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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긴급의약품 정의내리기


오래 전 일이다.

알만한 사람이 이런 부탁을 했다.

자기 아내가 암에 걸려 투병중인데 말도 안되는 소린줄은 알지만 귀사의 임상시험에 참여하여 대조약말고 시험약그룹에 넣어줄 수 없느냐고.

임상시험 참여는 조건이 맞으면 가능하겠지만 이중맹검인데 어느 군을 골라서 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필사적이었다.

그는 자신이 그런 짓을 못하게 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안되겠냐고 다시 사정을 했다.

들어줄 수가 없는 요구였기에 정중히 거절을 했다.

그리고 얼마후 우리는 장례식장에서 만났다.

그는 나를 보고 무안해 했다. 

나는 그의 손을 붙들고 부탁하신 건에 대해 도와드리지 못해 미안했다는말을 전했다.

내 어깨를 툭치며 그가 상주답지않게 희미하게 웃었다. 

 

WHO의 의료윤리위원회는 안전성검증을 받지못한 서부아프리카의 유행지역에서 시험단계의 치료제에 대해 사용을 허가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하루전 효과나 부작용이 밝혀지지 않은 등 안전성이 아직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험단계의 약을 사용하는 것이 윤리적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WHO의 발표를 보고 나는 의아스러워 했다.

그러면 미국이나 스페인에서 쓴 건 비윤리적이라는 얘기?

타미플루에 데인 악몽이 아직 남아있는 탓인지도 모르겠으나 치료제는 백신과는  또다른 것이다.

B급전문가의 입장에서 볼 때 에볼라는 위생이나 소독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후진국형 감염병일 수도 있다.

한발 더 나가서 WHO가 현재의 개발회사들에 생산을 독려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1990년대초 Baxter가 한국에 혈액제제 개방압력을 가할 때의 일이다.

과천 술집에서 이러저러한 관계자들과 가상의 상황에 대해 논쟁을 벌인 적이 있었다.

 

AIDS바이러스는 혈액이나 체액을 매개로 전파된다. 

AIDS바이러스는 열에 약하다.

혈액제제는 60도에서 10시간 열처리 공정을 거친다.

혈액제제를 쓰지 않으면 당장 죽어가는 환자가 위기상황에 처해 있을 때 만일 AIDS에 오염된 혈액으로 제조한 혈액제제가 있다.

이 제품을 써야 하는가, 말아야 하는가?

나는 당시 AID가 찜찜하기는 하지만 일단 열처리도 되었고 또 AIDS바이러스는 잠복기가 길기 때문에 설사 이로 인해 오염이 된다하더라도우선 사람은 살려놓고 봐야하므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내 의견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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