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 암전문의 678명 조사, 응답자 대다수 이차 의견 “암 치료에 긍정적”
의료비 상승, 대형병원 환자 쏠림 우려
‘일본 임상종양학회지(Japanese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최근호에 게재

암환자가 첫 진료 후 다른 의사를 찾는 경우가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 등을 통해 다양한 암 정보가 공유되면서 진료 후, 치료 중에도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는 암환자가 늘고 있다.
심지어 과거 진료 사실을 숨기고 다른 의사를 찾는 환자도 있다.
이처럼 암환자가 첫 진료 후 다른 의사에게 ‘이차 의견’을 구하는 것은 암 치료 현장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이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과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
서울대병원 암건강증진센터 신동욱 ∙ 충북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종혁 교수는 국립암센터 연구팀과 함께 국내 13개 의료기관 암전문의 678명을 대상으로 암환자의 ‘이차 의견’에 대한 태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암전문의의 96%가 이차 의견을 암환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답했다. 특히 희귀 난치성 암과 같이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경우에는 98%가 동의했다.
또, 대다수의 응답자는 이차 의견이 환자의 만족도(77%)와 치료의 질(74%)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이처럼 이차 의견은 암환자의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 시행되었을 때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암전문의는 이차 의견이 의료비 및 사회적 비용을 높이고(91%) 소수 의료기관에 환자집중(91%)을 야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차 의견 체계를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의견의 차이가 있었다. 처음 환자를 본 의사가 이차 의견 과정에 참여하는 데는 대체로 동의(69%)했지만, 건강보험 적용(52%), 원격진료를 통한 진행(49%)에는 절반만이 찬성했다.
신동욱 교수는 “환자가 이차 의견을 구하는 중 의료진간 의견이 맞지 않거나 여러 의료기관을 전전하다 보면 최적의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이차 의견에 대한 명확한 체계와 가이드라인을 구축해야 한다” 고 말했다.

박종혁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암전문의들이 이차 의견이 환자의 만족도와 의료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데 동의한 만큼, 이 진료의 장점은 최대한 살리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체계와 정책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일본 임상종양학회지(Japanese Journal of Clinical Oncology)’ 최근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