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린(逆鱗)은 정조(1752∼1800)의 즉위시기인 1777년 7월 28일 발생했던 왕의 암살을 둘러싸고 벌어진 ‘정유역변(丁酉逆變)’을 그린 영화다.
역린(逆鱗)은 용의 목에 거꾸로 난 비늘, 즉 군주가 노여워하는 군주만의 약점 또는 노여움 자체를 가리키는 말로 ‘한비자’ 가운데 소제목 ‘세난(說難/유세의 어려움)’에서 “군주를 설득하고자 하는 사람은 이 역린을 건드리지 않아야만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진다.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감동시키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는 중용 제23장을 메시지로 전한다.
1762년 사도세자가 뒤주에서 죽음을 본 어린 정조는 '역적의 아들은 왕이 될 수 없다'는 분위기에도 1776년에 왕이 되어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고 일갈한다.
정치적 기반이 거의 없었던 즉위 이듬해 1777년 7월 28일 왕의 서고이자 침전인 존현각에 자객이 숨어든 '정유역변'이 영화의 모티브다.
노론이 권력을 잡고 왕권은 약한 상황아래 정순왕후의 견제와 아버지의 원수 훈련대장 구선복의 은근한 항명이 이어지는 가운데 어린 시절부터 그를 따르던 내관 상책마저 노론의 끄나풀로 밝혀지고, 정순왕후를 독살하려 한 혐의로 어머니 혜경궁 홍씨도 체포된다. 노론의 끈질긴 공격 속에 수세에 몰린 정조는 금위영 대장 홍국영과 함께 반전을 노린다.
궁궐 내의 복잡한 인물들 정조, 정순왕후, 혜경궁 홍씨, 홍국영 등 실존 인물에 상책, 살수, 광백, 월혜 등 허구적 인물들이 더해져서 얽히고설킨다.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 등의 드라마를 연출했던 이재규 감독의 첫 영화 데뷔작으로 현빈, 정재영, 조정석, 조재현, 한지민, 김성령, 박성웅, 정은채 등이 출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