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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의사전문의 자격시험

의사전문의 자격시험 첫 시행을 마치며


김승호(대한의학회 고시이사)

금년 1월에 치러진 제58차 의사전문의 자격시험은 대한의학회로 시험업무가 이관된 후 치룬 첫 시험이었다. 1차 시험 면제자 69명을 포함하여 모두 3,518명이 응시하여 이 중 3,338명이 합격하여 최종 합격률은 94.88%이었다.

전문의 자격시험 업무는 1960년의 제1회 시험부터 1973년까지는 국립보건원이, 이후 1973년부터 2014년까지는 대한의사협회가 담당해 왔다. 이번에 대한의학회가 전문의 자격시험 업무를 담당하게 된 것이 그간의 전문의 자격시험의 역사를 모른다면 단순한 업무이관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1973년 전문의 자격시험이 대한의사협회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대한의학회가 중심이 되어 실질적인 역할을 하였고, 이후로도 40여 년간 대한의사협회 고시위원회를 통해 실제 업무와 제도개선 및 발전을 주도하여 온 역사적 사실은 지난 2008년 발간된 '의협 100년, 고시 50년' 책자를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의 전문의 자격시험 관련 조직 중 최상위 조직이었던 고시위원회는 대한의학회장을 위원장으로 각 전문과목 학회 고시이사들로, 실행조직인 고시실행위원회는 역대 대한의학회 고시이사 등의 고시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되었고, 고시전문위원회의 역할은 대한의학회 고시위원회가 담당하여 왔다. 따라서 전문의 자격은 보건복지부장관이 부여하지만 전문의 자격시험의 운영은 의사중앙회인 의협에 위탁하여 왔고, 의협 산하조직인 대한의학회가 회원학회인 전문과목 학회들과 함께 고시위원회를 통해 전문의 자격시험 업무에서 실질적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고 할 수 있다.

대한의사협회에서 대한의학회로 전문의 자격시험 업무가 이관된 데에는 몇 년 전의 불미스러운 사건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전문의 자격시험이 다음 단계로 도약할 시기가 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전문의 자격시험은 1973년 16개 전문과목, 응시자 550 여명에서 시작하여 40년을 거치면서 26개 전문과목, 응시자 3,500 여명의 수준으로 커진 반면, 관리·운영체계는 거의 달라지지 않아 기존의 체계를 가지고는 사회적 기대에 부응하기에는 한계에 도달했다 하겠다. 왜냐하면 전문의 자격시험은 전공의 수련과정을 충실히 마치고 전문의로서의 역량을 제대로 갖추었는지를 검증하는 과정으로 공정성과 엄정성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고부담시험이기 때문이다. 

전문의 자격시험 업무의 이관에 대비하여 대한의학회는 전담 실무조직인 수련·평가센터의 발족, 관련 규정의 개정,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의 MOU 체결 등 만반의 준비를 하였으나 복지부의 관련 행정업무의 진행이 예상보다 늦어지는 바람에 업무이관과 시험준비 작업을 동시에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전문과목 고시위원회, 관련 위원들의 이해와 협조, 직원들의 헌신적인 업무수행 덕분에 첫 시험인 제58차 전문의 자격시험의 모든 일정을 차질 없이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몇 가지 아쉬웠던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첫째는 모든 수험생이 1차 시험을 한 곳에서 치를 수 있도록 고시장 마련이 비교적 용이한 토요일로 시험일을 변경하고 고시장을 선정하였으나, 부득이한 사정으로 시험일과 고시장을 변경하게 되어 현장 고시본부 운영에서 상당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었던 점이다. 안정된 시험시행을 위해서는 고시장 문제가 빨리 해결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둘째는 엄정하면서도 합리적이고 타당한 시험관리 규정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된 점이다. 이번에는 고시운영위원회가 적법한 절차를 통해 고심 끝에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고시위원회가 이 결정을 수용하여 다행히도 잘 마무리 되었지만 언제라도 다시 발생할 수 있기에 관련 규정의 정비와 개정작업이 지체 없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는 이번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 한 해 동안 수련·평가센터를 중심으로 업무이관의 마무리, 시험관리 업무의 체계화, 전문성 배양에 힘써 내년 1월의 제59차 전문의 자격시험에서 진일보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선진화된 전문의 자격시험까지는 앞으로도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열정과 헌신에 바탕한 체계화, 전문화를 통해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전문의 자격시험을 잘 마무리하는데 힘을 보태주신 모든 관계자들께 감사의 말씀을 올리면서 글을 마친다.
 
 출처 ; 대한의학회 e-뉴스레터 No.58 (2015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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