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학기술진흥기구 (JST)는 전략적 창조연구추진사업의 일환으로 수행된 게이오 대학 연구진의 연구에서 신경회로가 선택적으로 형성 및 유지되는데 필수적인 단백질을 발견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우리의 뇌에는 1,000억 이상의 신경세포가 존재하고 있으며, 신경세포간에는 ‘시냅스’라고 불리는 매듭으로 연결되어 신경회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생후 신경세포에서는 일시적으로 과잉 시냅스가 형성되어 미숙한 신경회로가 만들어지지만, 성장과 함께 필요한 신경세포는 강화되고 불필요한 시냅스는 제거되는 ‘시냅스 가지치기’ 과정을 거친다. 지금까지 연구를 통해 시냅스 가지치기는 뇌 내의 모든 부위에서 일어나는 보편적인 현상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시냅스 가지치기에 의해 완성된 신경회로는 그 후 장기간 유지되고, 기억이나 학습과 같은 고차 신경기능을 담당한다. 한편 스포츠나 악기연주와 같은 반복되는 학습에 의해 익숙해지는 ‘운동기억 및 학습’은 후두부에 위치한 소뇌에서 담당하고 있다. 소뇌 하부의 연수에 위치한 ‘하 올리브핵’의 신경세포에서 자란 돌기(등상섬유)는 소뇌의 푸르키네 세포(Purkinje cells)와 시냅스(등상섬유 시냅스)를 형성한다. 등상섬유는 소뇌에서 운동 및 학습을 발생시키기 위한 교사신호로 작용한다고 알려져있다. 생후 푸르키네 세포는 복수의 등상섬유와 시냅스를 형성하지만, 발달과 함께 등상섬유 사이의 강약이 생기고 최종적으로 약한 등상섬유와 그 시냅스는 가지치기되고 1개의 강한 등상섬유로 형성된 시냅스가 살아남든다. ([그림 3]) 이와 같은 등상섬유 시냅스 가지치기 과정에 장해가 있는 유전자 변환 마우스에서는 운동기억 및 학습이 현저하게 저하된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등상섬유 가지치기가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그림 3] 등상섬유 시냅스 회로의 생후 발달변화](//www.mdon.co.kr/data/photos/20150105/art_1422278750.jpg)
본 연구에서 연구진은 소뇌에 위치한 등상섬유 시냅스 가지치기 현상을 모델로 적절한 신경회로를 형성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해명하고자 하였다. 최근 본 연구그룹은 다른 연구그룹이 면역계에 작용하는 분자 보체 C1q와 비슷한 단백질 (C1q 패밀리 분자)이 신경세포에서 시냅형성이나 제거에 관여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 등상섬유의 기원이 되는 하 올리브핵 신경세포는 C1q 패밀리에 속한 C1q11을 만들어낸다는 점에 착안하여 연구진은 실험을 수행하였다.
연구진은 선 C1q11 유전자가 결핍된 C1q11결손 마우스를 제작하여 등상섬유 시냅스의 시냅스 가지치기 과정을 관찰하였다. 야생형 마우스에서는 1개의 강한 등삼성유가 강화되고 약한 등상섬유의 가지치기가 진행되었지만, C1q11 결손 마우스에서는 강한 등상섬유가 강화되지않아, 다른 약한 등상섬유 시냅스 가지치기에 장해가 생긴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등상섬유에서 분비된 C1q11은 푸르키네 세포에 존재하는 BAI3이라고 불리는 수용체와 결합한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림 4]) 한편, BAI3 유전자 결손 마우스 (BAI3 결손 마우스)나 C1q11-BAI3 간의 결합을 저해한 마우스에서도 등상섬유 시냅스의 가지치기에 장해가 생겼다. 결과적으로 C1q11이나 BAI3을 결손시킨 마우스에서는 소뇌신경회로의 의존한 운동기억 및 학습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림 5]) 또한 성숙한 야생형 마우스에서도 C1q11이나 BAI3을 제거하면 등상섬유 시냅스가 사라진다는 것과 C1q11-BAI3 신호효과는 등상섬유 시냅스가 어른이 되어서도 유지되기 때문에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상의 결과에서 C1q11-BAI3 신호효과는 소뇌가 발달하면서 특정 등삼성유가 선택적으로 강화되고 약한것이 가지치기되기 위해서 필수적이며, 성숙한 후에도 신경회로의 유지 및 운동학습을 제어하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C1q11 관련분자인 C1q12-4는 소뇌 이외의 여러 가지 뇌 부위에서도 존재한다. 또한 다른 C1q 패밀리 단백질도 여러 가지 신경회로에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그룹이 소뇌에서 C1q11 신호효과 메커니즘을 해명한 연구결과는, 다른 신경회로에 있어서 C1q패밀리 단백질을 통한 시냅스 가지치기나 기억 및 학습 기재의 이해에 연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최근 발달장해나 정신질환의 원인의 하나로 시냅스를 기반으로 한 신경회로 장해가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C1q11과 결합한 BAI3은 통합 실어증이나 양극성장해와 관련 유전자로 보고된 사례가 있다. C1q11-BAI3 신호효과에 의한 새로운 신경회로 형성 및 유지기재를 연구한 본 연구의 성과가 이후 여러 종류의 정신질환의 원인 해명과 치료법 개발에 새로운 가능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본 연구성과는 2015년 1월 21일 ‘Neuron’지에 “Anterograde C1ql1 signaling is required for determining and maintaining a single winner climbing fiber in the mouse cerebellum”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