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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따른 대한의사협회 브리핑 [제1호]

2020. 1. 28.(화) 15:00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




1월 26일, 세번째 국내 확진 환자 발생에 따라 우리 협회는 긴급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하여 국민 여러분께 위험 지역 방문력과 증상이 있는 분들은 의료기관 방문 전에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인 1339를 통하여 상담하실 것과 마스크 사용과  철저한 손위생 관리, 문병과 해외여행 자제 등을 당부드렸다. 또, 의사회원과 의료기관에도 주의사항과 대응지침을 알렸으며 특히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으로부터 입국한 분들의 명단을 파악하여 전수조사 등 적극적인 조치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현재 이틀의 시간이 지난 가운데 네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또, 질병관리본부가 전수조사를 고려한다고 발표했고 어제는 문재인 대통령께서 직접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어제부로 설 연휴가 마무리되면서 오늘 오전부터는 대부분의 의료기관이 정상적인 업무를 시작한 상태이다. 오늘 브리핑은 최근 이틀 간의 상황에 대하여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을 말씀드리고 다시 또 몇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한다. 

1. 지난 담화문 발표시 세번째 확진환자의 발생이 우리 사회가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조치에 나서야 하는 시점을 의미한다고 말씀드렸다. 그 사이에 이틀만에 다시 확진환자가 추가 발생했다. 특히, 입국 시에는 무증상이었기 때문에 검역에서 발견되지 않았다가 나중에 진단된 사례까지 나왔다. 결국 지난번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제는 무증상 잠복기에 있을 수 있는 위험지역 방문자에 까지 관심을 넓혀야 한다는 의미다. 이러한 면에서 질병관리본부가 전수조사를 고려하겠다고 발표하고 이어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전수조사를 지시한 것은 적절한 판단이라고 본다. 정부가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조치에 나서주시기 바란다. 의료계도 협조할 것이다.   

2. 우한시에서 전세기를 통해 약 700명의 국민들이 철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상자는 제외하고 한국에 도착한 이후에는 잠복기인 2주간 국가 지정 시설에 머물면서 관찰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역시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하며 귀국 후의 관리 계획 역시 의학적으로도 타당하다고 본다. 

3. 이상 정부가 잘 대응하고 있는 부분들에 대해서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리지만 동시에 여러가지 우려가 되는 사항들에 대해서도 지적하려 한다. 

먼저, 1339에 대한 것이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2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후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있는 분들이 의료기관 방문 전에 질병관리본부 콜센터인 1339로 먼저 연락하여 국가 지정기관에서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신속하게 조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1339 로 전화를 하더라도 연결이 원활하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정해진 신고 대상이 아니니 그냥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으면 된다는 식의 안내를 받는 경우가 일선 회원들을 통해 협회로 제보되고 있다. 

현재 연휴가 끝나고 사례정의가 확대된 지금, 전화문의량이 급증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면 거기에 맞게 회선 증설과 담당자 증원 등 조치를 통해 환자나 의료기관에서 전화를 했을 때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또 콜센터 상담자가 전화를 건 분에게 지나치게 형식적으로 안내하거나 기계적으로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바로 일선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도록 안내를 하면 현장에서는 굉장한 혼란이 유발된다. 직접 전화를 걸 정도의 우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여러 사항을 확인해서 설령 신고대상이 아니더라도 가까운 선별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을 안내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음은 각 지역 보건소의 연락망 관련한 부분이다. 1339를 통하여 연결이 되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들이 있고 현장에서는 일선 의료기관에서 직접 관할보건소와 연결이 되어야하는데 여전히 많은 의료기관들이 보건소 연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보건소에 전화를 걸어도 구청으로 연결이 되어 ARS 식으로 한참 연결을 시도해야 하여 담당자와 바로 소통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지난 담화문 발표시에도 요청했던 부분인데 아직까지 어떤 응답도 받지 못하고 있다. 각 보건소들은 지역 소재의 지역의사회에 보건소의 핫라인 연락처를 공유하여 의료기관에서 필요시 즉시 상의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 또 각 시도청에서는 산하 시군의 보건소에서 이러한 협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신경써주기 바란다. 

