안정성도 높일 수 있는 대안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극도로 위험한 물질로부터의 노출가능성이 전혀 없는 완전 밀봉(total envelope) 공정방식의 개발이 시급하다.
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공학과 김동표 교수 연구실에서는 발암성 화학물질의 생산, 분리, 응용 및 사용 후 잔존물질의 분해·배출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완전 밀봉한 반응기 내부에서 수행함으로서 노출이 전혀 없는 상태로 자동화한 “밀봉화학반응 시스템” (Micro-Total Envelope System, μ-TES)을 구현하였다.
2. 연구내용
김 교수 연구실에서는 모든 액체에 젖지 않는 초소수성 실리콘 나노와이어를 근간으로 하는 특수분리기를 개발하였고, 이는 기존의 멤브레인 막분리 방식보다 위험한 화학물질의 분리효율이 더욱 우수하였다.
독성물질인 CMME 화학이 “밀봉화학반응 시스템”의 효용성을 검증하기 위한 대표적인 발암물질로서 연구되었는데, 이 과정은 완전 밀봉된 시스템내서 완벽하게 연속흐름 자동화되어서 단순히 원료 물질을 주입하는 것만이 유일하게 요구 되는 과정이다.
이 반응시스템은 발암성 화학물질을 내부에서 생산하고, 이를 초소수성 실리콘 나노와이어 분리기를 거쳐서 분리 정제하고, 원하는 응용에 따라 또 다른 원료물질과 화학반응 하는 과정을 거친 후, 반응하지 않는 발암성 잔존 화학물질을 분해하여 무독성으로 배출하는 일련의 과정이 이루어진다.
3. 기대효과
이와 같이 통합된 화학 합성 과정을 포함하는 밀봉화학반응 시스템은 또 다른 발암성, 폭발성, 독성 혹은 유해성 물질의 생산 및 활용까지 확장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기존에 안전상의 문제로 기존의 효율적 방법을 포기하고 다른 복잡한 방법을 선택해야 하였던 의약품, 천연물질, 이온교환막과 같은 고부가 가치 물질 합성 및 생물학 분야의 많은 연구자들에게 안전하고 신속한 화학 합성 방식을 제공할 뿐 아니라, CO2 분리 응용에도 활용이 기대된다.
연구 이야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인체에 유독한 물질을 원료로 사용하여 고부가가치 화학물질을 생산하는 화학공정은 생산물의 기대 가치가 크지만, 관련 노동자 혹은 연구자가 유독성 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는 문제점이 있다. 특히, 이러한 물질의 유출이나 폭발과 같은 대형 사고들이 초래하는 사회적 문제를 고려하면, 지속가능한 화학 공정을 위해선 안전한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위험성이 큰 화학물질을 완전히 밀봉된 시스템 내부에서 생성 및 분리하여 바로 사용하자는 발상을 토대로 밀봉화학반응 시스템이 구현되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본 연구실은 미세유체시스템을 이용한 화학 반응뿐 아니라 공정 시스템의 구현 및 제작 등 다방면의 연구를 수행중이다. CMME 화학을 안전하게 수행하기 위한 밀봉화학반응 시스템 구현에 있어서 필수적인 분리 과정을 위하여 본 연구실에서 별도로 연구 구현 중이던 초소수성 실리콘 나노와이어를 이용하여 특수 분리기를 제작하였고 이를 기존의 연속흐름 미세유체시스템과의 결합하여 밀봉화학반응 시스템이 최종적으로 완성되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CMME를 미세유체시스템 내부에서 생성하고 난 후 이를 다른 부산물로부터 분리할 장치가 필요하였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분별 증류에 의한 분리방법은 취급시 CMME의 노출가능성이 상존하여 잦은 안전사고의 원인이 되었다. 일반적인 멤브레인 막분리 방식은 CMME에 의해 막이 파괴되어 유독물질 분리기능을 서서히 저하되어 적용이 불가능하다. 이로서 막이 없는 분리기를 개발하고자 어떤 액체에 젖지 않는 실리콘 나노와이어의 초소수성을 이용한 특수 분리기를 개발하였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에 발암성 화학물을 안전하게 이용한 화학 반응을 수행하기 위한 수많은 노력들이 있었는데, 전체 공정에 걸쳐서 외부와의 노출이 일절 없는 시스템의 구현은 요원하였다. 반면, 본 연구에서는 발암성 화학물을 포함하는 전체 과정이 완벽히 밀봉된 시스템 내부에서 이루어져서 인체에 완전 무해한 화학 공정이 실현되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화학산업체와 공동으로 시장성이 있는 특정 화학공정을 찾아내어 산업화 생산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공동 개발연구 수행이 향후 바람이다. 또한 현재의 연구개념을 바탕으로 위험성 때문에 포기되거나 다른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대체된 각종 발암성, 유독성, 폭발성 화학을 안전하게 확장 적용한다.
용어 설명
1.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誌
네이쳐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은 과학분야 최상위 학술지인 Nature 誌의 자매지 중 하나로 2010년도부터 온라인 출판되었으며, 학술지표 평가기관인 Thomson JCR 기준 전세계 복합 자연과학 분야 (Multidisciplinary sciences) 학술지 중 3위에 해당하는 영향지수(impact factor 11.47)를 가지고 있다.
2. 양쪽 초소수성
물과 기름 등 대부분의 액체에 젖지 않는 표면 특성을 의미함.
3. 양쪽 초소수성 실리콘 나노와이어 특수 분리기
양쪽 초소수성 나노와이어는 기체는 통과시키고, 액체에는 젖지 않는 과학적 현상에 착안하여 새롭게 고안된 기체-액체 특수 분리기
4. 밀봉화학반응시스템
맹독성 화학물질의 생산부터 잔존물 분해배출까지 일련의 전 과정을 밀폐된 미세 파이프라인에서 연속 수행할 수 있는 안전화학 반응장치로서, 유독물질의 외부 유출가능성을 완전 차단한 화학공정에 적용하였음
5. 클로로메틸메틸에테르(CMME)
의약품 및 천연물질의 합성 혹은 2차전지 멤브레인용 음이온교환 고분자를 제조할 때 사용해야 하는 발암성 유독화합물
6. 실리콘 나노와이어
반도체 실리콘 표면을 화학적으로 부식시켜 제조한 머리카락의 약 1,000분의 1 굵기의 나노침(선) 평판 구조체
그림 설명

그림 1. 밀봉화학반응 시스템 및 이를 이용한 안전한 CMME 화학공정의 개요.
원료1(헥사노일 클로라이드)과 원료2(디메톡시 메탄)가 주입되고 반응하여 CMME (혼합물 상태)를 생성하고, 특수분리기로 분리/정제하여 부산물(메틸 헥사노에이트)을 제거한 다음, 원료3을 주입하여 원하는 응용반응을 수행한다.

그림2. 기존공정 대비 밀봉화학반응시스템 비교
기존공정은 단계별로 분리되어 수행되어 장시간의 노동과 누출위험이 높으나, 밀봉화학반응시스템 전 과정이 외부와 차단된 파이프 라인에서 20분 이내 일괄 완료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