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의 단맛이 세균 생물막 형성 억제 효과

  • 등록 2016.05.19 01: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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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강 천연성분‘라피노스’합성 생물막 물질 대체 가능

박희등 교수팀, 세계적 권위에 네이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츠’에 논문 게재
단맛 지닌 생강 유효성분 ‘라피노스’ 식·의약품, 정수산업 분야 효율적 활용 기대
Raffinose, a plant galactoside, inhibits Pseudomonas aeruginosa biofilm formation via binding to LecA and decreasing cellular cyclic diguanylate levels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정민근)은 생강 추출액에서 세균 생물막* 형성 억제에 탁월한 천연 유효성분 ‘라피노스(raffinose)'**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 생물막(biofilm): 미생물은 표면에 서식할 때 끈적끈적한 분비물을 배출하여 표면으로부터 쉽게 떨어지지 않으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이런 형태의 미생물 군집을 생물막이라고 일컫고 있음
  
** 라피노스(Raffinose): 갈락토스, 글루코스, 프락토스로 구성된 수용성 삼탄당 물질로 다양한 식물에서 발견됨


이번 연구는 교육부 이공학개인기초연구지원사업 등의 지원을 받은 고려대 박희등 교수 연구팀(변영주 교수 공동연구)이 수행하였으며,  해당 연구 결과는 세계적 권위에 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에 2016년 5월 4일에 게재되었다.

생물막(biofilms)은 치아, 수도관 등 다양한 표면에 형성되어 부식, 오염, 막힘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키며,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이 인체 조직에 형성한 생물막은 항생제 치료를 무력화시킨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식품․제약회사 등에서는 생물막 형성을 방해하는 화합물의 개발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으나 합성 생물막 저해제와 달리 천연물에서 유래한 생물막 저해제는 매우 드물다.

이번 연구에서는 2011년 생강추출액이 녹농균*의 생물막 저해 효과가 있음**을 세계 최초로 확인한 이래, 이번에 발견한 천연 유효성분 라피노스가 기존에 알려진 합성 생물막 저해물질 퓨라논 C-30***과 동등한 생물막 형성 감소를 유도함을 밝혀냈다.

* 녹농균 : 막대기 형태의 그람음성 세균으로 식물,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기회감염성 세균. 주로 병원에서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 감염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음.
  
** 2013년 박희등(고려대) 교수팀은 생강 추출액이 녹농균의 생물막 저해 효과가 있음을 논문에 발표하였고, 2015년 생강의 주성분인 6-진저롤(6-gingerol)이 생물막 형성을 저해한다는 연구결과를 게재한 바 있음
  
*** 퓨라논 C-30 : 덴마크공대 Givskov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대표적인 세균 생물막 억제제로, 해조류에서 찾은 천연 생물막 억제제를 바탕으로 화학구조를 변형시킨 합성물질임


또한 라피노스가 LecA와의 선택적 결합*을 통해 세균이 생물막을 형성할 때 필요한 갈락토스 수용체의 정상적인 기능을 방해하고 세포내 2차 신호전달물질**인 c-di-GMP***의 농도를 낮추어 생물막 형성을 저해된다는 작동원리도 함께 규명하였다.
  
* LecA와의 선택적 결합 : 핵자기공명분광학과 분자모델링 연구 결과 라피노스는 세균의 당물질 수용체 단백질의 일종인 LecA와 선택적으로 결합함
  
** 2차 신호전달물질: 세포가 만들어내는 신호전달 물질로 생물막 형성을 포함해 분화, 증식, 독성물질 생산 등 생리적인 변화를 유도함
 
*** c-di-GMP: 뉴클레오티드인 GMP가 고리 모양으로 결합된 2차 신호전달물질로 세균의 생물막 형성을 조절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음


이번 공동연구는 공학 분야(박희등 교수)의 정량접근방법과 약학 분야(변영주 교수)의 분자수준해석이 융합된 연구로 시너지를 얻은 모범 사례이다.




박희등 교수는 “라피노스는 천연물에서 유래하였으며 단맛을 지녀 치아 관리 제품으로 응용이 가능하며, 생강뿐만 아니라 다양한 식물에서 쉽게 대량으로 분리해 낼 수 있으며 단가가 저렴해 관련 산업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연구 의의를 밝혔다.
  
* 관련 산업 활용 : 해당 연구결과는 국내 특허와 PCT 국제 특허 출원 완료



또한 변영주 교수는 “라피노스를 기존의 항생제와 조합하여 처방할 경우 항생제의 역가*를 높일 수 있고, 생물막 형성을 통하여 항생제 내성을 나타내는 세균 감염을 효과적으로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이라며 연구 의의를 밝혔다.
  
