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쿠바, 작은 사진 한 장 Cuba, A little Photo
기간 2015.07.23 (목) ~ 2015.08.08 (토)
시간 09:00 ~ 18:00
장소 올림푸스 갤러리 PEN
작가 여행가 윤축복
작품 Cuba, A little Photo
가격 무료 입장
오프닝 리셉션 :2015년 07월 25일(토) 17:00~19:00
쿠바인들의 한 달 평균 임금은 미화 25~30달러 내외, 사진 한 장을 인화 하는데 드는 비용은 1달러, 그들에게 사진 한 장을 갖는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우연히 건넨 사진 한 장에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해 하는 쿠바 사람들의 미소를 만나고, 이 행복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2015년 3월, 크라우드 펀딩 웹사이트 텀블벅을 통해 모금을 시작하였고, 프로젝트에 공감하는 60여 명의 개인 후원자들을 만나, 2015년 5월 다시 쿠바로 떠난다. 한 달 여간 쿠바의 구석진 소도시를 돌며, 100여명의 쿠바 사람들을 만나 카메라에 담고, 인화하고, 다시 찾아가 깜짝 선물을 전달하는 시간을 가지게 된다. 작은 사진 한 장으로 누군가를 행복하게 하고, 그들로부터 더 값진 미소를 선물 받게 되는 경험을 하며 작가는, 쿠바에서 시작된 이 프로젝트를 중동, 아프리카 지역으로 확대하고자 모색 중이다.
○ 프롤로그
산티아고 데 쿠바의 어느 골목이었다.
뜨거운 태양 아래를 걷다가 건물이 만들어 준 그늘에서 땀을 흘리며 서있는 나를 향해 그가 오렌지와 바나나를 내밀었다. 내가 멈춘 곳은 어느 낡고 조그마한 과일가게 바로 옆이었고 알록달록한 과일 사이로 선뜻 내민 그 호의가 고마워 그를 바라보았다. 세월을 담은 얼굴은 그의 과일가게와 무척이나 닮아 있었다.
지나는 여행자를 향해 오렌지를 내밀며 환히 웃고 있는 그 모습을 기억하기 위해 들고 있던 카메라로 그 순간을 담았다. 그리고 그는 카메라 화면으로 마주하는 자신의 모습에 미소로 답했다.
숙소로 돌아온 후에도 그의 시원한 호의와 따뜻한 미소가 내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그때 내가 그에게 보답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카메라에 담긴 사진 뿐이었고, 일반적으로 평균 임금이 낮은 쿠바에서는 사진 한 장의 가격이 상당하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근처 사진관을 찾아 사진을 인화한 후 다시 그 과일 가게를 찾아갔다. 내가 알록달록한 과일 사이로 선뜻 내민 작은 사진 한 장에 그는 세상을 다 가진 듯 기뻐했다.
내가 건넨 작은 사진 한 장으로 누군가가 세상을 다 가진 것 처럼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뜨거워졌다. 무언가를 나누어 주는 내가 오히려 더 행복해지는 신기한 이유를 아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묻고 싶어졌다.
작은 사진 한 장으로 행복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설령 잠시 동안 찾아 왔다가 떠나는 감정일지라도, 그 사진은 그의 집 안 잘 보이는 어딘가에 남을 터 였다.
그리고 내 가슴 속에 깊이 남을 터였다.
한국으로 돌아온 나는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행복한 미소가 잊혀지지 않아서,
그들의 집 안 잘 보이는 어딘가를 탐하기 위해서,
그래서 다시 쿠바로 향했다.
- 여행가 윤축복
작가소개
국제 지역학을 전공한 작가는 대학 졸업 후 중미의 파나마에서 시작한 직장 생활을 정리하고 사진과 여행이 좋아서 자유로운 배낭을 짊어지게 되었다. 유럽과 중남미 등 장기간 이어진 배낭 여행 중, 쿠바에서 현지인들의 따뜻한 환대를 받고 그들의 아름다운 미소를 나누고자 ‘쿠바 사진 나눔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다. 사진 나눔을 연계하여 지속 발전 가능한 세계 여행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