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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확대 추진 국민을 위한 올바른 선택인가?

2020년 5월 28일

비현실적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를 결사반대한다.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경험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는 방편으로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500명 이상 증원하여 국가 의료 인력 확대를 추진하려는 방안을 작성 중이다. 
아직 코로나19 감염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고, 어제(28일) 하루에도 79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학술적 분석과 정부의 방역 대응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임에도 정부는 명확한 근거 없이 코로나19 사태의 후속 조치로 의대 정원 확대에 나서려 하고 있다.

전 세계에 팬데믹(Pandemic)화 한 코로나19 감염 대응에 있어 대한민국은 비교적 성공적으로 국민의 생명을 지켜낸 사례로 평가되어 많은 국가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대한민국의 방역 대응 성공 요인은 의료인들의 헌신과 희생, 정부와 국민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진 결과이다. 초기 방역 대응의 혼선을 극복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감염 극복을 위한 정책 추진과 많은 의료인의 헌신적인 노력에 국민의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해 단시간 내에 감염 확산을 저지하였다.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을 이끈 정부는 다가올 2차 대유행과 새롭게 발생할 수 있는 감염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적인 국가 의료 정책 수립의 필요성이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정부는 공공의료 기능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이를 뒷받침할 방안으로 의사 수 확대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국민을 위한 올바른 의료 정책인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

대한의사협회는 그동안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의사 수 늘리기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의사인력 수급이 의료제도 및 의료이용 행태 등에 미치는 영향과 인구 감소 및 그로 인한 영향력 등 변화하는 시대적 상황들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검토와 논의를 통해 의사인력 수급의 적정화 방안이 마련되는 것이 마땅하다. 의사 인력 양성은 ‘백년대계(百年大計)’가 있어야 하는 것이며, 그런 계획 없이 당장 현안 해결의 방편으로 인력 증원에 관한 논의를 하는 것은 탁상공론식 정책으로 보여진다. 


실제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일부 국가에서 의료인 부족을 호소하기도 했지만, 의사의 부족이 감염 확산 대응의 결정적인 실패 요인으로 분석된 경우는 없었다. 또한, 의사 인력 확대를 통한 국가 방역 체계 수정이나 감염 대응 정책을 주장하거나 추진하려는 움직임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런데도 감염에 대한 방역 대응에 비교적 성공적이라고 자평하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의사 인력의 증원을 주장하는 것은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한 의사의 헌신적인 노력을 제대로 평가하기보다는 안이한 자세로 다가올 2차 대유행과 신종 감염병 대응에 대한 미봉책에 불과하게 여겨진다.

인구 구조의 변화와 의료 수요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나 평가 없이 졸속으로 단순히 의사 인력 확충을 통한 공공의료 강화 정책을 추진하려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다. 정부는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의사 인력 증원을 논하기 앞서 의료 혜택의 사각 지역에 놓인 지방 의료 활성화를 위한 조치를 선행해야 한다. 또한, 수도권에 집중된 의료기관 설립을 제한하고 의료인이 지방에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개선을 통해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의 방향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 

공공의료 확충에 앞서 공공의료를 담당할 의료인의 처우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시행한 다음 정책을 평가하고 인력이 부족하다면, 이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의사 수 확대 방안을 추진해야 정당할 것이다. 국가적 재난을 계기로 정부ㆍ여당의 정책을 추진하려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것인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전라남도의사회(회장 이필수)는 의료계와 논의 없는 일방적인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안에 결단코 반대한다. 

만일, 정부가 전라남도의사회의 우려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정책 강행에 나선다면, 2,700여 전라남도의사회원은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모든 역량을 총 동원해 저지에 나설 것임을 천명한다. 정부의 올바른 판단을 촉구한다. 

2020년 5월 28일

국민건강을 수호하는 
전 라 남 도 의 사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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