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국악관현악단 서브 브랜드로서의 실내악 프로그램 적극 개발
젊은 창작자 대상으로 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 마련
국립극장(극장장 안호상)은 지난 10월 1일 임재원 서울대학교 국악과 교수를 국립국악관현악단 예술감독으로 임명했다. 임재원 신임 예술감독은 28일 취임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단체 운영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임기는 2015년 10월부터 2018년 9월까지 3년이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1995년 창단 후 20년간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 아래 다양한 시도를 펼쳐 왔다. 기존의 전통음악을 재해석해 새로운 음악으로 창작하는 일은 물론 일본·중국·몽골 등 아시아 음악을 수용하고, 서양음악을 전공한 국내 작곡가 또는 해외 작곡가에게 국악관현악 곡을 위촉하며 한국음악의 저변을 넓혀오고 있다.
이번에 새롭게 임명된 임재원 예술감독의 운영 철학은 ‘품격’ ‘소통’ ‘차별화’로 요약할 수 있다. 더불어 국립국악관현악단이 올해 창단 20주년을 맞은 만큼 과거와 현재, 미래를 잇는 연결고리로 ‘창작’을 내세운 점도 주목할 만하다.
임재원 예술감독은 현재 국립국악관현악단이 보유하고 있는 900여개의 관현악곡을 체계적인 자료로 구축해 명곡의 반열로 올리는 동시에 2016년부터 상주작곡가 제도를 마련해 운영할 계획이다. 매년 국악·서양 작곡 분야에서 각각 한 명의 작곡가를 선정, 국립국악관현악단만의 특화된 음악을 만드는 일에 주력하고자 한다. 상주작곡가들은 새로운 작품을 발표하는 것 외에도 젊은 작곡가를 대상으로 한 마스터클래스와 단원 워크숍을 통한 신작 쇼케이스 진행, 국악기의 새로운 연주법 개발, 국악관현악의 편성과 음향에 대한 연구 등을 함께해 나갈 예정이다. 세계적인 창작자와의 협업을 통한 국악관현악의 다양한 시도도 이어간다. ‘전통’과 ‘파격’으로 늘 도전을 멈추지 않는 국립국악관현악단은 지난 20년간 굵직하고 무게감 있는 작품을 발표하며 국악의 스펙트럼을 넓혀 왔다. 국악기와 서양악기의 효과적인 배합을 통해 어촌의 사계절을 다양한 색채로 담아낸 국악칸타타 <어부사시사>(2010), ‘현대음악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받으며 재독 작곡가 정일련을 급부상시킨 <파트 오브 네이처>(2011)와 수제천을 모티브로 한 <天-Heaven>(2015), 한국 전통음악에 오랫동안 애정을 가지며 새로운 음악을 모색해온 해외 작곡가들에게 작품을 위촉해 올린 <리컴포즈>(2014)를 대표적 예로 꼽을 수 있다. 이에 발맞춰 미국 미니멀리즘 음악의 대가인 필립 글래스 등 향후 음악 애호가에게 높은 인지도를 보유한 세계적 명성의 작곡가들과의 협업 제안을 계획 중이다.
더불어 임재원 예술감독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서브 브랜드로 다양한 편성의 실내악 팀을 구성, 단체의 실내악 프로그램을 적극 운영할 계획이다. 가야금 4중주, 피리 3중주, 관악 4중주, 현악과 관악의 2중주 등 다양한 악기별 구성뿐만 아니라 국악과 서양악기의 조화로운 편성 등 다채로운 실험을 이어간다.
다양한 음악 수요층을 파악한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도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주요한 사업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일반 관객뿐만 아니라 젊은 창작자(지휘자·작곡자·편곡자)를 대상으로 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공연 관람 전 관련 평론가·작곡가가 곡목 소개를 하는 관객 아카데미, 성인 및 학생 등 아마추어 국악 연주자를 대상으로 한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등 무대 밖에서도 관객과의 교감을 계속할 예정이다.
임재원 예술감독 소개
국립국악관현악단 임재원 신임 예술감독은 전통과 창작을 아우르는 연주 활동은 물론 악단의 지휘 및 운영, 강단에서의 후진 양성 등 전통음악 전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며, 끊임없는 도전과 실험으로 전통음악계에 많은 반향을 일으킨 국악인이다.
국립국악고등학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를 졸업한 그는 1982년 국립국악원 연주단에서 본격적으로 활동한 것을 시작으로, KBS국악관현악단 대금 수석을 거쳐 1996년부터는 대전 목원대학교 음악대학 한국음악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연주와 함께 교육 활동도 병행했다. 2001년부터는 대전시립연정국악원의 지휘자로 활동하며 조직의 행정과 경영에 대한 많은 경험을 쌓았고, 2003년부터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교수로 활동 중이다.
임 예술감독은 “시대가 원하고 연주자가 스스로 즐길 수 있는 음악을 해야 한다. 전통과 창작을 칼로 베듯 구분하는데 오늘의 창작음악으로 불리는 것도 내일이면 전통음악이 되는 것이 이치”라고 강조하며 국악 발전을 위한 활동을 계속해왔다.
국악의 대중화와 현대화를 위해 1986년 창단된 실내악단 ‘어울림’의 창단 멤버로 활동하는가 하면, 서양악기와 국악기를 함께 연주하는 새로운 음향적 실험, 고 음반에 수록된 옛 음악을 채보해 새롭게 구성하는 작업 등을 펼치며 전통음악을 현대화하며 관객과 소통하기 위한 노력에 오랜 기간 공들이고 앞장서 왔다. 또한 2003년에는 11년의 연구 끝에 기존의 음계를 대폭 확장한 ‘개량 대금’(등록번호 0303173, 출원번호 2002-0031697)을 개발해 특허를 취득했다. 이는 대금 연주를 통해 음계 확장의 필요성을 역설한 뒤의 과제를 해결한 것으로, 서양악기에 비해 음계가 좁아 샤프(#)조가 포함된 음악을 제대로 연주할 수 없는 한계를 극복한 셈이다. 이로써 대금의 연주와 작곡 범위가 넓어져 창작 국악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임재원은 2015년 10월 1일부터 2018년 9월 30일까지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수장으로서 한국음악의 새로운 지향점을 선보일 수 있는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고자 한다. 세계인이 함께 듣고 싶어 하는 우리 음악을 만들어 내는 것, 그것이 우리 시대에 주어진 중요한 과제라 생각하는 그의 행보가 주목된다.
약력
1976년 국악고등학교 졸업
1980년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국악과 대금전공 졸업
1988년 한양대학교 대학원 대금전공 석사졸업
2015년 한국외국어대학교 한국학 박사 졸업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20호 대금정악 이수자
경력
1982년~1985년 국립국악원 단원(대금)
1985년~1996년 KBS국악관현악단 수석단원(대금)
1996년~2003년 목원대학교 한국음악과 교수
2003년~현재 서울대학교 국악과 교수
자격 및 상훈
2003년 정악대금 개량(등록번호 0303173호) (기관:특허청)
2005년 KBS 국악대상 연주관악상(기관: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