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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국의사대표자대회 연대사 2

이윤호(대한지역병원협의회 공동회장 / 고흥윤호21병원장)



저는 전라도 고흥에서 조그마한 중소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지역병원협의회 공동회장 이윤호입니다. 날이 많이 더운데 전국각지에서 모인 많은 대표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늘 우리는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의료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여기 대표자 여러분 모두 느끼고 있겠지만, 최근 병원에 환자들이 별로 없습니다. 경제가 어려워 그러나 내가 진료를 잘 못해서 그러나 그러면서 자책을 해보기도 하고 애꿎은 직원들 탓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귀에 들려오는 이야기는 대학병원의 MRI촬영 하나 하는데도 며칠, 몇 주를 기다려야하고 조그마한 수술을 하려해도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만 들립니다. 대도시 대형병원에는 입원실이 없어 응급실 바닥에 누워 있어야 하고 대학병원 응급실로 환자 전원을 할라치면 응급실에 환자가 너무 많고 받아줄 베드가 없으니 다른 병원을 알아보라고 합니다. 이런 작금의 현실에 분노가 치밀어 오릅니다.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나 되짚어 보면 지난 2년간 문재인 케어가 시행되면서 무분별한 급여화가 되면서 그럽니다. 너도 나도 대학병원에서 검사를 하고 수술을 받으려고 합니다. 대학병원의 교수님들은 밀려드는 환자로 연구는커녕 환자보기 바쁩니다. 대학병원 직원들은 일이 많다고 아수성입니다. 이처럼 의료전달체계 붕괴되면서 우리나라의 모든 의료가 왜곡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간호등급제와 간호간병 서비스제도가 시행되면서, 지금 시골에서는 신규간호사 뿐만 아니라 경력간호사도 구경할 수 없습니다. 아무리 최고의 대우를 약속한다는 광고를 내어도 면접 한명 오지 않습니다. 겨우 채용한 간호사도 몇 달이 되지 않아 큰 도시 대형병원으로 가버립니다.  간호사 못 구해서 병동을 폐쇄하고 응급실 문을 닫았습니다. 또한 종합병원 반납하고 일반 병원으로 내렸습니다. 저 같은 의료 취약지 병원들은 간호등급제의 1등급은 다른 먼 나라 이야기입니다. 또한 간병을 할 사람이 없는 시골 의료 취약지에서 더욱 필요한 간호간병제는 꿈도 못 꾸고 있습니다. 정상적인 간호 관리는 생각지도 못하고, 간호사 수급이 안되어 소수의 간호사와 응급 구조사나 조무사 등 대체인력으로 병동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 정부 관계자 분이나 최대집 회장님, 이것만은 꼭 해결해 주기를 이자리를 빌어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또, 비급여를 급여로 바꾸면 정당한 수가를 책정하여 그에 따른 손실을 보상을 해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수가 보상안 마련하면서 질관리 제도를 들이밀었는데, 이거 다 대학병원, 대형병원이 다 가져가고, 할 여력이 되지 않은 의원이나, 작은 병원에는 전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정책이 대도시 대형병원 특히 빅 5 대학병원의 배만 불려주는 꼴이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너무 많은 규제들이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고 있습니다. 스프링클러 설치해라, 수술실 공기정화 장치 설치해라, 의료기관 인증해라, 안전관리 기준 지켜라, 감염 관리 잘해라, 자고 나면 하나씩 규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규제를 하였으면 제정에 대한 대책을 세워줘야 하는 것 아닙니까? 현실에 맞지 않은 수가를 가지고 모든 경비를 병원이나 의원에 미루는 행위는 책임 전가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저처럼 시골의 의원이나 병원장들은 가슴에 멍이 듭니다. 병원을 유지하기도 힘든데 돈이 한두푼 드는 것도 아닌 것을  어떻게 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 의사들은 모든 직종을 통틀어도 가장 전문성을 인정받는 전문가집단입니다. 임상 의료와 보건에 관해 의사들보다 더 잘 아는 집단은 없기 때문에, 한국의료의 미래를 걱정하고, 그 잘못되어 가고 있는 현 의료를 올바르고 현실적인 의료로 만들려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관계자들이 한국의료에 대해 현실적으로 깊은 고민을 한다면, 우리 의사들이 의견을 들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거대한 정부와의 투쟁에 두렵고 떨립니다. 그래도 아무리 힘들고 어려워도, 현실에 안주하고픈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이라는 위대한 나라의 의료를 위해, 이제 의업에 막 뛰어든 전공의들을 위해, 그리고 아무것도 모른 채 의대에 입학한 까마득한 후배 의사들을 위해 어려운 싸움을 시작해야 합니다. 우리가 모여 굳건한 대오를 조직하고 일사분란하게 움직여 한 목소리를 낸다면 정부도 우리의 의견에 따를 것입니다.

정부는 보장성 강화 정책을 통해 공공성을 높이고 의료전달체계 전체를 개편한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우리나라의 의료의 선진화보다는 역설적으로 대형병원들에게 환자와 자본을 집중시킴으로써 의료의 평등을 악화시키고, 대형병원들의 이익을 극대화시키는 반국민적인 정책을 펼치는 것입니다. 2019년 우리 모두는, 더 잃을 것이 없는 무산계급이며, 정부에 대하여 우리들의 정당하고 올바른 의견을 제시하고 실행하도록 촉구해야 합니다. 의사동료, 관계자 여러분, 한국의료가 얼마나 왜곡되고 가고 있는지 행동으로 보여주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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