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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연이어 보도된 자살 사망 관련 한국자살예방협회 성명서

2020년 7월 16일


최근 언론에 자살 사망이 연이어 보도되어 많은 시민이 크게 상심하고 있습니다. 한국자살예방협회는 고 최숙현 선수,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에 대해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에게 애도의 마음을 표하고자 합니다. 또한, 이와 관련하여 우리 사회의 왜곡된 자살 관련 인식 및 자살 사건이 대중에게 전달되는 잘못된 행태에 대해 다시 한번 경종을 울리고자 합니다. 이에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합니다. 


 고 최숙현 선수의 자살 원인에 대해 개인의 정신적 나약함에 의한 개인 문제로 돌리려고 하거나 반대로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악습을 해결하려는 희생적 자살로 평가하는 움직임이 있다. 또한,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살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엄격함이 부른 불가피한 도덕적 행동으로 보거나 반대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공격과 분노에서 유발된 미숙한 행동으로 보는 등 다양한 사회적 평가가 충돌하고 있다. 그러나 자살은 사회적, 문화적, 정신적, 신체적 영향이 복잡하게 작용하여 일어나는 행동 증후군으로 일부 선정적인 부분을 부각하여 자살 행동을 비난하거나 혹은 이상화해서는 안 된다. 자살 행동에 대한 불필요한 추측성 보도와 과도한 반복 보도는 자살위기에 처한 다수 국민의 자살 행동을 부추기고 기존 자살 시도자의 왜곡된 신념을 강화할 수 있다. 자살 보도 시 고인의 인격과 유가족의 사생활을 존중해야 하며, 자살의 원인에 대한 성급하고 섣부른 추측성 보도를 자제해야 한다. 더불어 흥미 위주의 가십도 절제하는 시민사회의 노력도 필요하다. 자살보도 권고기준 3.0’에서도 ‘자살을 미화하거나 합리화하지 말고, ‘모방 자살을 부추길 수 있는 사진이나 동영상은 유의해서 사용 ’ 하도록 정하고 있다. 
 현재 주요 언론 대부분은 자살보도 권고기준 3.0(보건복지부․중앙자살예방센터) 을 잘 준수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감사를 표한다. 그러나 종합편성채널 등 일부 매체와 유튜브, 페이스북 등 SNS(소셜 네트웍 서비스)에서는 무분별한 정보가 재생산되고 있어 이에 대한 자제를 촉구하는 바이다. 
 자살은 보편적인 사회적 믿음에 의해 큰 영향을 받는다. 자살자에 대한 애도 혹은 비난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상이한 견해차는 그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지만, 자살 행동 자체를 불가피한 용단 혹은 속죄의 수단 등 문제 해결의 방법으로 간주하는 것은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유가족의 고통을 생각할 때, 자살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인되거나 정당화될 수 없는 비극적 결과다.
 또한, 소외된 이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 유명인의 자살에 가려 정작 사회적 취약 계층의 자살은 제대로 조명되지 않고 있다. 자살은 빈곤층, 소수자, 장애인, 노령층 등 주변화된 집단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다.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인한 직접적인 심리적 불안과 우울의 확산, 그리고 이차적인 경제적 불황과 사회적 침체가 가시화되고 있다. 향후 우리나라 자살자 수를 크게 늘릴 위험이 있는 시급 당면한 사회적 위기다. 취약 계층에 대한 더 많은 연대와 따듯한 관심이 필요한 실정이다. 유명인의 자살에 쏠리는 사회적 관심의 일부라도 정말 도움이 필요한 소외된 취약 계층에 제공된다면 갈수록 분절화, 파편화되는 우리 사회의 어려움을 같이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한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에 한국자살예방협회에서는 건강한 사회를 위하여 다음과 같은 사회적 약속을 제안한다. 

1. 자살을 예방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책임임을 기억합시다. 
2.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들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촉구합니다.
3. 자살에 대한 섣부른 원인 분석과 불확실한 정보의 확산을 자제합시다.
4. 자살은 어떤 경우에도 문제 해결의 정당한 수단이 될 수 없습니다. 

2020년 7월 16일 한국자살예방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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