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유연성․안정성 지닌 차세대 휴대용 에너지원 개발 기대
Determining the Role of Polymer Molecular Weight for High-Performance All-Polymer Solar Cells: Its Effect of Polymer Aggregation and Phase Separation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각광 받고 있는 플라스틱 태양전지(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의 광전환 효율을 크게 높이는데(5% 이상, 기존 대비 1%p 이상 증가) 성공하였다. 특히 기존의 태양전지(풀러렌*** 유기태양전지**)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 : 기존의 값비싼 풀러렌이 아닌 고분자만으로 이루어진, 유연성과 안정성이 뛰어난 태양전지
** 유기태양전지 : 무기물(실리콘 등)이 아닌 유기물(탄소 기반의 화합물, 벤젠, 풀러렌 등)을 사용한 태양전지
*** 풀러렌 : 탄소원자가 오각형과 육각형으로 이루어진 축구공 모양의 저분자

KAIST , 부산대 우한영 교수(공동 교신저자)가 주도하고, KAIST 강현범, 부산대 우딘 모하메드 아프사르 박사(공동 제1저자)가 참여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에서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자),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화학분야의 권위지 JACS(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2월 18일자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 Determining the Role of Polymer Molecular Weight for High-Performance All-Polymer Solar Cells: Its Effect of Polymer Aggregation and Phase Separation)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는 기존의 풀러렌 유기태양전지에 비해 상용화에 핵심요소인 기계적인 안정성뿐만 아니라 열에 대한 안정성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그러나 풀러렌 유기태양전지(10%)에 비해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의 광전환 효율은 매우 낮다(4% 이하). 이것은 광 활성층*을 형성하는 두 고분자가 잘 섞이지 않고 과도하게 분리되는 현상(상 분리)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 분리 현상은 전자의 생성과 운반을 저해하고 태양전지의 광전환 효율을 감소시킨다.
* 광 활성층 : 광 에너지를 받아 전기로 전환하는 물질층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의 분자량과 구조를 조절함으로써 두 고분자의 상 분리 현상을 효과적으로 제어하여 5% 이상의 높은 광전환 효율을 가진 태양전지를 개발하였다.
연구팀은 현재 태양전지의 광전환 효율을 6%까지 끌어올렸는데, 이 수치는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된 것 중에서 가장 높은 효율이다. (Advanced Materials 3월 3일 온라인 출판)
김범준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분자 플라스틱 태양전지가 미래 에너지원, 특히 유연성이 필요한 휴대용 차세대 전자소자의 에너지원으로서 높은 응용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태양전지가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 각광을 받고 있다. 그 중 유기물을 기반으로 하는 유기태양전지는 기존의 실리콘 태양전지에 비해 1000배 이상의 우수한 빛 흡수력, 유연하고 가벼운 물리적 특성, 그리고 상온 용액공정을 통한 낮은 제조원가로 대량생산에 유리하다는 장점 때문에 집중적인 개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특성들은 차세대 전자소자로 주목을 받고 있는 Flexible, Portable, Wearable 형태의 디바이스로의 응용을 가능케 할 것으로 기대된다.
유기태양전지에는 크게 2가지 형태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 주개를 전도성 고분자로 하고 전자 받개를 PCBM(풀러렌 유도체)로 하여 광활성층을 구성하는 기존의 유기태양전지, 그리고 전자 주개와 받개 모두 전도성 고분자를 이용해서 제작하는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가 있다.
가장 연구가 많이 진행된 태양전지 유형은 고분자/풀러렌 유기태양전지이며, 현재 전 세계적으로 10% 정도의 높은 효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가 몇 가지 있는데, 1) 광활성층을 구성하는 전자 받개 플러렌의 높은 합성 비용과 정제의 어려움, 2) 낮은 빛 흡수 능력으로 인한 낮은 전류밀도, 3) 에너지 레벨의 조절이 어려워 높은 개방 전압 값을 얻기 힘들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4) 고온에서의 응집 현상(aggregation)로 인한 열안정성 저하(태양전지 장기 안정성 감소) 등이 있다.
그에 비해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의 경우에 전도성 고분자 억셉터의 1) 높은 흡광 계수를 지니며 2) 전기적, 고분자 간의 인력 등의 기본 물성들을 매우 자유롭게 디자인 할 수 있다는 매우 특별한 장점을 지닌다(High design-freedom). 또한 3) 기본적으로 풀러렌 유도체보다 열에 강하고 뛰어난 유연성을 지니기 때문에 유기태양전지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인 장기 안정성 (열 및 기계적 안정성) 문제에도 장점을 지닌다(그림 1 참조).
