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신경망 말단의 유전자 자체발현 메커니즘 규명

  • 등록 2016.06.20 14:2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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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 모델에서 축삭 말단 내 국소적 번역*을 통한 신경망 형성 및 유지 기전에 대한 연구결과”

뇌신경발달장애 및 퇴행성질환 연구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
Dynamic axonal translation in developing and mature visual circuits


연세대 의과대학 정호성 교수팀(해부학)이 해외 연구진과 함께 뇌신경망 말단의 유전자 자체발현을 통한 뇌신경망 형성 및 유지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호성 교수팀과 영국 캠브리지대 크리스틴 홀트(Christine Holt) 교수 연구팀은 “마우스 모델에서 축삭* 말단 내 국소적 번역*을 통한 신경망 형성 및 유지 기전에 대한 연구결과”를 생명과학분야의 권위 있는 학술지인 셀(Cell, IF: 32.242) 지 6월 30일자에 게재할 예정이다. (온라인 6월 16일자 게재)
   
* 신경세포가 다른 세포와 먼 거리 연결을 맺기 위해 사용하는 세포 소기관
   
* 번역(translation): 유전자를 해독하여 생명현상에 사용하는 과정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전령RNA(messenger RNA)에 있는 정보를 이용하여 리보솜(ribosome)이 단백질(protein)을 합성하는 과정임.  

   - 논문명: Dynamic axonal translation in developing and mature visual circuits
   - 저자정보: 정호성 교수(공동교신및제1저자), 정제인/옥지연 학생(공동저자)

마치 전기회로에서 전선을 통해 정보가 전달되듯 신경세포는 긴 축삭을 통해 다른 세포에 정보를 전달하는데, 뇌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수행하려면 뇌의 발생 과정에서 축삭의 말단이 정확하게 연결을 맺고 한 번 맺은 연결이 평생 유지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까지 뇌신경망의 형성 및 유지를 위해 필요한 단백질은 모두 세포체*에서 합성된 후 축삭으로 수송된다고 생각되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축삭이 자체적으로 말단에 저장된 RNA를 번역해 단백질을 합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혔다.
   
* 세포체(cell body): 세포의 몸통으로 유전정보(DNA)를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축삭말단에서 번역되는 RNA만을 표지·분리할 수 있는 축삭트랩*이라는 기술을 개발하여, 국소적으로 합성되는 단백질의 정보를 분석하였다.
   
* 축삭트랩(axon-TRAP): 축삭에서 번역되는 전령RNA를 분리하여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기술

분석 결과, 발생과정 중에는 시냅스(synapse: 신경세포간의 연결)형성을 조절하는 단백질들이 합성되며, 발생이 끝난 성체의 축삭에서는 시냅스의 기능 유지와 축삭 생존에 필요한 단백질들이 합성됨을 밝혔다.

본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장 서울대 성제경 교수),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뇌발달장애 진단 및 조절기술 개발/단장 고려대 선웅 교수)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정호성 교수는 “지금까지 왜 사람에게 RNA조절인자에 돌연변이가 생겼을 경우 자폐증과 같은 신경발달장애나 루게릭병같은 퇴행성질환이 유도되는지 알 수 없었는데, 본 연구를 통해 그 원인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의의를 밝혔다. 



 연구 이야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본 연구의 책임자인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정호성 교수와 Holt 교수 연구팀은 2013년부터 활발한 공동연구를 진행 중이었다. Holt 교수팀과 정호성 교수팀은 개구리의 시신경모델을 이용하여 축삭말단에서 국소적 단백질합성이 일어남을 최초로 밝혔다 (2012년 Cell). 정호성 교수팀은 국소적으로 합성되는 단백질을 유전체 수준에서 밝혀낼 수 있으면 신경망의 형성과 유지의 새로운 원리를 밝히고 나아가 신경발달장애와 퇴행성질환의 원리를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정호성 교수팀은 국소적으로 합성되는 단백질을 유전체 수준에서 밝히기 위해서는 유전학적 기술을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마우스를 이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여 유전자변형마우스, GEM을 이용한 유전학적 모델인 축삭트랩을 개발하기 시작하던 중 2014년 국가마우스표현형분석사업단(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2015년 뇌과학원천기술개발사업을 통한 정부 지원으로 더욱 연구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축삭 말단에는 리보솜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양이 무척 적기 때문에 이를 분리해내고 이에 결합된 전령RNA를 얻어내는 것이 어려웠다. 다른 신경해부학자, 분자생물학자들과의 토론을 통해 기술을 보완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결국 분리에 성공할 수 있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최근까지 단백질합성공장인 리보솜은 신경세포의 세포체에만 존재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따라서 축삭에 있는 모든 단백질은 리보솜이 존재하는 세포체에서 만들어져 축삭 말단까지 수송되어 필요한 곳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단백질 수송만으로는 발생 과정중의 역동적인 축삭말단의 변화를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축삭말단에서 단백질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 만들어 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축삭말단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분리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이 가설을 증명할 수 없었다. 본 연구에서는 축삭트랩이라는 기술을 바탕으로 신경망형성 시 축삭말단에서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유전체수준에서 분석하였으며, 국소적 단백질 합성이 성체 신경망의 축삭말단에서도 일어난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혔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하는 기초의과학자로서 조금이라도 사회에 도움이 되는 연구를 하는 것이 꿈이다. 단기적으로는 축삭트랩기술을 뇌발달장애 질환 마우스 모델에 적용하여 뇌발달장애를 이해하고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구를 수행하고 싶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축삭 말단에 리보솜이 존재한다는 근거는 최근 많이 보고되었으나 이를 직접적으로 확인한 결과는 없었기 때문에 리보솜이 실제 축삭 말단에 존재하고 있는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다. 특히 완전히 발생이 완료된 상태에서도 리보솜이 존재한다는 것을 입증하고 싶었다. 전자현미경을 통해 놀랍게도 9개월 된 어른 마우스의 뇌에 있는 축삭에서 리보솜을 볼 수 있었다. 짜릿한 순간이었다. 가설이 마우스 모델을 통하여 실제로 입증되는 순간이었다.



