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처럼 원하는 분리막의 구조와 성능을 끼워 맞춤형 설계
국내 연구진이 나노기술을 이용해 바닷물을 먹을 수 있는 물로(담수) 바꾸는 분리막의 구조와 성능을 필요에 맞게하는 맞춤형으로 설계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향후, 전 세계 물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대 이정현 교수 연구팀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신진연구자지원)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결과는 나노 분야 권위지인 ACS Nano 온라인판(1월 5일자)에 게재되었다.
(논문제목: Tailor-Made Polyamide Membranes for Water Desalination)
기존의 해수를 담수로 만드는 역삼투* 분리막 제조기술은 분리막의 물리적·화학적 구조를 제어하기 어려워 분리막의 성능과 내구성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 역삼투 : 해수가 지닌 삼투압 이상의 압력을 가했을 때, 해수속의 염분이 분리막에 의해 걸러져 담수로 전환하는 현상
따라서 분리막의 이송구조*를 원하는 대로 만들어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하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었다.
* 이송구조 : 물질/분자가 전달되는 채널과 같은 구조
연구팀은 아이들이 블록을 쌓아 구조물을 만들 듯이, 분자들을 교차로 쌓아 조립하여 여러 층의 얇은 막을 만드는 나노기술(분자층상조립기술)로 분리막의 구조와 성능을 원하는 대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특히 이 기술로 제조된 분리막은 기존에 비해 염분 제거율은 동일하면서도 물 투과율을 80%이상 향상시켰다.
또한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연구자들이 밝혀내지 못한 분리막의 구조와 성능간의 관계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분리막의 두께와 화학구조를 독립적이고 체계적으로 변화시켜 분리막의 성능을 분석함으로써 최적의 분리성능을 보이는 화학구조를 규명하여 분리막의 < 구조–물성–성능 > 관계를 밝혔다.
이정현 교수는 “이 기술은 분리막의 구조를 자유자재로 변형시켜 성능과 내구성을 높일 수 있는, 기존의 선진 분리막 제조사가 보유한 기술과 차별화된 기술로써, 향후 해수담수화 및 수처리 분리막 시장에서 국내기술의 점유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향후 부족해지는 물, 환경, 에너지 자원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해수담수화 및 수처리용 분리막 기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가교된(cross-linked) 폴리아마이드(polyamide)* 구조체는 해수담수화 및 하·폐수 처리용 역삼투(reverse osmosis) 분리막으로 사용되어왔다. 이러한 구조체는 지난 60여 년간 계면중합(interfacial polymerization)이라는 벌크합성 방식에 의해 제조되어왔으나, 분리막의 두께, 거칠기와 같은 외적(extrincis) 구조와 가교도, 분자구조와 같은 내적(intrinsic) 구조를 제어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합성되는 분리막의 구조를 예측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이로 인해 기존 계면중합기반의 분리막 제조기술은 경험에 기반한 엔지니어링 설계방식에 의존하였으며, 분리막의 분리성능(물의 투과성능 및 염분 제거율)과 내구성을 향상시키는데 한계를 보였다. 이러한 기존 분리막 제조기술의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나노설계기술을 이용하여 고성능 분리막을 제조하려는 다양한 노력이 시도되어왔다.
2. 연구내용
본 연구에서는 분자층상조립기술(molecular layer-by-layer)이라는 기술을 이용하여, 블록을 하나하나 조립하여 원하는 구조를 쌓아 만들 듯이, 분자간의 반응을 나노 수준에서 제어하여 교차적층함으로써 고밀도의 나노박막 해수담수화 분리막을 제조하였다. 이 기술은 빌딩블록으로 사용하는 유기단량체간의 가교반응을 반복·적층하여, 균일하고 밀도가 높은 초박막 분리막을 설계하는 기술로, 이를 이용하여 기존 해수담수화 역삼투 분리막 대비 염분 제거 성능을 동등 이상 유지하면서도 수투과도는 80% 이상 개선시킨 분리막을 개발하였다. 조립 적층수를 조절하여 기존 계면중합 기술로는 불가능했던 분리막의 두께 조절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표면 거칠기와 표면 화학구조가 매우 균일한 분리막 설계가 가능하였다. 또한, 빌딩블록으로 사용하는 유기단량체의 종류를 달리하여 다양한 화학구조, 가교구조를 갖는 분리막을 자유롭게 설계함으로써, 원하는 분리막의 구조와 성능의 맞춤 제작이 가능하다.
