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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및기관

‘청년 돌연사’ 해법은? 국회 토론회 개최

2월 11일(화)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 국회 토론회

일반 심장검사해도 진단 어려운 유전성 부정맥 환자, 지원길 열리나
‘돌연사 위기’에 ‘의료 사각지대’ 까지, 이중고(二重苦)
서양인에 비해 최대 7배 많은 발생율 보여 지원책 절실


 

대한부정맥학회(이사장 오용석)는 국회 오제세 의원실과 함께 2월 11일(화)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급사로 이어지는 유전성 부정맥’을 주제로 국회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오용석 대한부정맥학회 이사장, 오제세 국회의원,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 초대회장, 배은정 대한부정맥학회 회장, 오동진 심장학연구재단 미래정책연구소장을 비롯한 이중규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안윤진 질병관리본부 희귀질환과장 등 학계와 정계, 보건의료분야의 정책 전문가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유전성 부정맥은 평소 무증상 질환으로 환자들은 사회적 활동이 활발한 젊은 나이에 급사가 발생함으로서 한 가정은 물론 사회적인 손실이 막대해 그 심각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특히, 이 질환은 평소 증상이 없기 때문에 병원을 방문할 기회를 놓치게 되고, 내원해 일반적인 심장검사를 받더라도 대부분 정상소견을 보여 환자나 보호자가 해당 질병을 보유하고 있는지 전혀 지각하고 있지 못하다는 측면에서 심각성이 더 하다고 할 수 있다.





급사의 원인 중 유전성부정맥이 차지하는 비율은 우리나라의 경우 약 14-15%에 달해 일본의 10% 보다 더 높은 유병율을 보이며, 1~2% 정도에 지나지 않는 서양인에 비해서는 최대 7배 까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실제로, 대한심장학회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8년간 1,979명의 급성 심장마비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14.7%가 유전성 부정맥이 원인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심장마비로 급사하는 사람 중 6~7명중 1명이 유전성 부정맥 환자인 것이다. 

이는, 국내에서 한해 약 3-4만명 정도가 급사로 사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대략 하루에 100명 정도가 사망한다면, 통계적으로 매일 14명이 유전성 부정맥으로 사망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심혈관센터 최종일 교수는 ‘청년 돌연사 해법은?’ 이라는 내용으로 발제한 자리에서 “현재는 심율동 전환 제세동기 거치술을 받을 때만 중증질환 본인부담금 산정특례고시 대상에 해당되어 관련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어있는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전성부정맥 질환은 심정지를 일으켜 돌연사를 발생시킬 수 있는 질환으로 최근 긴 QT증후군 △카테콜라민 다형성 심실성 빈맥 두 가지만 희귀질환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서 많은 유전성 부정맥의 원인이 되는 △브루가다 증후군을 비롯한 △짧은QT 증후군 △부정맥 유발성 심실 심근병증 등의 경우도 추가 희귀질환 지정이 필요하다는 견해다.



최종일 교수는 “국내에서 발생한 급성심장사와 유전성 부정맥 질환 간의 빅데이터를 통해 한국인에게 발병률이 높다”는 점이 증명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유전성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 예방을 위해서는 가족을 포함한 유전자 검사 급여기준 확대와 희귀질환 및 산정특례 지정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질병관리본부 희귀질환과 안윤진 과장은 “유전성 부정맥의 희귀질환 지정을 위해서는 명확한 진단을 위한 가이드가 무엇보다 필요하기 때문에 신속한 지정을 위해서 학회는 물론 여러 전문가 집단과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가겠다”라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 이선식 사무관도 "환자의 치료비 부담을 줄이고 유전성 부정맥 질환으로 인한 급사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자 및 의료계 현장에서의 목소리와 유전자 검사의 급여 확대에 대한 의학적 타당성이 확인되어야 하는 측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며 “이런 여러 가지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해 나가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유전성 부정맥 환자는 평소에는 건강해 보여 본인도 증상을 느끼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병원에서의 일반적인 심장검사로는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돌연사 위기에 처해 있다고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0년 4월 경기 중 42세의 일기로 사망한 고 임수혁 야구선수의 경우 사망원인이 부정맥으로 밝혀진 것은 널리 알려져 있으며, 신영록 축구선수는 2011년 5월 24세의 나이에 부정맥에 의한 급성 심장마비로 경기 중 쓰러졌다가 50일 만에 기적적으로 의식을 되찾기는 했으나 이 후 선수생활은 마감해야만 했다. 




대한부정맥학회 초대회장을 역임한 김영훈 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급사는 평소에 큰 이상이 없었던 사람이 확실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것을 말하는데 심근경색증이 주된 원인이지만 유전적인 원인으로 젊은 나이에 전조 증상 없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있다” 라며 “유전성 부정맥 질환이 희귀질환의 진단을 위한 유전자 검사의 급여기준 확대가 이뤄진다면 보다 정확한 진단이 가능해져 보다 많은 생명을 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성 부정맥 환자가 해당 질병의 진단 이후 급사 예방을 위해서는 심율동 전환 제세동기 거치술 이라는 시술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까지 심장장애 등급 대상으로 선정되지 않아 높은 본인부담금을 지불할 해야만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학계는 지적한다. 

배은정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실제적으로 급사 발병률은 높아지는데도 불구하고 제세동기 삽입률은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은 그 동안 사회에서 얼마나 주목받지 못하고 지원도 미비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돌연사에 대한 인식 제고 캠페인을 활성화하고 일반 의료진들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높일 필요가 있으며 해당 질병에 대한 진단 등이 용이하도록 학회 차원에서도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동진 미래정책연구소장은 “심정지는 특성상 발생 후 대처한다는 것이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예방을 목적으로 대안을 세우지 않으면 심정지 문제는 해결이 불가”라고 강조했다. 또 “결국 심정지를 예방한다는 것은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 사회 전체적인 노력이 필요한데 이 문제 해결을 위해 발 벗고 나서는 정부 기관이 부재한 것이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오 소장은 “조기진단을 위해 심전도를 국가검진 필수항목으로 추가해야 한다. 우리나라 심전도 비용은 외국에 비해 저렴함에도 검진항목에서 제외되어 있다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초대회장(고려대학교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은 “약물치료 외에 심율동 제세동기를 삽입한 유전성 부정맥 환자를 심장장애 등급에 포함할 필요가 있으며, 일본의 경우 인공심장 박동기를 포함한 모든 경우에 장애등급으로 지정하고 있는 반면 우리나라의 환자들은 돌연사 위기에 더해 의료사각지대에 까지 놓여 일종의 이중고를 격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에 대한 정책 개선을 주문했다. 
                             
이번 토론회를 주최한 오제세 국회의원도 “유전성 부정맥 환자들이 더 큰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유전자 검사 급여기준 확대와 산정특례 지정 등 이에 따른 재정적 지원이 제도화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유전성 부정맥의 확진을 위해 유전자검사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료현장에서 이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어야 하고, 환자입장에서는 아직 비용이 비싸다는 점이 문제로 여겨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유전성 부정맥일 가능성이 높은 환자를 대상으로 우선 검사가 지원되어야 하는 이유다.




오용석 대한부정맥학회 이사장은 “안타깝게도 유전성 부정맥을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나 약물치료 이외에 삽입형 제세동기를 통해 급사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라며 “삽입형 제세동기는 환자의 피하에 이식되어 심정지가 발생하였을 때 응급처치가 이루어지게 하는데 시술시간이 1시간 정도로 비교적 간단하고 시술 후 별다른 제한 없이 일상생활로 복귀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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