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반응해 암세포 막을 파괴하고 치료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전달
국내 연구진이 빛에 반응하는 치료용 고분자를 이용하여, 항암치료를 위한 나노 유전자 전달체를 개발했다. 고분자 광감작제*는 종양 조직에서 빛에 반응해 암세포막을 붕괴시키는 물질을 생성, 유전자 치료제를 암세포 안으로 전달하는 효율을 크게 높인다.
* 광감작제(photosensitizer) : 특정 파장의 빛을 받으면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 화학물질

가톨릭대 생명공학과 나건 교수팀(교신저자)와 박신정, 박우람 박사 연구원(공동 제1저자)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나노재료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誌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6월17일자 게재되었으며, 저널표지로 선정되어 다시 주목되었다.
(논문명 : Tumor Intracellular-Environment Responsive Materials Shielded Nano-Complexes for Highly Efficient Light-Triggered Gene Delivery without Cargo Gene Damage)
유전자를 이용한 항암 치료는 기존의 화학 항암제에 반해 부작용이 적고 치료효과가 좋아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유전자 자체만으로는 암세포내로 전달되기 어려워 치료효과가 낮다는 큰 단점이 있다.

연구팀은 빛과 암세포 주변 환경에 반응하여 활성산소*를 발생시키는 스마트 고분자 광감작제를 이용하여 유전자 전달체를 개발했다. 빛(光)과 나노(Nano)기술을 융합시킨 성과이다.
*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 : 산소원자를 포함하는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아주 높은 분자로 산화력이 강하여 생체조직내 세포막, DNA, 그 외의 모든 세포 구조를 손상시키고 손상의 범위에 따라 세포가 기능을 잃거나 사멸됨
빛을 받은 광감작제가 활성산소를 만들면 이 활성산소가 암세포의 세포내막을 붕괴시켜 치료제를 세포 내로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활성산소가 발생되면 유전자 치료제가 손상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하지만 연구진이 개발한 광감각제는 암세포 내로 들어가면 낮은 산도에 반응해 치료제와 자동으로 분리되기 때문에, 손상을 입히지 않고 치료제가 깊은 암 조직까지 들어갈 수 있어 매우 효과적이다.
실제 개발된 스마트 나노 유전자전달체를 이용해 치료가 어렵다고 알려진 흑색종* 생쥐에게 유전자치료제(p53 유전자**)와 함께 투여한 결과, 기존의 유전자치료제만 사용했을 경우 보다 6배 더 큰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하였다.
* 흑색종(melanoma): 멜라닌 세포의 악성 종양. 대개가 피부에 잘 나타나지만 창자와 눈을 포함한 신체의 다른 부위에도 나타날 수 있고 난치성 암으로 알려짐
** p53 유전자: 암 억제 유전자로서 암을 예방하기에 중요함. 많은 항암 작용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으며, 세포자살, 유전체 안정성에 역할을 하며 혈관신생을 막음