질병관리본부에도 요청드린다. 먼저, 현재까지 확진된 환자의 증상 및 임상양상에 대해 의료계에 공유해주기 바란다. 현재 신고자 기준에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만 포함되어 있는데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확진자에서 이런 증상 이외에도 근육통이나 오한 등 다른 증상들이 같이 보고되고 있다. 이런 정보를 의료계와 공유하고 사례정의를 수정하는 데에 있어서 확진 환자의 임상양상들이 지속적으로 반영될 수 있기 바란다. 

두번째는 현재 28일부로 시작된 사례정의 제4판에 대한 의견이다. 2주 이내에 중국 후베이성을 다녀온 유증상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으나 2주 이내에 후베이성을 제외한 중국의 다른 지역을 다녀온 환자의 경우는 현재 흉부 방사선촬영을 통해 폐렴이 확진되어야 검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된다. 그러나 폐렴 진단은 한번의 흉부촬영만으로 불가능한 경우도 있고 혈액검사나 객담검사와 같은 보조적인 다른 검사 결과들도 참고해야 하며 흉부촬영을 하더라도 폐렴 의심 소견은 경우에 따라 심부전 등 다른 질환과의 감별도 필요하다. 다시 말해서 한번의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려울 수 있고 경우에 따라 일정기간을 두고 재방문, 추적이 필요할 수도 있는데 영상의학적 폐렴 진단으로 기준을 확정한 것은 실제 현장에서는 매우 적용되기 힘들다. 현 상황에서는 중국 방문력과 폐렴을 의심할 수 있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후베이성 방문자와 동일하게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 기준에 대해서 다음 판에서 어떻게 변경할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시고 의료계 의견도 감안해주시기 바란다. 참고로 우리 협회에는 회원들을 대상으로 비록 후베이성이 아니더라도 중국을 다녀와서 폐렴 의심증상을 보이는 환자에 대해서는 선별진료가 가능한 의료기관으로 안내하여 진료받을 수 있도록 권고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국민여러분과 언론에 말씀드린다. 현재 확진 환자가 강남과 일산 등을 활보하였다고 하여 이를 비난하는 여론이 있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닌 환자의 입장에서는 이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고 이렇게 사회적으로 비난을 하는 분위기는 결국 의심증상이 있어 스스로 1339에 연락하여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분들이 연락을 꺼리게 만든다. 환자가 본인의 증상에 따라 1339로 먼저 연락하여 조치를 받는 것은 높은 수준의 시민의식 없이는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이런 분들을 손가락질 할 것이 아니라 그 용기를 치하하고 망설임 없이 전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이것은 의료계 뿐만 아니라 국민 여러분과 언론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언론계에서도 자극적인 내용보다는 실제 국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 위주로 보도 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또, 확진 환자가 의료기관을 경유하였음에도 해당 기관이 DUR을 제대로 활용하지 않아 환자의 조기 진단 기회를 놓쳤다는 이야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 당시로서는 질본에서 내놓은 사례정의와도 부합하지 않았다. 또, 물론 현 상황에서 DUR을 이용한 해외여행력 확인이 필요하므로 협회에서도 회원들을 대상으로 이 시스템의 설치와 사용을 안내하고 있으나 DUR은 원래 의약품이용정보를 확인하는 시스템이고 의료기관의 의무사항은 아니다. 그런데도 부당하게 모든 책임을 의료기관에게 돌리는 분위기가 되고 있다. 이는 감염병 확산을 막는 최전선에 있는 의료인들의 사기를 땅으로 떨어뜨리는 일이다. 더군다나 많은 의료인들의 우려대로 폐쇄조치가 되는 의료기관까지 나오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이러한 손실에 대해서는 정부에서 분명하게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의료인들이 정부를 믿고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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