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명제 회장 “대전협은 전공의를 위한 단체, 어디든 찾아 가 도움될 것”
내과 전공의들의 파업·중도수련포기·정원미달 등의 헤드라인이 연일 언론을 달구는 중, 또 한 번 내과 전공의들이 단체 파업에 나서는 일이 있었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송명제, 이하 대전협) 조승국 평가·수련이사는 “지난 9월 14일, 대전협으로 한 내과 전공의 선생님의 전화가 걸려왔다. 15일, 수련병원 내과 전공의 모두가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라며 현 상황에 대해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을 호소했다”고 설명했다.
내과 전공의들의 잇단 파업과 정원미달은 오랜 시간 누적되어 온 문제들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며 꼬리를 문 것으로, 눈앞의 문제만 막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 근본적인 문제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인구의 고령화로 인해 중환자 비율이 증가하고, 이로 인해 각 병원 내과 전공의의 업무량·강도가 증가해 전공의들의 수련과 삶의 질이 하락한 것. 이로 인해 각 년차에서 이뤄져야 할 필수적인 수련내용을 이수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졌고 환자를 위한 의료의 질 역시 하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내부적인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정부의 정책이다. 조 이사는 “정부가 원격의료, 한의사 현대의료기기 사용 등 내과의사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미래의 내과의사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정책을 무분별하게 추진하고 있어 문제가 크다”며 “최근 정부시범사업시작으로 공식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는 호스피탈리스트의 고용 등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 근본적인 해결방안 없이 늘어나는 업무는 제한된 정원의 전공의에게 큰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15일 파업에 돌입했던 서울 모 병원의 경우도 업무강도에 대한 스트레스와 부실해지는 수련을 견디지 못해 내과 전공의 1년차 3명중 2명, 2년차 1명이 사직했으며, 현 상황으로는 내년 전공의 정원을 채울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이에 전공의들이 병원측에 구체적인 해결책 강구를 촉구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오히려 전공의들이 해결책을 제시하라며 책임을 전가했다. 하지만 어떻게든 해결을 해보려 잠 잘 시간을 쪼개가며 논의를 거쳐 전공의들이 제시한 해결책은 외면 받았고, 병원측은 ‘무면허의료보조인력’ 고용 등 병원의 구미에 맞는 해결방법만을 고집했다.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한계에 부딪힌 전공의들은 4년차 필수 인력만을 제외한 채 파업에 돌입하기로 결정했고, 파업 돌입 하루 전 대전협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파업의 목적은 오직 ‘병원측의 진실성 있는 노력’이었다.

파업 당일 현장으로 찾아간 대전협 송명제 회장과 조영대 사무총장·정책이사, 조승국 평가·수련이사는 파업을 선택하게 된 전공의들과의 대화를 통해 그들의 절박한 심정에 공감하고 파업 이유와 현재 정황 파악에 들어갔다. 또한 해당병원이 수련규정을 잘 지키고 있는지, 전공의 수련병원으로서의 문제점은 없었는지 면밀히 검토하는 과정을 진행했다. 그리고 병원 측과의 원만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만한 사례와 규정, 그리고 혹여나 있을 전공의들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해 구체적인 조언들을 전했다.
전공의들의 절박한 심정과 대전협의 지원 속에 파업은 사흘간 지속되었고, 병원 측은 진중하게 문제 해결에 임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호스피탈리스트의 도입과 80시간 근무시간의 준수 등을 약속받고 전공의들은 다시 현장으로 복귀했다.
조 이사는 “대전협은 전공의의, 전공의를 위한 '여러분'의 단체로서 존재한다. 최근 전공의특별법안의 발의, 내과 전공의들의 연이은 파업 등 대한민국 수련 역사에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때에 대전협이 전공의들의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전공의들이 좀 더 행복해지고 우리나라 의료가 발전하기 위해 대전협은 더욱 노력해 나갈 것이다”고 전했다.
대전협 송명제 회장 역시 “대전협 설립목적은 전공의를 위한 단체이다. 앞으로도 대한민국 전공의들이 힘들어하는 곳이라면 전국 어디든지 찾아가 전공의 고민을 듣고 해결을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