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학진흥기구(JST)는 전략적 창조연구추진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연구에서 도쿄대학 연구진이 4종류의 형광 단백질을 발현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Color-flu’의 제작에 성공하였다고 발표하였다. Color-flu의 개발로 형광단백질을 이용하여 감염세포를 발광시켜, 인플루엔자의 감염에 일어나는 염증 등 생체 내 바이러스 감염이 퍼지는 모습을 여러 가지 수법으로 화상 분석하는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일본 국내에서만해도 매 계절 약 1천만 명이 감염되는 계절성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인플루엔자 예방법의 하나로 백신이 유효하지만 발증을 완전히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치료약으로는 체내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항인플루엔자약이 개발되고 있지만, 최근 항인플루엔자약에 내성을 가진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다. 2013년 중국에서 발생한 신형 H7N9바이러스나 동남아 및 이집트에서 산발적으로 인간감염사례가 보고된 고병원성 H5N1바이러스의 경우 인간에 대해 높은 병원성을 가지고 있으며 폐에서 강한 염증을 일으키지만, 폐렴으로의 중증화 메커니즘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 이처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과제는 매우 많으며 시급하기 때문에 연구개발이 필요한 시점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연구 중 생체 내에서 세포가 바이러스에 어떻게 감염되는지는 감염세포를 판별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정보의 하나이다. 지금까지는 면역조직화학적 방법으로 감염동물에서 적출한 장기를 포르말린 등으로 고정시켜 감염세포를 동정하는 방법이 일반적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세포를 고정하기 때문에 감염세포를 살아있는 상태로 해석하는 것이 불가능하였다. 이에 감염세포를 검출하기 위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유전자에 리포터 유전자(Reporter gene, 어느 유전자가 발현했는지 어떤지 쉽게 판별하기 위해, 그 유전자를 조합하는 별도의 유전자)를 삽입하는 실험이 있었다. 지금까지 형광단백질 등 여러 가지 리포터 유전자를 시험했지만, 리포터 유전자를 삽입하면 바이러스의 병원성이 저하되어 바이러스가 증식을 반복하는 사이에 리포터 유전자가 바이러스 게놈에서 탈락해 리포터 유전자를 실험동물의 감염실험이 이용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러한 배경 하에서 본 연구에서는 바이러스 본래의 항원성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형광단백질을 안정적으로 발연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주를 제작하여,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새로운 화상해석을 수행하고자 하였다. 실험과정 및 결과는 다음과 같다.
![[그림 1] Color-flu의 제작방법](http://www.mdon.co.kr/data/photos/20150314/art_1427800001.jpg)
1. 바이러스 병원성을 가지고 있는채로 형광 단백질을 발현한 바이러스주의 제작
인플루엔자 바이러스(PR8주)의 게놈분절인 NS세그먼트에 형광 단백질의 리포터로 Venus유전자(노란색)를 삽입한 후, 역유전학법(reverse genetics)을 이용하여 Venus-PR8주를 제작하였다. 하지만 Venus 유전자를 삽입하면 마우스에 대한 Venus-PR8주의 병원성이 현저히 저하되었다. 이에 Venus-PR8주를 마우스에 반복적으로 감염시켜, 마우스에 대한 병원성을 회복한 마우스 순화 Venus-PR8주를 제작하였다. 이어 이 마우스 순화 Venus-PR8주가 배양세포나 마우스의 폐에서 안정적으로 Venus유전자를 발현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바이러스 병원성 유지와 삽입한 Venus 유전자의 안정성에 관여하는 바이러스 유전자를 동정하기 위해 마우스 순화 Venus-PR8주의 유전자 염기배열을 해석하였다. 그 결과 바이러스 유전자 중에 2개의 변이를 동정하였다. 다음으로 여러 가지 화상해석수법에 대응할 수 있도록 마우스 순화주를 기반으로 하여 Venus 외에 형광파장이 다른 eCFP(청색), eGFP(녹색), mCherry (붉은색)의 유전자를 삽입한 바이러스주를 제작하였다. 이처럼 단파장역에서 장파작역까지 형광을 발하는 것에 의해 가시화하는 것이 가능한 바이러스주 ‘Color-flu’의 제작에 성공하였다. ([그림 1]) 다음으로 Color-flu에 감염한 마우스의 폐를 투명하게 하기 위해, 형광실체현미경에서 관찰한 결과 4개의 각각 형광 단백질을 발현한 감염세포가 기관지를 따라 확산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림 2]) 또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바이러스(H5N1주)의 생체 내에서 화상해석을 수행하기 위해 PR8주와 같은 방법에서 이용한 Venus-H5N1바이러스주를 제작하는 것에도 성공하였다.
