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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특수 광원 이용해 원자 간 화학결합 실시간 관측 성공

분자가 탄생하는 순간을 보다

네이처誌 게재, 특수 광원 이용해 원자 간 화학결합 실시간 관측 성공 
Direct observation of bond formation in solution with femtosecond X-ray scattering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 소속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의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단장 유룡) 이효철 그룹리더(KA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원자끼리 만나 분자를 이루는 화학결합의 순간을 실시간으로 관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화학결합의 순간포착을 위해 평소에는 가까운 곳에 흩어져 있다가 레이저(빛)를 쏘아주면 반응하여 화학적으로 결합하는 성질이 있는 금 삼합체(gold trimer)를 실험모델로 삼았다.

화학결합이 이뤄지는 1조 분의 1초의 찰나를 관측하기 위해 펨토초(1천조 분의 1초) 엑스선 펄스라는 특수 광원을 이용하여 광반응에 따른 금 삼합체 원자의 구조 변화를 엑스선 회절 이미지로 구현해 냈다. 
 
2005년 분자결합이 끊어지는 과정을 밝히고 사이언스(Science)에 논문을 게재했던 이효철 그룹리더는, 이후 10년만에 분자의 결합이 이뤄지는 과정까지 관측함으로써 화학반응의 시작과 끝을 밝혀내는 쾌거를 이루게 됐다.

향후 연구진은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을 단백질의 탄생 순간과 단계별 구조 변화를 밝히는 데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백질 반응의 제어, 질병 치료, 신약 개발 등에 필요한 기초정보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권위의 저널인 네이처(Nature, IF 42.351)誌 2월 18일자(영국 현지시각
2.18. 12:00)에 게재됐다. 

* (논문제목)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을 이용한 용액상 화학결합 형성의 관측
     (Direct observation of bond formation in solution with femtosecond X-ray scattering)
 * (공동 제1저자) 김경환 IBS 나노물질 및 화학 반응 연구단 연구원, 김종구 KAIST 화학과 박사과정생
 * (교신저자) 이효철 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그룹리더(KAIST 화학과 교수)

연구진은 모든 화학반응의 근본이 되는 원자 간 결합을 관측하기 위해 특수한 광원과 화합물을 이용했다.

원자의 지름은 1옹스트롬(1억 분의 1센티미터)이고 화학결합의 순간은 1조 분의 1초 정도여서 원자를 감지하려면 빛의 파장이 원자 수준으로 짧아야 하고, 빛의 시간 길이는 원자간 결합의 순간보다 짧아야 하는데 이를 만족하는 광원이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에서 얻어지는 펨토초 엑스선 펄스이다.

레이저 기술과 엑스선 회절법 기술을 결합한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을 이용하면 빠른 분자의 움직임을 정확한 위치 정보와 함께 측정할 수 있고, 이 방법을 이용하여 금 삼합체 내부의 금 원자들 사이에서 화학결합이 형성되는 순간을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었다.  

이효철 IBS 나노물질 및 화학반응 연구단 그룹리더는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을 통해 화학결합의 관측 외에도 펨토초 시간대의 분자의 진동, 회전 등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 과정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국내 연구진이 세계 과학계의 흐름을 주도해 나아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Direct observation of bond formation in solution with femtosecond X-ray scattering

Kyung Hwan Kim, Jong Goo Kim, Shunsuke Nozawa, Tokushi Sato, Key Young Oang, TaeWu Kim, Hosung Ki,
Junbeom Jo, Sungjun Park, Changyong Song, Takahiro Sato, Kanade Ogawa, Tadashi Togashi, Kensuke Tono,
Makina Yabashi, Tetsuya Ishikawa, Joonghan Kim, Ryong Ryoo, Jeongho Kim, Hyotcherl Ihee & Shin-ichi Adachi

(Nature)
연구팀은 수용액 내의 금 삼합체(gold trimer) 광반응의 구조 변화를 펨토초 시간분해능의 엑스선 회절 이미지를 얻고 이를 분석하여 결과를 도출했다.

3세대 가속기를 이용한 기존 용액상 엑스선 회절법의 가장 빠른 시간분해능이었던 100피코초 이내의 반응을 차세대 광원인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XFEL)를 이용하여 관측할 수 있었다. 현재 XFEL을 이용해 얻을 수 있는 가장 빠른 시간분해능은 수백 펨토초로 수용액상의 금 삼합체에 대한 펨토초부터 수 마이크로초까지의 금 삼합체에 대한 시간 종속적(time-dependent) 회절이미지를 얻었다.