위의 제시된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의 우수한 장점에도 제기되는 쟁점은 태양전지의 광전환 효율이 3~5% 정도로 기존 고분자/풀러렌 유기태양전지에 비교하여 현저히 낮다는 사실이다. 낮은 광전환 효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고분자/고분자 활성층 모폴로지 제어의 어려움이다. 활성층 내부의 모폴로지는 전자의 생성, 분리, 이동에 긴밀히 연결되어 있는 중요한 요소인데, 대부분의 고분자들은 서로 잘 섞이지 않는 특성을 지니며(과도한 상분리), 또한 활성층 내에서 고분자 체인의 이동 및 정렬이 느리기 때문에 이상적인 고분자/고분자 광활성층 모폴로지를 구현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팀은 고효율의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 활성층 내부 모폴로지를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였으며, 그 효율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서로 다른 분자량과 곁사슬 체인을 지니는 새로운 구조의 전도성 고분자들을 합성하고 이를 사용해서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를 제작하였다. 분자량과 곁사슬 체인에 따라서 태양전지의 광전환 효율이 변화하는 경향을 확인하고 광 활성층 내부의 모폴로지를 관찰 및 분석함으로써 그 원인을 규명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분자량 연구에서는 전자 주개 고분자 PPDT2FBT가 12 Kg/mol, 24 Kg/mol, 40 Kg/mol의 서로 다른 수평균 분자량을 지니도록 체계적으로 합성하고 이를 P(NDI2OD-T2) 전자 받개 고분자와 혼합하여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를 제작하였다(그림 2 참조). 이 연구에서는 분자량이 증가함에 따라 광전환 효율이 3.88% (12 Kg/mol), 4.33% (24 Kg/mol), 5.10% (40 Kg/mol)로 크게 변화하는 것을 관찰하였다(표 1 참조). X-선 분석을 통해서 이러한 극명한 효율 차이는 고분자/고분자 광 활성층 박막 내부의 모폴로지 차이에서 기인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령, 가장 높은 분자량을 지니는 40 Kg/mol의 PPDT2FBT 고분자를 활용한 태양전지에서는 전도성 고분자들이 Face-on 방향으로 잘 정렬된 구조를 지니면서 이와 동시에 전자 주개/받개 고분자가 서로 잘 섞여 있는 상을 형성하는 것을 관찰하였다(그림 3 참조). 이러한 내부 모폴로지는 전자 생성 및 수송에 유리하기 때문에 고효율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가 구현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곁사슬 연구에서는 전자 받개 고분자 PNDIT가 서로 다른 곁사슬 길이를 가지도록 합성하고(곁사슬: hexyldecyl (HD), octyldodecyl (OD), decyltetradecyl (DT)), 전자 주개 고분자 PTB7-Th와 혼합하여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를 제작하였다 (그림 4 참조). 그 결과 곁사슬 구조에 따라서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의 광전환 효율이 크게 차이 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HD: 5.96%, OD: 5.05%, DT: 3.25%) (표 2 참조). 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차이의 원인을 내부 모폴로지에서 찾을 수 있었고, HD를 활용한 시스템에서 Face-on으로 잘 배열된 나노 구조 및 상 분리가 억제된 광 활성층 모폴로지를 형성하고 있음을 규명할 수 있었다(그림 5 참조).
본 연구팀은 고효율의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 구현에 있어 광 활성층의 내부 모폴로지를 제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증명하였고 위의 본 연구팀이 제시하는 두 방안이 매우 효과적인 것임을 보였다.
3. 기대효과
연구팀은 전도성 고분자의 분자량과 곁사슬 체인을 체계적으로 조절함으로써 활성층 내부의 고분자/고분자 모폴로지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이를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광전환 효율을 구현할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였다.
본 연구는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의 차세대 에너지원으로서의 충분한 가능성을 증명하는 의미 있는 연구이다.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는 기존의 고분자/풀러렌 유기태양전지에 비해서 우수한 열 안정성 및 기계적 특성을 보이므로 최근 미래 기술로서 관심을 받고 있는 유연한 전자소자의 상용화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뛰어난 유연성 및 안정성을 지니고 있어 휴대용 디바이스(핸드폰)등에 에너지원으로 사용가능한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켜, 세계 최고의 효율을 달성하였다. 또한 성능향상뿐만 아니라 이의 원인 규명 및 모델을 제시해서,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의 추가 발전가능성에 대한 방안도 제시하였다.
어디에 쓸 수 있나
유연한 특성과 높은 안정성을 보이는 태양전지로서 기존의 태양전지 대체뿐만 아니라 유연성이 특히 요구되는 차세대 유연 전자소자의 에너지 generator로 사용가능함.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1-2년의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상용화 수준의 광전환 효율(10% 이상)의 확보 및 유연성 높은 소자로의 실제적용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도전적인 과제이긴 하였으나,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가 기존에 비해서 가지는 중요한 장점들에 주목하였다. 상용화 수준으로 개발이 된다면 중요한 미래 기술이 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유연성, 기계적 안정성이 요구되는 차세대 휴대용 전자소자에 사용되는 에너지원으로의 실용화를 이루고 싶음.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중요한 문제를 찾고 푸는 도전정신과 끈기.
그 림 설 명

그림 1.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는 기존의 풀러렌 태양전지보다 우수한 유연성 및 안정성을 지닌다. 본 연구는 휘는 형태의 휴대용 에너지 전자소자의 상용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다. 사진은 플렉서블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 샘플.