![[그림 2] 투명화한 폐에서 바이러스 감염세포의 국재](http://www.mdon.co.kr/data/photos/20150314/art_1427799993.jpg)
2. 마우스의 폐에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감염이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관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마이크로퍼지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찾아 면역세포에 전달한다. 마우스의 폐의 내부에서 일어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세포와 마이크로퍼지의 상호작용을 해석하기 위해 2광자 레이저 현미경을 이용하여 Color-flu(마우스 순화 eGFP-PR8주)감염 마우스의 폐를 관찰하였다. 그 결과 세포자살의 형태를 보이는 바이러스 감염세포가 높은 빈도로 확인되었다. 또한 바이러스 감염세포에 접착되어 있는 많은 마이크로퍼지가 대부분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에 세포분별장치(cell sorter)를 이용한 마이크로퍼지를 분리, 회수하여 그 유전자 발현을 해석한 결과 마이크로퍼지는 항바이러스 작용을 보이는 1형 인터페론을 많이 생산하고 있었다. 이상의 결과에서 감염된 폐로 이동해온 마이크로퍼지가 감염초기의 항 바이러스 응답에 관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다음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1바이러스의 병원성을 해석하기 위해 바이러스의 폐에서 감염세포를 분포를 Venus-H5N1과 Venus-PR8 사이에 시간순에 따라 비교하였다. 감염된 폐를 투명화처리한 후 2광자 레이저 현미경을 이용하여 관찰한 결과, 얻어진 데이터를 3차원으로 구축하여, 폐의 어느 부분이 감염되었는지 감염영역을 정량적으로 해석하였다. 그 결과 Venus-H5N1은 감염에서 24시간에서 많은 기관지 상피에 감염된 후, 빠르게 말초의 폐포상피에 감염이 확산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어느 개체가 복수의 다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주에서 동시에 감염되면, 게놈 분절이 교대하는 것(유전자 재편성, reassortment)에 의해 신형 바이러스가 가능한 경우가 있다. 이 유전자 재편성은 하나의 세포에 복수의 바이러스가 감염되는 것에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추측된다. 이에 이 유전자 재편성에 기여하고 있는 세포군을 밝히기 위해, 각각 다른 형광 단백질이 삽입한 4종류의 Color-flu주를 동시에 마우스에 감염시켜, 복수의 바이러스주가 감염하고 있는 세포의 분포를 조직학적으로 해석하였다. 이어 멀티 스펙트럼 화상해석 시스템을 이용하여 검토한 결과, 감염 2일째 기관지상피의 복수의 Color-flu주에 감염된 세포가 고빈도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면서, 유전자 재편성에 의한 신형 바이러스는 기관지상피에서 출현하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본 연구에서 새롭게 수립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Color-flu’에 의해 여러 가지 화상해석의 가능을 열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병원성 발현 메커니즘이나 신형 바이러스의 출현 메커니즘을 해명하는 역할을 하였다. 또한 백신이나 신규 항바이러스제의 실험동물에서 평가에도 응용할 수 있어, 바이러스학이나 면역학 등의 기초적인 연구에서 백신이나 신약개발 등 폭넓게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의 자세한 성과는 3월 25일 발간된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된 논문 “Multi-spectral fluorescent reporter influenza viruses (Color-flu) as powerful tools for in vivo studies”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