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은 자기면역 질환 중에서도 가장 발증빈도가 높은 질환으로, 관절 부위에 염증을 일으키고 뼈를 파괴하며, 관절뿐만 아니라 몸 전체의 골량을 저하시키는 골다공증도 함께 일어나게 된다. 류마티스 관절염뿐만 아니라 전신성 홍반성 낭창(Erythematodes) 등 자기면역질환이나 만성 염증성 장질환 등의 염증성 질환 및 다발성 골수종에도 골다공증이 함께 일어난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염증으로 인해 일어나는 골파괴나 골다공증의 메커니즘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미연에 방지하기 어려웠다. 이에 도쿄대학 연구진은 많은 자기면역질환이나 염증성 질환 등에 공통적으로 증가하는 항원 및 항체 복합체(면역 복합체)가 골을 파괴하는 세포인 파골세포를 직접 움직여 골량을 감소시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림 1])
[그림 1] 면역복합체에 의한 파골세포의 분화
초고령화사회인 일본에서는 골다공증 환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어, 현재 약 1,300만 명으로 추산된다. 골다공증으로 인해 대퇴골이 골절되기 쉬우며, 그 결과 병석에 눕는 경우가 많으며 환자의 삶의 질(QoL)이 현저하게 저하되기 때문에 그 대책이 매우 중요하다. 골조직에서는 뼈를 만드는 골아세포와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가 있어 이 두 세포의 밸런스로 인해 건강한 뼈가 유지된다. 골다공증을 미연에 방지하고, 또 치료하기 위해서는 파골세포의 분화 메커니즘을 명확히 알 필요가 있다.
골다공증은 노화와 폐경 등의 요인으로 발생하는 원발성과, 다른 질환이나 치료약의 부작용으로 일어나는 속발성 골다공증으로 나뉠 수 있다. 속발성 골다공증은 류마티스 관절염(RA)이나 전신성 홍반성 낭창(Erythematodes) 등의 자가면역질환, 만성염증성 장질환 등의 염증성 질환, 다발성 골수증에 의해 병발하는 골다공증을 의미한다. RA의 경우 염증에 따라 증가하는 사이토카인이나 T세포가 염증부위의 파골세포의 분화를 촉진하여 관절의 뼈를 파괴한다고 알려져있다. 하지만 RA의 경우 관절의 염증부위뿐만 아니라 전신성 골다공증도 일어나며, RA 이외의 자기면역질환이나 염증성 질환에서도 속발성 골다공증의 원인을 사이토카인이나 T세포 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었다. 위의 질환에서 공통적으로 항체 생산과 면역복합체의 형성이 증가한다는 것에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있다고 추측되었지만, 파골세포에 관한 항체의 역할은 불분명하였다. 지금까지 연구에서 면역계 세포와 파골 세포는 통상적으로 사이토카인과 세포 내 시그널에서 제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항체나 그 수용체에 있는 Fcγ 수용체의 골다공증에 대한 역할을 연구한 사례는 없었다.
이에 도쿄대학 연구진은 IgG항체와 그 수용체인 Fcγ수용체가 파골세포 분화에서 담당하는 역할을 밝히고자 하였다. Fcγ 수용체는 IgG수용체와 결합하여 세포를 활성화시키는 활성화형과 그 활성화를 억제시키는 억제형 등 두 가지 종류가 있다. 마우스의 경우 3가지 활성화형 Fcγ수용체와 하나의 억제형 Fcγ수용체가 존재하며, 그 중 파골세포에서는 활성형 FcγRIII 수용체와 억제형 FcγRIIB 수용체가 많이 발현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억제형 FcγRIIB 유전자를 결손시킨 마우스에서는 사구체 콩팥염이나 부종과 같은 자기면역 질환이 자연적으로 발증한다고 알려져 있었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 마우스의 골조직에서 파골세포의 수도 증가하여 골다공증도 함께 발증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흥미롭게도 이 마우스에서는 염증이나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검출하지 못했으며, 항체의 양만 증가한 상태의 마우스에서도 곧 골다공증이 발증함을 발견하였다. 이 마우스의 혈액 중 IgG면역복합체가 많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혈청에서 정제되는 IgG면역복합체가 파골세포의 분화를 촉진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그림 2] IgG 면역복합체에 의한 파골세포를 통한 골의 파괴
