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질환 연구의 새로운 흐름
김태일
대한장연구학회 학술위원장 / 연세의대 내과학
서론
오가노이드(organoid)는 해당 장기의 기능적 단위가 그대로 시험관에서 모사된 미니 장기(mini-organ)로서 해당 장기의 여러 특성을 시험관에서 관찰할 수 있고, 여러 약제의 효과나 독성 등을 시험관 내에서의 미니 장기의 반응으로 빠르게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장점으로 잘 알려져 있다. 기존의 세포주를 이용한 테스트 보다 실제 인체 장기에 더 가깝고, 동물 실험보다 훨씬 간편하고 빠르며, 인체의 실제 장기 및 질환과 매우 유사한 조건에서 테스트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최근 유용성이 강조되고 있다. 오가노이드는 소장에서 처음 배양되었고, 그 후 최근까지 여러 장기에서 배양법이 개발되면서 그 적용 가능성과 미래의 유용성이 알려지고 있다.
[그림. 장선와(crypt)는 장점막 구성의 단위로서 분리하여 특정 배양 조건에서 증식 증폭이 가능하게 되었고 (A), 대장 선종 등 특정
장질환에서의질환모델로서 지속적 증식과 유지가 가능하여 병태생리 연구 및 치료제 개발 모델로서 유용한 방법으로 제시되고 있다.]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병태생리 연구
염증성장질환이나 가족성 폴립증 또는 대장암, 그리고 장점막의 기능 이상을 유발하는 유전성 질환과 같이 유전적 소인이 있는 질환에서 해당 환자의 정상 장점막에서 장선와 (crypt)를 내시경적 생검으로 채취하여 오가노이드를 증폭하게 되면 해당환자의 장점막의 기능적 단위를 시험관 내에서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해당 환자의 오가노이드의 변형이나 특정 환경에서의 변화를 시험관 내에서 분석함으로서 해당 질환의 원인 및 병태생리와 향후 치료 표적에 대한 초기 연구를 기존의 방법들 보다 이상적인 방법으로 빠르고 쉽게 진행할 수 있다.
오가노이드 이식을 이용한 재생의학
오가노이드는 장점막의 줄기세포에서 기원하여 장점막의 기본 단위인 장선와를 이루게 되므로, 작은 양의 정상 점막으로부터 시험관 내에서 오가노이드를 충분히 증폭시킬 수 있다. 그리고 장점막에 발생한 난치성 궤양과 같이 손상된 점막에 증폭한 오가노이드를 이식하여 장점막의 회복을 증진시킴으로서 난치성 장질환에서 미래 재생의학의 유용한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다. 아직 일부 임상 연구 단계이지만 단장증 (short bowel syndrome) 등의 난치성 장질환에서 적용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정밀의학
오가노이드는 정상 또는 질환상태 기관의 형태학적 기능적 단위의 집합체로서, 여러 약제의 독성 테스트나 특정 장질환에 대한 효과를 시험관 내에서 이상적으로 테스트할 수 있는 미니 장기이다. 따라서 정상 오가노이드는 특정 약제의 독성 테스트에 이용될 수 있고, 대장암과 같은 종양 오가노이드는 종양에 대한 항암약제의 효과를 시험관내 테스트로 빠르게 판단하고 예측함으로서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정밀의학의 맞춤형 치료에 이용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직 이 방법의 유용성은 향후 여러 임상 조건의 연구에서 단계적인 효율성 입증이 필요하다.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약제 개발
환자로부터 해당 질환에 대한 오가노이드를 배양할 수 있으므로 해당 질환의 이상적인 시험관 내소형 질환 모델을 만들 수 있게 되고, 난치성 장질환의 약제 개발에서 기존의 세포주나 동물실험에서 이용되었던 방법 보다 훨씬 인체에 가까운 질환 모델을 시험관 내에서 구현할 수 있으므로 빠른 약제 검색과 임상시험 진입에서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된다. 기존의 약제 개발 방법에서 수년간 걸리는 효과와 독성 검색을 인체에 가까운 모델을 이용하여 고효율로 진행이 가능하게 할 수 있다.
전망
오가노이드에 대한 연구는 아직은 시작단계 이지만, 질환의 인체 모사 모델을 이용하여 해당질환의 병태생리 연구와 맞춤형 치료를 위한 정밀의학의 적용, 그리고 해당 질환에 대한 약제의 효율적 개발에 이용할 수 있고, 건강한 오가노이드는 약제 독성 테스트, 또는 손상된 장기의 재생에도 이용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소장과 대장에서 처음 오가노이드 배양법이 개발되면서, 여러 장기와 질환 모델에서도 오가노이드 배양법이 개발되었고,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여러 가지 유용성이 예상되므로 장질환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장기에서도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연구와 적용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아직 실제 임상적 적용을 위해서는 여러 단계의 검증이 필요한 상태이다.
[출처 대한의학회 e-NEWSLETTER No. 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