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80시간 초과가 절반, 평균 100시간 근무도 14개과 달해
주 80시간 초과 금지 규정에도 불구하고 전공의의 절반 이상이 주 80시간 넘게 격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휴식 없이 연속 36시간 이상 근무하는 전공의도 상당수고 연차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등 전공의 수련환경이 극도로 열악한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소장 최재욱)가 4일 의료정책포럼에서 공개한 ‘2015 전공의 수련 및 근무환경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하는 전공의가 52.9%(88시간 초과 44.7%)로 응답자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주 100시간을 초과한다는 응답도 27.1%로 나타났다.
25개 수련과 중 14개가 평균 100시간을 근무하고 있으며, 외과계열이거나 연차가 낮을수록 주당 근무시간이 늘어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대 연속 수련시간은 36시간을 초과한다는 응답이 76.9%(40시간 초과 65.5%)로 주당 근무시간 상위 5개과는 평균 168시간을 연속해서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근무하는 이유로 병원·의국의 암묵적 압박(36.2%), 직접적 지시(25.2%) 등의 답변이 있었다.
응급실 수련시간은 12시간을 초과한다는 응답이 64.5%(24시간 초과 9.4%)였다.
당직일수가 주 3일을 초과한다는 응답이 25.4%였으며, 당직수당도 월 30만원 미만이 52.9%, 야간 5만원 미만 57.3%, 휴일 5만원 43.4%로 매우 낮은 임금으로 전공의 인력을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일이 1일 미만인 전공의가 34.7%이며, 휴일이 전혀 없다는 응답도 21.6%였다. 연가는 14일 미만이라는 응답이 70.2%를 차지했는데, 자유롭게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대체인력 부족, 업무량 과다, 암묵적 압박 등으로 조사됐다.
규정 이외에도 학술활동시간은 주 5시간 미만이라는 응답이 53.3%로 나타났다.
공식당직표와 실제 당직일정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49.4%로 나타나 표준안에 따라 제출하라는 지시(62.4%)로 인해 허위로 당직표를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권 침해 문제도 심각해 성희롱 경험 33%, 성추행 경험 13.7%, 언어폭력 경험 86.3%, 신체폭력 경험 30.5% 등 각종 폭력 및 폭언에 시달리고 있었다.
열악한 전공의 수련·근무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4년 7월 전공의 수련규정 개선책이 시행됐는데도 불구하고, 당시의 조치사항들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전공의 혹사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정책연구소 2015년 3월 전공의 수련환경 실태조사 결과 >
항목 | 규정 | 조사결과 |
주당 수련 시간 | 최대 80시간(교육적 목적 추가 8시간) | - 주 80시간 초과 52.9% (3년차 51.7%, 4년차 29.1%) - 주 88시간 초과 44.7% | - 25개과 중 14개과 평균 100시간 (주 100시간 초과 27.1%) - 외과계열, 연차가 낮을수록 업무량 집중 |
최대 연속수련시간 | 36시간 초과 금지(응급 상황시 40시간) | - 36시간 초과 76.9% - 40시간 초과 65.5% | - 수련시간 상위 5개과 최대 연속 수련시간 평균 168시간 (144시간 초과 24.9%) - 장시간 근무이유 : 병원/의국 암묵적 압박(36.2%), 직접적 지시(25.2%) 등 |
응급실 수련시간 | 12시간 교대(예외시 24시간 교대) | - 12시간 초과 64.5% - 24시간 초과 9.4% | |
당직 일수, 당직 수당 | 주3일 초과 금지, 당직수당은 법령에 따라 당직일수를 고려하여 지급 | - 3일 초과 25.4% (3년차 12.2%, 4년차 11.2%) - 고정수당 53.6% : 30만원/월 미만 52.9% - 실적수당 46.4% : 야간 5만원/회 미만 57.3% 휴일 5만원/일 미만 43.4% | - 당직표와 실제 일정 일치하지 않음 49.4% (이유 : 표준안에 따라 제출하라는 지시 62.4%) |
휴일 | 주당 1일(24시간) | - 1일 미만 34.7% | - 휴일 없음 21.6% |
휴가 | 연가 14일 | - 14일 미만 70.2% (3년차 70.5%, 4년차 74.3%) | - 자유롭게 휴가 사용 할 수 없음 78% (이유 : 대체 인력부족, 업무량 과다, 암묵적 압박 등) |

관련 연구를 진행해온 오수현 의료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전공의 수련근무여건의 보다 실질적인 개선을 위해서는 현실을 고려한 기준과 시행방안 적용을 위한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수련환경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독립적인 전공의 수련 평가기구를 마련할 것, 의료공백을 대체할 의료인력의 충원과 이에 따른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부 재정 보상 방안을 강구할 것, 정부지원 등 실행이 전제된 규제와, 이해 당사자들 간의 공감대 형성을 위한 수련 병원 및 전공의 대상 교육 및 홍보를 시행할 것 등을 제안했다.
한편 설문조사는 2015. 3. 9. ~ 3. 22. 동안 온라인 설문조사로 진행돼 총 1,793명의 전공의가 응답했다. 수련시간의 준수 여부(주당 수련시간, 최대 연속 수련시간, 응급실 수련시간, 당직일수, 당직수당, 휴일, 연가 등), 근무조건의 제도화(공식화) 정도, 대인관계 등을 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