* 역가 (potency): 미생물(세균, 곰팡이)이 특정 항생제에 얼마나 영향을 받는 가를 나타내는 척도로 미생물의 증식을 저해하는 능력을 의미함




논문의 주요 내용


□ 논문명, 저자정보 

   
- 논문명 : Raffinose, a plant galactoside, inhibits Pseudomonas aeruginosa biofilm formation via binding to LecA and decreasing cellular cyclic diguanylate levels
   
- 저자 정보 : 김한신 (제 1저자), 차은지 (공동저자), 김윤혜 (공동저자), 전영호 (공동저자), Betty Olson (공동저자), 변영주 (교신저자), 박희등 (교신저자)


□ 논문의 주요 내용 

 1. 연구의 필요성
   
천연물 유래 생물막 저해제는 인체에 무해하고 부작용이 적어 많은 연구자들이 다양한 식물로부터 유효성분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5년 전 박희등 교수 연구팀은 생강추출액이 폐렴을 일으키는 녹농균의 생물막 형성 저해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지만, 생강에 포함된 유효성분은 찾지 못했다.
 

2. 발견 원리
   
생강추출액을 고성능액체크로마토그래피를 이용해 성분분석을 실시해 생물막 저해 물질 후보군을 선정하였으며, 생물막 형성 실험, 생물막 구성성분 분석, 운동성 실험, 군락모양 실험 등을 통해 라피노스가 유효성분임을 확인하였다.
  
핵자기공명분광학과 분자결합모델링 연구로 라피노스 결합물질을 예측하였으며, 결합물질을 만들지 못하는 돌연변이를 이용해 신호전달체계를 규명할 수 있었다. 


3. 연구 성과
  
생강에서 발견되는 대표적인 성분을 이용해 생물막 저해효과를 실험한 결과 라피노스가 기존에 알려진 합성 생물막 저해물질인 퓨라논 C-30과 동등한 생물막 형성 감소를 유도하였음. 
 
라피노스가 생물막 형성을 저해하는 원리는 녹농균이 가지고 있는 갈락토스 수용체인 LecA와 경쟁 결합을 하며, 이를 통해 세포내 2차 신호전달물질인 c-di-GMP의 농도를 낮추는 것이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미생물은 표면에 서식할 때 끈적끈적한 분비물을 배출하여 표면으로부터 쉽게 떨어지지 않으려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형태의 미생물 군집을 생물막(biofilms)이라고 일컫고 있다. 생물막은 치아, 수도관, 선박, 정수필터 등 다양한 표면에 형성되어 부식, 오염, 막힘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또한 감염을 일으키는 많은 세균은 인체 조직에 생물막을 형성하여 항생제 치료를 무력화한다.
 
이러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생활건강기업, 식품회사, 엔지니어링회사, 제약사에서는 생물막 형성을 방해하는 화합물의 개발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특히 생물막 형성 억제효과는 크지만 인체에 무해한 천연물 유래 저해제의 탐색 및 응용이 최근 주목을 받고 있다.
  
생강은 전통적으로 음식물 첨가제로도 사용되고 있지만 약용식물로도 사용되고 있어, 감염을 일으키는 세균의 번식에 영향을 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011년 고려대학교 공과대학 박희등 교수팀은 생강추출액이 녹농균의 생물막 저해효과가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이후 약학대학 변영주 교수팀, 전영호 교수팀과 협력하여 추출액에 포함된 활성 성분을 탐색하였다. 공동 연구팀은 한국연구재단의 이공학기초연구지원사업과 기초연구실지원사업의 연구비 수혜를 통해 갈락토스, 글루코스, 프락토스로 구성된 삼탄당 물질인 라피노스(raffinose)가 폐렴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녹농균의 생물막 형성을 방해한다는 것을 밝혔으며, 생물막 형성 방해가 세균 내부의 2차신호전달물질인 c-di-GMP의 농도를 낮춤을 통해서 이루어짐을 규명하였다. 
 
본 연구결과는 5월4일 네이쳐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공동 연구팀은 2015년에도 생강의 주성분인 6-진저롤(6-gingerol)이 생물막 형성을 저해한다는 연구결과를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보고하였다.
  

 2. 연구내용
 
생물막 저해물질을 찾기 위해 연구팀은 생강에서 자주 발견되는 진저롤, 라피노스, 아스코빅산, 마이세틴 등의 성분을 조사한 결과, 라피노스와 진저롤이 저해효과가 있음을 밝혔다. 특히 라피노스는 기존에 알려진 생물막 형성 저해제인 퓨라논(Furanone) C-30와 비슷한 정도의 저해 현상을 보였다.

라피노스는 항세균 물질과 달리 미생물의 생장에는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생물막의 주요성분인 다당류와 단백질을 합성을 방해하는 사실을 밝혔다. 또한 라피노스는 생물막의 형성을 저해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생물막을 해체하는 데에 촉매제 역할을 담당함을 규명하였다.
 
핵자기공명분광학과 분자모델링 연구결과 라피노스는 세균의 당물질 수용체 단백질의 일종인 LecA와 선택적으로 결합한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라피노스-LecA 결합은 세포내 2차신호전달물질인 c-di-GMP 농도를 현저하게 낮춤으로 생물막 형성이 저해된다는 기작도 같이 규명하였다.