다음으로 실험을 통해 인공적으로 IgG 면역복합체를 제작하여, 마우스의 두 개관에 국소적으로 투여하자 현저하게 골 파괴가 일어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림 2]) 또한 IgG 면역복합체를 미정맥에서 전신으로 순환시키는 경우에도 마우스의 사지에서 많이 보이는 장관골의 골량이 저하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실험을 실시한 마우스도 골파부위의 염증성 세포의 침윤이나 혈액 중의 염증성 사이토카인(TNF-α나 IL-1β)의 농동상승 등을 보이며, 면역복합체가 염증이나 면역대응을 통하지 않고 직접 파골세포의 분화를 촉진하여 골량을 저하시킨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마우스는 4종류의 IgG 항체를 가지고 있으며, 그 중 한 종류인 IgG1항체는 활성형 FcγRIII 수용체와 제어형 FcγRIIB 수용체만 결합하지만, 활성형 FcγRIII 수용체보다 제어형 FcγRIIB 수용체의 결합이 강하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파골세포를 활성화하지 않는다. 하지만 FcγRIIB 유전자를 결손시키는 경우, IgG1 항체가 파골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한편 IgG1 항체와 별도의 IgG 항체가 있는 IgG2a 항체를 모두 Fcγ수용체와 결합시키면 제어형 FcγRIIB 수용체와 비교하여 활성화형 Fcγ수용체와의 결합이 더 강하기 때문에, 유전자 변형을 하지 않은 보통 마우스의 세포 (야생형 세포)에서도 파골세포의 분화가 촉진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건강한 마우스의 경우 IgG 항체 중에서 IgG1 항체가 혈액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으며, IgG1항체와 파골세포 전구세포의 FcγRIIB 수용체가 IgG1 항체의 효과를 제어하기 위해 골량감소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그렇다면 RA나 골다공증의 경우, IgG 항체 등이 어떻게 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염증과 같은 질병 상태에서는 IgG1 항체뿐만 아니라 IgG2a항체나 IgG2b와 같은 항체가 증가하였다. RA의 모델인 콜라겐 유도성 관절염을 발증시킨 마우스의 혈청에는 IgG항체가 다량으로 포함되 있었으며, 이 혈청은 야생형 세포의 파골세포 분화를 촉진하였다. 또한 RA를 발증시키는 마우스에서 채집한 파골세포 전구세포는 정상적인 세포와 비교하여 제어형 FcγRIIB 수용체의 발현이 감소하고, 활성형 FcγRIII 수용체와 FcγRIV 수용체의 발현이 상승하여 IgG 항체에 의한 파골세포 분화촉진 효과에 대해 감수성이 촉진되었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그림 3] 면역복합체가 파골세포의 분화를 촉진하는 메커니즘
이상의 연구에서 IgG 면역복합체는 면역세포가 관여하는 것이 아니라, 파골세포의 분화를 직접적으로 촉진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자기면역질환과 같은 병적 상태에서는 (1) IgG 면역복합체가 증가하는 것 및 (2) 활성화형 및 제어형 Fcγ 수용체의 발현 밸런스가 변화하여 파골세포 전구세포가 IgG항체에 의해 분화촉진 효과를 일으키기 쉬운 세포가 되었다는 두 가지의 골다공증 원인의 일부를 밝혀내었다. ([그림 3]) 이상의 실험은 마우스를 이용한 연구결과지만 인간의 미정맥에서 단리한 세포도 인간 IgG 면역복합체에 의해 파골세포 전구분화가 촉진됨을 확인하였다. RA나 전신성 홍반성 낭창환자의 단구(파골세포 전구세포를 포함)에서도 제어형 수용체 발현의 저하와 활성화 수용체 발현의 촉진이 관찰되어 자가면역질환이 골다공증의 한 가지 원인이 됨을 추측할 수 있었다.
IgG 면역복합체는 감염, 자가면역질환, 다발성 골수종 등 여러 가지 질환에 따라 증가되었다. RA의 경우 류마티스 인자와 항시트롤린화 단백질 항체 등에 의해 면역복합체가 증가하였으며, 본 연구를 통해 이 현상이 직접적으로 파골세포를 증가시켜 골 파괴에 관여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또한 RA를 포함한 자가면역질환에 따라 발생하는 골다공증의 주요 원인은 치료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이라는 것을 추측하고 있었지만, 면역복합체에 의해 직접적인 작용도 있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향후 혈청 중 면역복합체 수치가 염증성 골파괴나 염증에 따른 골다공증을 진단하는 바이오 마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면역 복합체의 과거 치료법이나 항체의 할성을 제어하는 저해제가 염증성 골파괴 및 염증에 따른 골다공증의 치료에도 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성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2015년 3월 31일자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논문 “Immune complexes regulate bone metabolism through FcRγ signaling”에서 확인할 수 있다.
출처 http://www.jst.go.jp/pr/announce/20150331-2/index.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