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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건선전문의 조성진교수, "외용제 올바르게 사용한다면 장기간 호전상태 유지 가능"

생물학적제제, 유효성 뛰어나지만 일부 부작용 주의해야

우리나라 건선인구는 대략 50만명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 중 중증 및 난치성 건선 환자는 30%가량 되는 17만 명으로 집계된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 즈음에서 발병환자가 증가하고, 기존 건선환자도 악화되는 경향이 많다.

 

북유럽과 같이 겨울이 다소 길고 자외선 조사량이 적은 국가에서 좀 더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건선은 지속적인 관리와 보습이 필요한 만성질환이지만, 적절히 대처하여 깨끗한 피부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서울대 조성진 교수는, 현재 서울대병원의 유일한 '건선' 전문의로 주로 중증환자들을 진료하고 있으며 항암제 부작용으로 인한 피부질환도 함께 연구하고 있다. 취재진은 세계 건선의 날을 앞두고 조성진 교수로부터 1차 진료에서 권고되는 외용제 사용부터 생물학적 제제까지, 단계별 진료지침에 대한 견해를 들어보는 시간을 갖었다.

 


10월 29일은 세계 건선의 날입니다.
건선발병률의 세계적인 추세와 현재까지 알려진 건선의 발병 및 악화 요인에 대해 간단하게 말씀 부탁드립니다.


건선은 인종에 따라 다소의 차이는 있지만 세계적으로 약 2-3%의 유병률을 보이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유병률은 약 1-2%일 것으로 추정하며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에 있습니다.
지나친 피부의 자극이나, 정신적 스트레스, 기후의 변화와 같은 외부요인이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빈부와 노소에 관계없이 다양한 계층에서 발병하며, 감염(상기도 감염 등)이 갑작스런 악화의 시발점이 될 수 있으므로 환절기에 특히 유의하도록 해야 합니다. 


국소치료(연고제)로 건선이 완화되고 완치에 가까운 상태로 유지되는 환자들도 있는지요? 1차 치료로도 장기간 호전상태를 유지하는 사례가 얼마나 되는지 문의드립니다.

 

경미한 환자의 경우에는 도포제만으로 거의 병변이 없는 상태를 장기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대학병원의 특성상 경미한 환자보다는 심한 환자들을 자주 봅니다만, 도포제만으로 잘 관리하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농포성 건선은 조그만 좁쌀 크기의 고름주머니가 무수히 급속하게 전신에 생겨나는 형태이며, 열이 나거나 한기가 들고 관절의 통증과 같은 전신증상이 동반됩니다. 농포성건선은 도포제만으로 치료하기 어렵고 경구약이나 생물학적제제와 같은 전신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생물학적 제제들의 경우 부작용이 비교적 가벼워서 많이 선호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2003년 미국 FDA에서 첫 생물학적제제가 건선치료에 승인을 받은 이후 다양한 종류의 생물학적제제가 현재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들 생물학적제제의 효과는 우수하며 기존의 치료제에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있어 중단된 환자에서 좋은 효과를 낸 보고가 많습니다.
그러나 생물학적제제도 다른 건선치료제와 같이 부작용이 있으며, 특히 잠복결핵이나 바이러스성 간염 환자는 해당 질환의 악화가 우려되며, 그 외 림프종이나 신경계 질환 등의 부작용이 드물게 보고되고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항간에는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고기류나 짠 음식을 절제하면 건선을 완화할 수 있다는 대체의학적 소견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지금까지의 연구들을 종합할 때 건선에 효과가 있는 음식에 대해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최근 건선환자에서 동맥경화,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의 심혈관계 및 대사성 질환이 일반인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이 밝혀져 이들 심혈관계 및 대사성질환을 예방하거나 호전시킬 수 있는 음식을 건선환자에게 권하는 것은 좋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두피건선의 경우는 머리카락에 뒤덮혀 있어 연고제를 도포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리고 자연 자외선을 쪼여주기도 쉽지 않은데요 엑시머 레이저가 효과적이라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보시는지요?
 

두피는 건선 치료 과정에서도 가장 나중에 호전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성분의 도포제가 샴푸, 액상, 젤 등의 형태로 개발되어 있기 때문에 증상에 중증도와 생활패턴을 고려하여 처방받아 사용하면 증상의 호전을 볼 수 있습니다. 두피 외에도 심한 건선이 남아 있다면 경구약 복용을 고려하지만, 두피에만 병변이 남아 있으면서 도포제에 반응이 크지 않을 경우에는 엑시머레이저 치료을 고려하면 좋겠습니다.


312nm 자외선(Narrowband UVB)의 경우 UVB치료를 받는 건선환자에 피부암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연구를 하셨는데요, 연구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자외선은 피부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선 치료에 312nm 자외선을 이용한 광선치료가 매우 효과적이라서 많이 이용하고 있는데, 피부암을 유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 1998년부터 2009년까지 광선치료를 받은 환자들을 조사한 결과 일반인과 비교하여 피부암 발생율이 높아지지 않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이는 외국에서 백인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와도 일치합니다. 이 단파장 자외선치료는 화상부작용도 적어, 어린이나 임산부에게도 사용 가능합니다. 이 단파장 자외선을 레이저화한 것이 엑시머 레이저(308nm)입니다.

 

 

항암제로 피부이상반응이 일어나는 환자들을 진료하시는데요 명현현상의 일종이니 환자들이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상담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항암치료를 받는 대부분의 환자들이 피부질환을 겪게 되는지 문의드립니다.  

 

명현반응은 치유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악화를 보이다가 결과적으로 완쾌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한방에서 이야기하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중대한 부작용을 명현반응으로 오해하고 치료를 늦출 경우 환자에게 심각한 위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 될 용어라고 봅니다.

항암제 사용에 의한 피부유해반응은 피하기 어렵고 항암제를 투여하는 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경미한 피부건조증은 대부분의 환자가 겪기 때문에 적절한 피부관리가 필요하고, 뚜렷한 피부부작용이 발생했을 때에는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최근에는 효과를 높인 표적치료제를 항암치료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중 표피성장인자수용체 억제제는 정상세포의 표피성장인자수용체에도 작용을 하기 때문에 피부유해반응이 매우 흔하게 나타나고 그 양상도 특징적입니다. 얼굴와 두피, 가슴 등에 여드름과 비슷하게 보이는 구진 농포성 발진이 생기는 경우가 많고, 손발톱주위의 염증이나 탈모 증상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심한 부작용은 아니더라도 가려움과 피부건조증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겪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multi-kinase 억제제들은 다양한 발진과 부종, 가려움이 생길 수 있고 이들 약제 중 일부는 손발바닥에 피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손발바닥 피부 증상이 생기는 항암제는 이 외에도 다수가 있는데, capecitabine 은 전신 부작용은 적지만 손발바닥이 아프고, 물집이 생기거나 벗겨지는 증상으로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항암제에 의한 유해반응은 항암치료를 중단한 후 한 두 달이 지나면 대부분 호전을 보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항암제가 개발되어 임상에 적용될수록 새로운 양상의 피부유해반응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심한 경우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보습제 도포, 자외선 차단, 목욕습관 개선 등과 같이 일반적인 피부관리 지침만 잘 따라도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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