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예전과 다른 일상으로 인해 많은 불편함과, 어려움을 겪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함께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공중보건의사 한 분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소식이 알려지며 사회에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우선, 사회적으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태원발 확산과 관련해 공중보건의사가 확진된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다행스럽게도 5월 15일 현재 해당 공중보건의사와 접촉한 주민, 의료진이 모두 1차 검사 결과, 음성이 나온 사실을 전달 드립니다.
또 ‘신고와 검사가 늦어졌다’는 지적에 본 협의회 확인 결과, 해당 공중보건의사는 클럽으로 신고 돼있으나 라운지 바를 겸하고 있는 곳에서 바만을 이용했으며, 주중에는 정부의 지침대로 검사 대상이 된 성소수자 관련 5개 업소의 클럽에 해당되지 않아 외출자제 및 자가모니터링을 시행했고, 지난 주말 검사대상이 확대되자 무증상이었음에도 검사 필요성을 인지하고 11일에 즉시 검사를 받았습니다. 특히 이동 및 근무 중에는 철저하게 보건수칙을 지켜 마스크 착용 및 자차 이동을 시행하셨습니다.
자칫 2차 감염이 발생할 수도 있는 아찔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지만, 정부의 권고 및 철저한 자가 관리로 확산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저희 역시도 2차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대한 협조하며, 더 이상의 확산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본 협의회의 2700명의 회원들은 이번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 현장에서 직접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아파하는 국민 여러분과 함께 했습니다. 혹여나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은 아닐지, 본인이 감염돼 소중한 가족이 옮을 수도 있는 것은 아닐지 걱정하고 염려하는 모습을 감싸 안으며 수 개월간 함께 방역을 진행했습니다. 타인을, 사회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고안된 방문검사로 인해 혹여나 사회적으로 의사환자 혹은 환자로 낙인이 찍힐 수도 있는 국민 분을 보호하기 위해 아파트 지하 주차장, 계단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방호복을 갈아입으며, 동시에 같은 생활권에서 살고 있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서도 많은 방안을 방역팀과 함께 고민하고 시행했습니다.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 전파 사태는 우리 사회뿐만이 아니라 전 세계가 처음으로 직면하고 각 사회 체계 및 사회 구성원에게 강한 시련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이 국란에 맞서, 방역을 위한 공중보건의사를 포함한 의료진을 비롯 모든 사회 구성원이 위기로부터 사회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기에 오늘날과 같이 좋은 결실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코로나19의 바이러스적 특성으로 인해 우리가 누려왔던 코로나 전의 일상이 다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절친한 친구와 술을 한 잔 마시는 것도, 소중한 사람과 식사·커피를 한 잔 하는 것도, 사고와 같이 운이 나쁘게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 됐습니다. 실제로, 가장 병이 활발하게 활동할 때에는 우연히 2-3분 정도 지나쳐간 카페 내에서의 동선으로 인해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 맞서 우리는 지금, 앞으로 올 새로운 일상을 대비하기 위해 어떻게 활동해야할지 규칙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언제까지나 학교를 멈추고, 작업장을 멈추고, 친한 친구조차 만나지 못하는 일상을 이어갈 수는 없기 때문에, 어느 정도까지가 가능한지 계속해서 검토하고 시행해나가며 때로는 오늘날과 같이 확산이 발생해 재조정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나, 큰 확산 없이 익명검사 등을 통하여 사회를 지키려는 노력에 저희 협의회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누구라도 피해가고 싶을 전염병 앞에 기꺼이 찾아가 확진자일 수도 있는 대상자의 침과 분비물을 받아가며 사회를 지키고 있는 저희로서는, 의료진으로서는 아마 그 누구보다도 확진에 대한 공포가 가장 큰 직역일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해, 나의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활동을 안 할 수는 없기에 저희는 오늘도 전염병의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비단 이번 일 뿐만이 아니라 성남의료원의 사례와 같이 확진된 의료진을 향한 과한 정보공개 때문에 고통 받는 동료를 지켜보며 저희 역시 마음이 많이 불안하고 힘들어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당사자 선생님은 어떻게 유출되었는지도 잘 모를 개인정보로 인하여 직접 주민의 항의 전화 등을 받으며 많은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 많은 확진을 막고 타 사회 구성원을 지키기 위해 동선공개는 필요한 것이 사실이고 공감하지만, 저희가 지난 몇 개월간 동선 공개에 관한 담론을 발전시켜오며 개인식별정보 등이 유출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확진자 정보공개 등 동선공개 안내」와 같은 지침도 마련된 만큼 확진이 될 수 있는 사람들이 검사를 피하지 않는 환경이 좀 더 조성되기를 기원합니다.
본 협의회에서도 역시 마스크 착용 및 실외 집단 활동 제한에 관한 권고와 같은 메시지를 여러 번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특히 우리 공중보건의사들은 직접 환자와 소통하며 그들의 일상과 고된 경험을 현장에서 직접 느끼기 때문에, 좋은 날씨에 나가고자 하는 마음을, 친한 친구와 조금이라도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인간적인 마음에 반하여 일률적인 격리원칙을 강조하기보다, 누구보다도 앞서 새로운 일상 속에서 예전의 일상을 다소 유지하면서도 안전한 일상생활수칙을 찾고 이를 전파하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코로나19와 관련된 획기적인 치료제 혹은 예방접종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번 사고와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겠으나, 저희 역시 이들을 매몰차게 대하기보다는 같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우리 사회를 지키기 위하여 어떻게 함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더 고민하고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도 힘들고 고된 날들이 계속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잘 헤쳐 나온 것처럼 우리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 고난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2020. 05. 15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