회절이미지는 데이터 처리과정을 거쳐 다시 동경 분포 함수(radial distribution function)로 변환된다. 이렇게 얻어진 시간 종속적인 동경 분포 함수에서 행렬 기법(Singular Value Decomposition; SVD)을 통해 시간 독립적인(time-independent) 동경 분포 함수를 도출한다. 동경 분포 함수는 하나의 원자로부터 그 주위에 있는 원자의 거리 분포를 나타내는데, 이 정보를 이용하여 각 반응중간체의 삼차원 구조를 얻어냈다. 

기존 3세대 가속기를 이용한 용액상 엑스선 회절법은 시간분해능이 100피코초로 제한되어 화학결합의 순간을 포착하기에는 부족하였고, 분광학적 실험 기법들은 펨토초 영역의 연구가 가능하였으나 간접적인 구조 정보만을 주는 실험 방법의 특성상 반응 중간체의 구체적인 삼차원 구조를 밝혀내기는 힘들었다. 

이에 반해 본 연구팀에서는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에서 생성되는 펨토초의 엑스선 펄스를 이용하여 펨토초 시간분해 엑스선 회절법을 실용화하여 화학결합의 순간을 포착하고, 이후에 나타나는 반응 중간체의 구체적인 3차원 구조를 밝혀낼 수 있었다. 
 
광반응이 시작되기 전, 바닥상태 금 삼합체(S0)를 이루는 세 개의 금 원자는 상대적 효과에 의해 가까운 거리에 모여서 존재하는데, 인접한 두 금 원자 사이의 거리는 각각 3.3, 3.9옹스트롬으로 결정되었다.

레이저에 의해 반응이 시작되면 수백 펨토초 이내에 화학결합이 생성되어 첫번째 반응 중간체인 (S1)구조가 되어 인접한 두 금 원자 사이의 거리 모두 2.8옹스트롬으로 줄어드는 것이 관측되었다. 덧붙여, 세 개의 금 원자는 선형 구조를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피코초대에 존재하는 두 번째 반응 중간체 (T1)구조는 선형 구조를 유지한 상태로 더욱 짧은 결합 길이를 갖는 것으로 밝혀졌고, 나노초대에 존재하는 세 번째 중간구조는 외부의 금 단량체 하나가 더 결합을 형성하여 사합체 분자가 형성되는 것으로 밝혀졌다.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을 이용하여 화학결합의 형성 외에도 분자의 진동이나 회전 운동, 양자역학적인 파동 다발의 움직임도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은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의 적용 범위를 수용액 상의 단백질에까지 확장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그동안 엑스선 회절법으로 관측하지 못했던 펨토초 영역의 단백질의 구조 동력학 연구를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전에 알려진 단백질의 삼차, 사차 구조적 변화들의 출발점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확인하여 단백질 구조 변화의 태동 단계를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단백질이 관여하는 반응의 초기 변화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반응의 제어는 물론이고, 질병 치료, 신약 개발에 필요한 기초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용   어   설   명

1. 금 삼합체(gold trimer)
금 원자단 세 개로 이루어진 화합물로 화학식은 [Au(CN)2-]3이다. 수용액 상에서 각 금 원자단 사이의 상대적 효과에 의해 인접한 곳에 모여있다가 레이저에 의해 들뜬 상태가 되면 화학결합이 형성된다.  

2. 펨토초 엑스선 펄스(femtosecond X-ray pulse)
짧은 시간동안만 빛이 방출되는 형태를 펄스라고 하는데, 엑스선이 펄스의 형태로 생성되고 그 시간 길 이가 펨토초(100조 분의 1초) 정도일 때, 펨토초 엑스선 펄스라고 한다.

3. 엑스선 회절(X-ray scattering)
물질에 엑스선을 입사시키면 각각의 원자로부터의 산란파가 서로 간섭 현상을 일으켜 특정한 방향으로만 엑스선이 진행하게 된다. 이것이 엑스선 회절 현상인데, 회절파의 강도와 진행 방향이 원자의 종류와 배열상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회절된 빛을 조사하여 분자의 삼차원 구조를 알아낼 수 있다.