나건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유전자 전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약품 전달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기술로써 의미가 크며 향후 암 정복에 기여할 것으로 개대된다”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연구배경
유전공학 및 분자생물학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치료용 유전자가 발굴 또는 개발 되었다. 유전자를 이용한 항암 치료법은 기존의 화학 항암제에 반해 부작용이 적고 효과가 좋아 차세대 항암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유전자 자체만으로는 암세포내로 전달 효율이 낮아 치료효과 또한 낮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암세포는 조직 깊숙이 자리 잡고 있어, 효과적인 암치료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깊은 조직까지 의약품을 전달시킬 필요성이 있다.
연구내용
이에 연구팀은 유전자 의약품의 암세포로의 전달능을 향상시켜 문제를 극복하고자 빛을 이용한 세포내 약물전달기술을 기반으로 빛에 반응하는 약물전달체를 개발하였다. 본 약물전달체는 pH감응성 펩타이드 고분자와 광응답제를 화학적으로 접합하여 암세포의 주변환경의 pH를 인식하여 구조를 변환할 수 있게 합성됐다.
연구결과를 통해 본 연구에서 개발된 빛을 이용한 스마트 나노 유전자 전달체는 치료용 유전자의 손상없이, 조직 깊숙이 유전자를 전달 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제 흑색종(melanoma) 암세포를 이식한 생쥐모델에서 항암 억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p53유전자를 함유한 나노전달체를 처리한 후 빛을 조사 하였을 때 암세포의 성장을 효과적으로 저해하였다.
연구성과의 의미
▶ 기존 유전자 약물 전달 한계 극복 : 다양한 의약품 전달체 개발 및 질병 치료 연구 활용
이번 연구 성과는 빛을 이용한 광역학 치료기술, 기능성 고분자 제작 기술 및 나노기술을 융합하여 유전자 치료법에 적용한 것으로 기존에 방법에 비해 치료용 유전자의 손상 없이 암조직 깊숙이 전달할 수 있어 유전자 치료제 및 약물전달 분야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이는 유전자 치료제뿐만 아니라 다른 의약품의 전달에 응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로써 다양한 질병에 치료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기존 빛을 이용한 유전자전달체와 달리 질병 조직 환경에 반응하는 고분자 물질을 도입하여, 유전자의약품의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치료효과는 극대화 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어디에 쓸 수 있나
본 연구는 다양한 유전자 치료제의 전달에 활용될 수 있으며, 그 밖에 다른 의약품의 전달에 사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 입니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본 연구결과는 빛을 이용한 유전자 의약품 전달의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기초연구로서, 물질 최적화와 임상시험 등 적어도 5년 이상 걸릴 수 있습니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구체적인 전임상(동물 실험)을 통해 물질을 최적화 시킬 필요성이 있습니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기존에 광역학치료에 관한 연구를 수행하다가, 광역학치료에 쓰이는 광응답제가 암세포막을 붕괴하여 세포사멸 시킨다는 것에 착안하여 본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다양한 의약품 중에서도 유전자 전달은 까다롭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는 유전자 의약품의 안정성이 다른 화학 의약품보다 떨어지고 생체 내 전달 효율이 낮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연구를 시작하였습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본 실험을 빛과 나노입자를 이용한 최첨단 기술로써, 빛에 세기, 광응답제의 농도와 같은 실험조건을 최적화 하는데만 일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어려고 힘든 과정을 통해 순수 국내 연구진의 힘으로 얻은 결과이기 때문에 더욱 값진 것 같습니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본 기술을 유전자 전달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약품에 적용해 보고 있고, 이를 통해 실제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달체를 개발 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모든 연구가 똑같겠지만, 조급한 마음을 가지고 수행한다면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융합연구의 힘은 대단한 것 같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연구자와 이야기하며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키워간다면 창조적이고 인류복지에 기여할 수 있는 연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용 어 설 명
1.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誌 (Advancde Functional Materials)
나노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영향력 지수, IF: 11.805), 화학 및 다학제 분야, 화학 및 물리학 분야, 나노과학 및 나노기술 분야, 재료과학 및 다학제 분야 상위 10% 이내의 국제적으로 명망 높은 저널임.
2. 유전자치료
유전자 치료(gene therapy)란 비정상 유전자를 정상 유전자로 대체시켜 유전적 결함을 치료하거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획기적인 치료법이다. 1990년 중증면역결핍증(SCID)에 걸린 4살난 여자아이 Ashanti DaSilva를 최초로 유전자 치료법을 이용해 완치시키면서 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2. 나노입자(nanoparticle)
직경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 1인 나노미터 수준의 입자로 고유한 물리화학 및 생물학, 광학적 특성 때문에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용되며 특히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약물전달체로서 의약분야에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4. 활성산소(reactive oxygen species, ROS)
산소원자를 포함하는 화학적으로 반응성이 아주 높은 분자로 산화력이 강하여 생체조직내 세포막, DNA, 그 외의 모든 세포 구조를 손상시키고 손상의 범위에 따라 세포가 기능을 잃거나 사멸된다.
5. 광감작제(光感作劑, photosensitizer)
특수 파장의 레이저 등에 반응하여 활성산소를 생성할 수 있는 화학물질로 다양한 암치료를 위한 광역학치료(photodynamic therapy)에 쓰인다.
광선을 쬐면 활성산소를 생성하여 세포나 세포막을 이루는 생체분자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
6. 광역학 치료(photodynamic therapy)
광감작제가 빛과 산소와 화학적으로 반응하여 만드는 활성산소를 이용하여 암세포를 치료하는 치료기법
7. 광화학 세포 내재화(photochemical internalization, PCI)기술
광역학 치료기법에서 확장된 기법으로, 빛 조사시 광감작제에 의해 생성된 활성산소에 의해 세포막을 붕괴시켜 의약품의 세포내 전달효율을 크게 증가시키는 약물전달기법.
그 림 설 명

(그림 1) 나노 유전자 전달체의 유전자 치료제 전달과정: 암세포 주변에 도달한 나노 유전자 전달체는 헐거워진 암세포 주변 혈관을 통해 암세포 주변 조직에 도달하고, 빛을 받아 활성화 되어 더욱 깊은 조직까지 침투하게 됨. 최종적으로 암세포내에 전달된 나노 전달체는 암세포내 소기관(엔도좀, endosome)의 낮은 산도에 반응하여 치료용 유전자와 분리되고 다시한번 빛을 받아 세포내막을 붕괴시켜 치료용 유전자가 암세포 핵으로 효과적으로 전달되는 것을 도와줌.

(그림 2) 나노재료 분야의 세계적 저널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誌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11.805) 2015년 25권 23호 표지 선정.

(그림 3) 빛을 이용한 스마트 유전자 전달: 치료용 유전자를 함유한 스마트 나노전달체는 암세포 환경에서 분리되어유전자 치료제의 손상을 막고, 빛을 받아 일항산소를 발생하여 세포막을 붕괴시켜 유전자 전달 효율을 높임.

(그림 4) 빛 조사에 의한 나노 유전자 전달체의 유전자 전달 효율 평가: 빛의 세기에 의존적으로 나노 유전자전달체의 유전자 전달능이 크게 향상됨을 확인함.

(그림 5) 동물모델에서의 조직투과율. 동물모델에서 빛을 조사하였을 때 나노 유전자전달체가 깊은 암조직까지 침투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는 몸속 깊은 곳의 종양까지 나노 유전자전달체로 치료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함.

(그림 6) 나노입자를 이용한 암치료 효능 평가: 정맥주사를 통해 치료용 유전자와 함께 투여한 후 빛을 조사한 결과, 시간에 따른 종양크기가 대조군에 비해 줄어들어 항암 효과가 탁월함을 확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