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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식약처 항불안제 사전알리미에 대한 반박 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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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의료용 항불안제의 적정사용과 오남용 방지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의사들에게 1단계 사전알리미를 서면 통보하였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서 항불안제 오남용 방지를 위한 조치로, 병용 처방의 경우 의존성 증가와 중추신경계 억제 위험성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물론 국민의 건강을 위하여 불필요한 항불안제의 사용이 줄어야 한다는 대의명분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진료 환경과 환자의 특성과 전문가의 처방에 기계적으로 경고를 날리는 것이 국민건강과 환자의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도 분명하다. 이번 조치에서는 우울증 및 불안장애의 치료에 대한 일선의 고민과 노력에 대한 어떠한 배려도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첫번째로, 소량의 항불안제의 다종병용요법이 한 가지 항불안제를 과량으로 처방하는 것 보다 위험하다는 근거가 전혀 없다는 것이다. 이번 조치에서는 항불안제의 4종 이상 병용 투여에 대하여 사전 알리미를 통하여 경고를 하였으나, 실제 진료에서는 특정 약물에 대한 의존성을 줄이기 위하여 소량의 항불안제를 병용투여 하다가 약제를 줄이는 치료가 흔히 이루어진다. 이 경우 소량의 항불안제의 병용투여가 더 위험하다는 어떠한 근거도 없을뿐더러, 오히려 안전하게 총 투여량의 감소를 유도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이것은 안전사용기준이라는 것이 단편적이고 기계적으로 작성이 되었기 때문에 실제 진료현장의 모습을 전혀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두 번째 로는, 진료 과의 특성에 대한 고려 없이 일관적으로 사전알리미를 보냈다는 점이다. 정신건강의학과는 그 특성상 불안장애나 우울증, 알코올 의존증에 대한 비율이 매우 높고, 심지어 타과에서 장기간 불면증 등으로 치료하다가 전원 된 환자도 많다. 이 경우 일반적인 형태의 항불안제 처방은 전혀 효과도 없고, 용량을 증량하거나 병용처방이 불가피한 경우가 어쩔 수 없이 생긴다. 이 경우에도 다른 과에서의 기준과 똑같이 경고를 보낸 것은, 특정 질환군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위하여 전문분과가 있는 의료시스템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모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더 적은 용량으로 환자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병용투여 하는 순간, 약물 사용을 오남용 하는 것으로 낙인이 찍히는 형국이다.
 
 세 번째 로는, 항불안제의 경우 개인마다 감수성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다. 다른 약물과 달리 항불안제는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용량이 개개인마다 차이가 매우 크다. 심지어 한 환자의 경우에도 최근의 컨디션이나 감정 상태에 따라 약물의 효과나 부작용의 차이가 매우 두드러진다. 따라서 항생제 등 타 약물에 비해서 적정 용량이라는 것이 개인별, 상태별로 그 차이가 크기 때문에 현재 약물투여가 과용량 인지, 적정용량인지는 일관적인 기준을 가지고 기계적으로 평가할 수가 없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전문가의 사용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의사는 일반 국민에 비해서 항불안제사용이나 불안장애 치료에 대해서 전문가이고,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는 일반 의사에 비해서도 이에 대해서 더 전문가이다. 특히 개개인 환자가 어떻게 하여 이 치료를 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관적인 기준을 적용하기는 어려운 일이다. 타과에서는 치료에 대해서 표준화된 기준이 많이 마련되어 있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치료에서는 이런 부분이 타과보다 적은 것은 질환의 발병과 치료가 단일 요인에 의해서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이 전문가에게 치료를 위임하고, 그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한 까닭이다. 그러나 이번 서면 알림에서는 이러한 점을 모두 무시하고, 일관적인 기준으로 경고를 발송하였다.
 
 물론 불필요한 항불안제 사용의 감소라는 대의명분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단순히 4제 이상의 항불안제 병용사용이 문제라거나, 과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등의 잘못된 기준에는 동감할 수 없다. 오남용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장기간 처방 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권유하는 등의 실질적인 대책에 더욱 신경 써 줄 것을 촉구한다.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 
회장 김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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