그림 2. 분자량 연구에서 사용한 서로 다른 분자량의 전자 주개 고분자 PPDT2FBT, 전자 받개 고분자 P(NDI2OD-T2)
전자 받개 고분자로써는 잘 알려진 P(NDI2OD-T2)를 사용하였다. 전자 주개 고분자는 분자량이 낮은 것(PPDT2FBTL, 12 Kg/mol), 중간 것(PPDT2FBTM, 24 Kg/mol), 큰 것(PPDT2FBTH, 40 Kg/mol) 세 가지로 변화하여 모델 스터디를 진행하였다.
표 1. 분자량에 따른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의 광전환 효율
Polymer acceptor P(NDI2OD-T2) |
Voc (V) |
Jsc (mAcm-2) |
FF |
PCEmax (%) |
PPDT2FBTL |
0.86 |
8.29 |
0.51 |
3.62 |
PPDT2FBTM |
0.85 |
9.70 |
0.53 |
4.33 |
PPDT2FBTH |
0.85 |
11.90 |
0.51 |
5.10 |
분자량이 낮은 것 순서대로 광전환 효율이 3.62%, 4.33%, 5.10%로 크게 변화하였다.

그림 3. Grazing Incidence X-ray Scattering (GIXS), Atomic Force Microscopy (AFM)으로 확인한 광 활성층 모폴로지
(a) PPDT2FBTL 의 GIXS (위), AFM (아래) 이미지
(b) PPDT2FBTM 의 GIXS (위), AFM (아래) 이미지
(c) PPDT2FBTH 의 GIXS (위), AFM (아래) 이미지
(위 a-c) 분자량이 커질수록 pi-pi stacking peak이 세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활성층 내부에서 전도성 고분자가 face-on 방향으로 매우 잘 정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래 a-c)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분자량이 작은 샘플(PPDT2FBTL)에서는 상 분리가 많이 일어난 것이 보인다. 반면, 고 분자량(PPDT2FBTH)의 샘플에서는 두 고분자가 잘 섞인 상을 형성하고 있음이 관찰된다.

그림 4. 곁사슬 연구에서 사용한 서로 다른 곁사슬 체인 길이의 전자 받개 고분자 PNDIT-HD, OD, DT 그리고 전자 주개 고분자 PTB7-Th
전자 주개 고분자로써는 잘 알려진 PTB7-Th를 사용하였다. 전자 받개 고분자의 곁사슬 체인 길이를 짧은 것(2-hexyldecyl, PNDIT-HD), 중간 것(2-octyldodecyl, PNDIT-OD), 큰 것(2-decyltetradecyl, PNDIT-DT) 세 가지로 변화하여 모델 스터디를 진행하였다.
표 2. 곁사슬 체인의 길이에 따른 고분자/고분자 태양전지의 광전환 효율
Active layer (w/w = 1.3:1) |
Voc (V) |
Jsc (mA/cm2) |
FF |
PCEmax (%) |
PTB7-Th:PNDIT-HD |
0.79 |
13.46 |
0.56 |
5.96 |
PTB7-Th:PNDIT-OD |
0.80 |
11.97 |
0.53 |
5.05 |
PTB7-Th:PNDIT-DT |
0.81 |
7.81 |
0.52 |
3.25 |
사슬 길이가 짧은 것 순서대로 광전환 효율이 5.96%, 5.05%, 3.25%로 크게 변화하였다.

그림 5. Grazing Incidence X-ray Scattering (GIXS), Atomic Force Microscopy (AFM)으로 확인한 광 활성층 모폴로지
(a) PTB7-Th:PNDIT-HD 의 GIXS (위), AFM (아래) 이미지
(b) PTB7-Th:PNDIT-OD 의 GIXS (위), AFM (아래) 이미지
(c) PTB7-Th:PNDIT-DT 의 GIXS (위), AFM (아래) 이미지
(위 a-c) 곁사슬 체인의 길이가 짧아질수록 pi-pi stacking peak이 세지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이는 활성층 내부에서 전도성 고분자가 face-on 방향으로 매우 잘 정렬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래 a-c) 이미지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곁사슬 길이가 긴 샘플(PTB7-Th:PNDIT-DT)에서는 상 분리가 많이 일어난 것이 보인다. 반면, 곁사슬 길이가 짧은 샘플(PTB7-Th:PNDIT-HD)에서는 두 고분자가 잘 섞인 상을 형성하고 있음이 관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