4. 2005년 사이언스(Science)지 게재 논문 정보
극초단 엑스선 회절법을 이용한 용액상 순간적인 분자 구조의 관측
(Ultrafast X-ray diffraction of transient molecular structures in solution, Science, 309, 1223-1227(2005))
* 제1저자 및 교신저자: 이효철 그룹리더

5.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X-ray Free Electron Laser)
차세대 엑스선 광원으로 강력한 세기를 갖는 펨토초 엑스선 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미국의 LCLS연구소, 일본의 SACLA연구소가 가동 중이고 현재 포항가속기에서도 건설 중이다.

6.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femtosecond X-ray scattering)
펨토초 엑스선 펄스의 회절 현상을 이용하여 분자의 삼차원 구조를 분석하는 실험적 방법이다. 분자에 조사된 펨토초 엑스선 펄스의 회절 현상을 통해 분자의 삼차원 구조에 따라 결정되는 특징적인 회절 이미지가 얻어진다. 레이저 펄스에 의해 반응이 시작된 이후, 시간에 따라 회절 이미지를 얻어 역으로 분자의 시간에 따른 삼차원 구조를 계산해 낼 수 있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기존의 연구에서는 화학결합이 분해되는 과정의 경우에는 높은 시간 분해능으로 볼 수 있었지만 화학결합이 형성되는 과정을 높은 시간 분해능으로 보는 것은 힘들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화학결합 형성 과정을 높은 시간 분해능과 또 높은 공간 분해능으로 볼 수 있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어디에 쓸 수 있나

이번에 얻은 연구 결과는 기초 과학 분야에 해당한다. 연구 결과가 직접적으로 산업화에 당장 쓰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구단에서 개발한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을 이용하면 그동안 엑스선 회절법으로 관측하지 못했던 펨토초 시간대에 일어나는 분자의 진동, 회전운동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실험 대상을 단백질에까지 확장하면, 단백질 구조 변화의 시발점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이번 연구 과정에서 기술, 분석적 노하우를 이미 축적한 상태로 다양한 분자계에 적용이 가능한 상태이다.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이번 연구는 수용액에 있는 작은 분자에 대해 진행되었는데, 수용액 상의 단백질에 대해서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단백질 실험을 위한 시료 주입 장치를 고안하였고, 실제 실험을 계획 중에 있다.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화학 반응은 기존의 결합이 끊어지고 새로운 결합이 생기는 것인데, 결합이 끊어지는 것은 많은 연구자들이 관측했지만, 결합의 형성은 기술적 제약으로 관측하기 힘들었다. 엑스선 자유전자 레이저가 가동됨에 따라 기술적 제약이 극복되어 이 난제에 도전해 볼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했다. 



에피소드가 있다면

펨토초 엑스선 회절법에 대한 노하우가 없던 상태에서부터 실험을 시작했기 때문에 실패도 많이 겪었다. 모든 학생들이 방에도 들어가지 않고 의자에서 쪽잠을 자면서 실험을 진행했었는데, 그 노력이 이제 결실을 맺은 것 같다.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이번 연구에서는 본 화학결합 형성 과정을 보기 위해 특수한 상황에 처한 분자의 경우를 골라서 실험을 하였다. 화학결합 형성 과정을 보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단계에 까지 획기적으로 진보할 수 있다면 더 큰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실패를 두려워해서 쉬운 연구 주제를 선택하기 보다는 실패의 가능성은 있지만 파급효과가 큰 연구에 도전하길 바란다.  우리나라에서도 몇 년 후면 한국형 자유전자레이저를 이용해서 다양한 연구가 가능할 것인데 이에 잘 대비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졌으면 한다.



 
그   림   설   명





반응이 일어나기 전 바닥상태인 S0구조에서 레이저 펄스에 의해 광반응이 시작되면 500펨토초 이내에 화학결합이 생성되어 S1구조가 나타난다. 그 이후, 결합 길이가 더 줄어든 T1구조가 1.6피코초의 시간상수로 형성되고, 외부의 금 단량체 하나가 더 결합하여 형성되는 사합체(tetramer)가 3나노초의 시간상수로 형성된다. 마지막으로, 사합체 분자는 100나노초의 시간상수로 바닥상태로 돌아가면서 광반응이 마무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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