3. 기대효과
응용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 기술을 이용하여 원하는 물질전달 이송구조*를 설계하여 고성능, 고내구성 분리막을 개발함으로써 전 세계의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 기술은 수자원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신재생에너지 생산, 온실가스제어, 기체분리, 연료전지 등에 사용되는 기능성 막개발에도 활용이 가능하여 물, 환경, 에너지라는 글로벌 아젠다 해결에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적인 관점에서 볼 때, 기존 분리막 제조기술과 차별화된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향후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해수담수화 분리막 시장에 있어서, 분리막 소재기술의 해외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분리막 기술의 세계시장 점유율 증가를 기대할 수 있다.
기술적인 관점에 있어서, 경험에 의존한 기존의 분리막 제조기술에서 벗어나, 정교한 나노기술을 접목한 과학적인 설계기술을 바탕으로 필요에 맞게 분리막의 구조와 물성을 예측·설계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과거 규명해내지 못했던 해수담수화 분리막의 구조-물성-성능간의 관계를 연구하는데 중요한 모델 소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이번에 개발한 분리막 제조기술은 기존기술과 달리 분리막의 구조를 분자수준에서 정교하게 제어하여 우수하면서도 다양한 분리성능을 갖는 분리막을 맞춤 제작할 수 있다.
어디에 쓸 수 있나
일차적으로 해수담수화, 하·폐수 정화, 수처리, 고도정화에 사용되며, 추가적으로 에너지생산, 기체분리, 연료전지 분리막에도 사용가능함. 물·에너지·환경 문제 대응소재.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적극적인 투자만 이루어진다면 5년 이내 가능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중,장기 과제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해수담수화용 분리막 소재의 미국, 일본의 독과점 현실과 국내 기술의 높은 해외의존도를 느껴, 차별화된 분리막 원천기술개발을 개발하여 국내기술의 해외시장 확보에 기여하고자 결심.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국내 유일의 분리막 소재관련 원천 기술을 개발하여 기술이전에 성공함. 단순 기술 이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국내 분리막 시장 점유율 증가에 기여하고자 함.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연구비를 위한 연구보다는 본인이 정말 하고 싶고 잘 할 수 있는 연구에 집요하게 매진했으면 하며, 이러한 일이 가능하도록 국가적인 차원에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면 함.
용 어 설 명
1. 게재저널 소개
. ACS Nano: 미국화학회가 한 달 주기로 발행하는 나노 분야 국제적 권위저널지 (2013년 기준 영향력지수 12.033)
2. 본문 및 연구결과 개요에 사용된 전문용어 소개
. 폴리아마이드: 나일론과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진 고분자
3. 본문 및 연구결과 개요에 사용된 전문용어 소개
. 이송구조: 물질의 전달을 제어하는 채널구조
그 림 설 명

그림 1.
왼쪽 : 분자층상조립(molecular layer-by-layer)기술을 이용한 분리막 제조 방식(두 유기단량체(파란색, 빨간색 표시)간의 반응을 반복적층하여 균일하면서도 고밀도의 분리막을 제조
오른쪽 : 분자층상조립기술을 이용하여 제조된 분리막의 주사전자현미경 단층 이미지(20 nm이하 두께의 균일한 분리선택층)

그림 2. 다양한 유기단량체를 사용하여 기존 계면중합기술 기반으로 제조된 분리막 표면(위) 및 다양한 유기단량체를 사용하여 분자층상조립기술 기반으로 제조된 분리막 표(아래). 기존 계면중합기술의 경우 유기단량체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표면 구조를 갖는 분리막이 제조된 반면, 분자층상조립기술 기반의 경우는 유기단량체 종류와 상관없이 균일하고 평평한 분리막의 표면구조를 얻을 수 있었다. 이는 분자층상조립기술이 분리막의 표면 거칠기와 화학구조를 동일하면서도 균일하게 제어할 수 있음을 의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