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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감염이라는 것

 

앨빈 토플러는 자신의 저서 권력이동에서 테러는 발생이 문제가 아니라 확산이라고 했다.

감염병이 문제가 되는 이유 역시 이와 유사하다.

감염병이 문제가 되는 까닭은 바로 병이 난 환자가 병을 혼자 앓는 게 문제가 아니라 이런 저런 경로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염을 시키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수많은 질병 중에서 감염병은 사회적 이슈가 된다.

매우 썰렁한 예가 될 수도 있겠지만 80년대 말인가 지하철과 버스가 파업하기 전까지 나는 저 이동수단이 자기 혼자서 움직이는 줄 알았다.

파업을 겪어 짜증을 내면서 새삼 나는 거기에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달은 적이 있다.

그랬다.

지구에는 사람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나는 언젠가부터 감염병이 돌때마다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을 떠올리곤 한다.

바이러스의 반란, 세균의 반란......

이런 상상을 해본다.

동물농장을 패러디한 미생물농장이라는 소설을 누군가가 쓴다면 어떤 결말을 냈을까?

미생물농장의 주연을 맡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판데믹을 일으키고 인간에 위협을 가하면 동물농장의 돼지나 개들처럼 타락을 할까?

그들이 우유와 사과를 빼돌리듯이 플루들은 배지를 자기들만 먹을까?

지능이 떨어지는 세균들은 영리한 바이러스의 하층계급으로 소처럼 일만하게 될까?

감염병은 인간과 동물, 인간과 미생물의 경계를 다시 느끼게 한다.

더불어 사람은 싫든 좋든 서로 부대끼며 접촉을 하며 살아간다.

디지털세상이 되었다 해도 사람은 필요할 경우에만 접속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 것은 아니다.

감염병은 거주환경의 경계를 허물고 전파의 공포 속에서 우리는 결국 함께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을 되새기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감염은 의학적 이슈가 아니라 사회적 이슈가 된다.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의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이슈를 해결하려면 정치적이 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감염병은 정치적 차원으로까지 확대된다.

다른 질환과는 달리 감염병이 발생하면 국가가 깊게 관여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과거에 감염병과 관련해서 재미있는 말이 있었다.

보수는 감염을 차단하려 하려 애쓰고 진보는 정책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현대사회에서 이 경계는 이미 오래전 허물어졌다.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이제 이분법은 촌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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