 논문의 주요 내용 및 개요


1. 연구의 필요성

뇌기능은 신경세포들 간의 연결에 의한 뇌신경망을 통해 이루어진다. 신경세포는 전선과 같이 긴 축삭을 이용하여 다른 세포에 정보를 전달하는데, 축삭이 어떻게 정확한 연결을 맺고 일생동안 기능을 유지하는지에 대한 연구는 뇌발달장애와 신경퇴행성 질환 연구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도 의의가 있다.

신경망은 형성에 필요한 모든 단백질은 세포체에 있는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데, 축삭말단은 세포체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서 필요한 단백질을 모두 세포체로부터 공급받는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단백질을 축삭말단까지 수송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원하는 단백질을 필요할 때 만들 수 있는 기전이 존재할 것이라는 가설이 제기되었으나, 기술적 한계로 축삭말단에서 국소적으로 합성되는 단백질을 알아낼 수 없었다.


2. 발견 원리

본 연구팀은 축삭트랩*이라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여 축삭말단에서 번역되는 전령RNA, 즉 국소적으로 합성되는 단백질의 정보를 분석하였다.
  
* 축삭트랩(axon-TRAP): 축삭 말단에 있는 리보솜*만을 유전적으로 표지한후, 리보솜과 결함한 전령RNA를 분리하여 서열을 분석하는 방법.
* 리보솜(ribosome): 전령RNA를 단백질로 번역하는 세포소기관
* 단백질(protein): 세포 내에서 기능을 수행하는 분자 기계(molecular machine). 유전자(DNA)에 단백질 합성에 대한 정보가 있다. 이 정보가 전사(transcription)을 통해 전령RNA(messenger RNA)을 거쳐 단백질로 번역(translation)된다. 


3. 연구 성과

본 연구에서는 발생중인 뇌신경망의 축삭말단 뿐만 아니라 성체 신경망의 축삭말단에도 리보솜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발생중인 축삭과 성체의 축삭에서는 서로 다른 단백질들이 국소적으로 합성된다는 것을 밝혔다*.
  
* 발생과정 중에는 시냅스* 형성을 조절하는 단백질이 합성되며, 성체 축삭에서는 시냅스의 기능을 보조하는 단백질이 합성됨을 밝혔다.
* 시냅스(synapse): 신경세포간의 연결

축삭말단에서 국소적으로 합성되는 단백질의 리스트를 보고함으로써, 신경발달장애와 신경퇴행성질환의 질병 표지자나 치료 타겟을 발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용어 설명


1. 축삭(axon)

신경세포의 세포체에서 길게 뻗어 나온 형태로 다른 세포로 신호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2 축삭트랩(axon-TRAP)

축삭 말단에 있는 리보솜만을 유전적으로 표지한 후, 리보솜과 결함한 전령RNA를 분리하여 서열을 분석하는 방법.


3. 시냅스(synapse)

신경세포간의 연결


4. 뇌신경망(neural network)

뇌에 있는 시냅스의 총체


5. 유전자변형마우스(GEM)

유전공학기술을 활용하여 유전자가 변형된 마우스로 유전자의 생체 기능을 확인하는 연구 수단으로 활용됨.


6. 전사(transcription)

유전정보인 DNA를 주형으로 전령RNA를 합성해내는 과정이다.


7. 번역(translation)

전사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전령RNA의 서열을 바탕으로 단백질을 합성하는 과정이다.


8. 리보솜(ribosome)

전령RNA의 서열정보에 따라 아미노산을 연결하여 단백질을 합성하는 세포소기관이다.



 그림 설명


위) 축삭 트랩기술 모식도
아래) 축삭 트랩기술을 이용하여 얻어낸 축삭 특이적 번역체의 분석은 나아가서 뇌신경발달 장애나 신경퇴행성 질환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부 기자 news@md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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