3. 기대효과

라피노스는 설탕에 비해 절반 정도의 단맛을 보유하고 있지만 사람이 직접적으로 분해할 수 없어 구강청정제, 치약, 껌 등 생활용품 및 식품에 직접적으로 응용할 수 있다.

라피노스는 정수필터, 산업용 정수기, 수도관 등에 응용할 경우 막힘 현상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다.  

라피노스를 항생제와 조합하여 처방할 경우 항생제의 역가를 높일 수 있어 보다 낮은 농도의 항생제로 세균감염을 치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공동 연구팀의 이번 연구 결과는 국내 특허와 PCT 국제 특허를 출원을 완료하여 산업적 이용이 조만간 가능할 것으로 예측된다.
 



★ 연구 이야기 ★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미생물학 분야의 유명한 과학자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세균의 생물막 형성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이 다양한 식물에 포함되어 있다는 조언을 해주었다. 이후 여러 식물추출액을 이용해 생물막 억제 특성을 평가하였으며 생강추출액이 매우 탁월한 성능을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생강추출액으로부터 생물막 저해 유효성분을 찾는 실험을 통해 라피노스가 그 역할을 한다는 결과를 도출하였다. 이 후 라피노스가 어떠한 메커니즘을 통해 생물막 형성을 저해하는지 밝히기 위해 핵자기공명분광학, 분자모델링, 표현형 관찰, 돌연변이 실험을 수행하였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여러 학술대회를 통해 생강추출액이 생물막 저해효과가 있다고 발표했을 때, 추출액을 얻는데 많은 비용이 소요되고 재현성 있는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많은 연구자들이 회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 4년간 연구팀은 유효성분을 찾기 위해 끊임없는 도전을 하였으며, 마침내 라피노스가 생물막 억제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합성 생물막 저해제는 종종 보고되고 있지만 천연물에서 유래한 생물막 저해제는 드물다. 라피노스는 인체독성이 보고되지 않은 안전한 물질로,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라피노스가 녹농균의 갈락토스 결합 수용체인 LecA와 결합해 세포내 2차 신호전달물질인 c-di-GMP 농도를 낮춤으로써 생물막 형성이 저해된다는 결과를 얻었지만, 아직까지 LecA 결합의 신호가 어떻게 c-di-GMP 농도를 조절하는지 명확하지 않다. 향후 이 신호전달 체계를 명확히 규명하고자 한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외국에서 개최된 학술대회를 통해 생강추출액이 생물막 저해효과가 있으며 정수필터에 응용이 가능하다고 발표했을 때, 청중 한 명이 다음과 같은 코멘트를 했다. 생강추출액을 적용하면 고약한 냄새가 나는 물이 만들어지지 않겠냐고 우려를 표했다.



용 어 설 명


1. 사이언티픽리포트(Scientific Reports) 誌
  
네이쳐 자매지 중 하나로 전반적인 과학적 성과를 다루는 세계적 학술지로 영향력지수(Impact factor)는 5.578이다. 


2. 퓨라논(Furanone) C-30
  
덴마크공대 Givskov 교수 연구팀은 해조류에서 세균의 생물막 형성을 억제하는 물질을 찾아내었으며, 생물막 억제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화학 구조를 변형하여 퓨라논 C-30을 합성하였다. 


3. 녹농균(Pseudomonas aeruginosa)

막대기 형태의 그람음성 세균으로 식물과 인간을 포함한 동물의 기회감염성 세균이다. 주로 병원에서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 감염을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낭포성섬유증(Cystic fibrosis) 환자의 폐에 생물막을 형성하여 항생제 치료를 어렵게 하고 있다.


4. 핵자기공명(Nuclear magnetic resonance) 
 
핵자기 모멘트를 가지는 물질에 라디오 파장을 가지는 에너지를 가해 공명현상을 분석해 저분자화합물의 구조와 단백질-리간드의 상호작용을 해석하는 기법이다. 




그 림 설 명

                 
그림 1. 식물성분인 라피노스에 의한 세균의 생물막 형성 억제 메커니즘

 
라피노스는 갈락토스, 글루코스, 프락토스로로 구성된 수용성 삼탄당 물질(그림에 표시한 녹색 화합물)로 생강을 비롯해 다양한 식물에 포함되어 있다.

녹농균은 당물질 수용체의 일종인 LecA(그림에 표시한 구름 모양의 구조체)를 보유하고 있는데, 생물막을 형성하기 위해서 LecA가 특정 갈락토스류 당물질과 결합해야한다. 라피노스는 LecA와 특이적으로 결합할 수 있어 생물막 형성을 위한 LecA-갈락토스류 당물질 결합을 방해한다.

라피노스와 결합한 LecA는 녹농균 세포내 2차신호전달물질인 c-di-GMP 농도를 현저하게 낮춤으로 생물막 형성을 저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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