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장연구학회-서울메트로, ‘염증성 장질환자 배려 화장실’ 운영

  • 등록 2016.05.26 19:07:51
크게보기

교대역에 국내 최초 시범 실시 이후 배려 화장실 확대 검토


대한장연구학회와 서울메트로 공동으로 염증성 장질환자를 위한 ‘화장실 우선 이용 배려 캠페인’ 전개
환자의 화장실 우선 사용 요청하는 ‘양보카드’ 홍보∙∙∙교대역 ‘스마트로’ 배려 슬로건 담은 지하철 노선도 배포 및 관련 강좌 진행



크론병 환자인 직장인 김민석씨(가명∙31)는 얼마 전 지하철 출근길에서 갑작스런 변의를 느꼈다. 김씨는 황급히 열차에서 내려 화장실로 달려갔지만 길게 늘어선 줄에 식은땀이 흘렀다. 다급해진 김씨는 앞에 서있던 사람들에게 질환을 밝히고 양보를 부탁했지만 사람들은 “나도 급하고 바쁘다”며 그의 호소를 외면했다. 다행히 한 남학생의 배려로 먼저 화장실을 쓰긴 했지만 자칫 옷을 버릴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이처럼 수시로 급작스러운 복통과 설사에 시달린다. 변의를 오래 견디기 힘든 질환의 특성상 화장실을 급히 이용해야 하지만 공중 화장실에서 난처한 상황을 맞닥뜨리기 일쑤다. 



서울메트로가 대한장연구학회와 공동으로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위한 ‘화장실 우선 이용 배려 캠페인’에 나선다. 해당 질환자가 화장실 이용이 상대적으로 편리한 지하철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화장실 이용에 관한 이들의 고충을 널리 알리고 불편을 덜어준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서울메트로는 5월 26일 교대역사에 설치된 시민 복합 휴식공간 ‘스마트로’에서 캠페인 출범행사를 갖고 염증성 장질환자를 위한 ‘배려 화장실’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다. 

우선 역내 화장실에 ‘염증성 장질환 환자 배려 화장실’ 간판을 부착한다. 또 환자가 대한장연구학회에서 보급 중인 ‘양보카드’(I CAN’T WAIT 카드)를 보여주면 화장실 사용 순서를 양보하도록 안내하는 포스터도 게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로’와 서울 메트로 전역사에서 ‘양보카드’ 이미지와 화장실 배려 캠페인 문구를 넣은 지하철 노선도를 배포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서울메트로는 환자가 지하철 개찰구에서 ‘양보카드’를 제시하면 상황을 따로 설명하지 않고 바로 개찰구를 지나 외부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양보카드’에 대한 국민 인식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로’를 거점으로 홍보 활동도 지속 펼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김기찬 교대역장은 “지난해 12월부터 스마트로에서 시민들에게 무료건강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최근 사회적으로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환자들의 화장실 이용 고충에 주목하게 됐으며 국내 최초로 염증성 장질환자 배려 화장실을 운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내 가족, 친구가 환자일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캠페인 취지에 공감하고 함께 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대한장연구학회 한동수 회장(한양대학교 소화기내과 교수)은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급작스러운 복통, 설사 등의 증상으로 화장실을 긴박하게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야외 활동, 사회생활에 어려움을 겪곤 한다”며 “교대역의 배려 화장실 설치가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환자에 대한 배려를 확대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메트로 정보관리처가 기업과 협업해 제공하고 있는 교대역 ‘스마트로’는 현재 방문간호/요양 및 맞춤형 헬스케어 컨설팅 전문 기업인 코리아홈헬스케어가 운영을 맡고 있으며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상담과 건강강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염증성 장질환이란?

보통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을 지칭하는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관에 생기는 만성 염증으로 복통, 설사, 구토, 발열 등의 증상이 악화와 호전을 반복한다.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이 규명되지 않은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과거에는 동양인에게 상대적으로 드물게 발생했지만 서구적 식생활이 보편화되면서 국내에서도 유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모든 연령에서 발생하지만 주로 10~30대 젊은층에서 발병하는 사례가 많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게는 참기 힘든 설사와 경련, 복통 등의 증상이 수시로 나타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학업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 차원에서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하다. 


편집부 기자 news@mdon.co.kr
Copyright @이엠디(메디컴) All rights reserved.

PC버전으로 보기

(주)메디컴 ​서울특별시 금천구 벚꽃로 254 월드메르디앙1차 1405호 등록번호 : 서울 아03115 ㅣ등록연월일 : 2014.4.21ㅣ발행인 : 박경미 | 편집인 : 설명희ㅣ 청소년보호책임자 : 안경희 전화번호 : 02-6958-5434 ㅣ 팩스번호 : 02-6385-2347ㅣ 이메일 : news@mdon.co.kr Copyright @이엠디(주식회사 메디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