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단백질 단일분자 분석기술 자체 개발, 기존 학설과 상반된 실증 결과 제시
류성호 교수 연구팀,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논문 게재
□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양희)는 “암 치료에 중요한 세포막 수용체*의 새로운 분자 변형과 작동 메커니즘이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분석기술을 통해 분자 단위 수준에서 새롭게 발견되었다”고 밝혔다.
* 세포막 수용체 : 세포 표면에는 호르몬을 포함한 여러 가지 외부 인자와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이 존재한다. 이 중에서도 그런 특이적 결합을 매체로 하여 세포 내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능력이 있는 단백질이다.
□ 류성호 교수 연구팀(포항공대)은 미래창조과학부(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연구를 수행했으며, 이 연구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3월 24일자에 게재되었다.
o 논문명과 저자 정보는 다음과 같다.
- 논문명 : Pairwise detection of site-specific receptor phosphorylations using single-molecule blotting
- 저자 정보: 류성호 교수(교신저자, 포항공대) 김경록(제1저자, 포항공대)
□ 논문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연구의 필요성
○ 생명체를 유지하는 핵심 작동원리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세포들 간의 신호전달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데 암, 당뇨와 같은 난치성 질환도 관련 신호전달 체계의 이상으로 설명되고 있다. 이때 세포들 간의 신호전달 중심 결정기구를 ‘세포막 수용체’*라 하고 이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질병의 진단과 치료 전략 수립의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
○ 세포 내 신호전달 메커니즘 중에 가장 빠르고 대표적인 작동 메커니즘은 분자 변형*이다. 이러한 분자 변형은 같은 단백질 내에서도 다중 복합적으로 발생함으로써 다양한 기능을 제어할 수 있지만 현재까지 이러한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을 정확히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은 전무하다.
* 분자변형(post-translational modiciation, PTM) : 단백질이 생합성 후에 받는 각종 수식과정, 절단에 의한 변형 등을 일컬음.
*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combinatorial PTM) : 단일 단백질 분자 내에 존재하는 여러 분자변형 지점들의 변형 상태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가능함. 이러한 조합에 따라 단백질은 다른 역할을 수행한다고 알려져 있음.
2. 연구 내용
○ 기존의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 연구의 분석상 오류를 피하기 위해서는 단일 분자 수준에서의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연구진은 단백질 분자의 특이적인 결합을 활용한 단분자영상기술*인 심블럿(Single-Molecule Blotting, SiMBlot) 기술*을 최초로 자체 개발하여 단일 분자 수준의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 단분자 영상 기술(single-molecule imaging) : DNA, 단백질 등을 형광물질로 염색하고 전반사 현미경을 활용하여 단일분자의 위치 및 움직임을 관측하는 기술
* 심블럿(Single-Molecule Bloting) : 단분자 분석 기술로 분자 변형을 인지하는 항원-항체 반응을 단일 분자 수준에 적용하여 단일 분자 내에 존재하는 복수 개의 서로 다른 분자 변형이 공존하는지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분석 기술
○ 심블럿 기술을 활용하여 암 치료 표적 세포막 수용체인 EGFR*에 적용한 결과, 다중 복합적 변형이 아닌 여러 종류의 단일 분자 변형*으로 일어나는 것을 최초로 밝혔다. 이는 20년 넘도록 EGFR이 외부 자극에 의하여 다중 복합 분자 변형이 일어나 세포내 작용을 조절할 것이라고 믿어 왔던 사실과 상반된 결과이다.
* EGFR(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로서 리간드인 EGF 및 TGFα 등과 결합하면서 활성화된다. 변이를 통한 과다 발현/반응은 각종 암 발생과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 단일 분자 변형 : 단백질이 복수 개의 분자 변형 지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단백질 분자가 하나의 분자 변형만을 가진 상태를 말한다.
3. 연구 성과
○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심블럿 기술을 통해 세포막 수용체의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에 대해 처음으로 단분자 수준에서 정확하고 정밀한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다.
○ 또한 단일 분자 변형의 EGFR들이 모인 집합체에 의한 분자적 신호전달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제시함으로써 유방암, 대장암 등의 EGFR 변이에 의한 암들에 관하여 EGFR 집합체의 분자상태와 작동원리에 기반하여 새로운 진단 및 치료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 류성호 교수는“이번 연구는 연구진이 자체 개발한 분석기술로 기존 분석 방법의 오류를 극복하였고, 이를 통해 오랫동안 인식되어 온 기존의 학설과 상반된 연구결과, 즉 세포막 수용체(EGFR)는 다중 복합적 변형이 아닌 단일 분자 변형으로 일어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힌 것으로 향후 암과 같은 난치성 질환의 진단과 맞춤형 치료에 적용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참고자료> : 1. 연구결과 개요
2. 연구이야기
3. 용어설명
4. 그림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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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창조과학부 김응복 사무관(☎ 02-2110-2376)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ㅇ 생명체의 항상성, 생리, 질병 등의 현상에 있어 핵심 작동원리는 신호전달이다. 이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단백질들 간의 신호전달 네트워크를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암, 당뇨와 같은 난치성 질환도 관련된 신호 전달 체계의 이상으로 설명되고 있으며, 많은 신호 전달 단백질들이 신약 개발의 표적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ㅇ 외부 환경을 인지하여 세포의 반응 및 운명을 결정짓는 신호 전달 체계의 최초의 결정 장치인 세포막 수용체*는 분자 변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s, PTM)을 통하여 외부로부터의 다양한 자극을 수렴하고 세포 내 신호전달을 조율한다. 특히 수용체 티로신 인산화효소(Receptor Tyrosine Kinases)*는 여러 아미노산 잔기에서의 분자 변형으로 인산화, 탈인산화가 일어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각각의 인산화와 세포 기능의 연관성은 오랫동안 연구되었다.
* 세포막 수용체 : 세포막에는 호르몬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인자와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이 존재하며, 이중에서도 그런 결합을 매체로 하여 세포내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능력이 있는 단백질
* 티로신 인산화효소 : 단백질의 티로신 잔기를 특이적으로 인산화 시키는 단백질 인산화효소
* 인산화 : 어떤 물질에 인산기(-H2PO4)가 붙는 반응이다.
* 탈인산화 : 어떤 물질에 인산기(-H2PO4)가 제거되는 반응이다.
ㅇ 하지만 이러한 각각의 분자 변형은 다중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으며, 각각의 조합에 따라 다양한 역할 및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단일 분자에서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들(Combinatorial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s)의 동시성 확인이 불가능하였다. 일반적으로 분자 변형을 연구하는 기존의 웨스턴 블랏팅(Western Blot)과 질량분석기를 활용한 분석법은 동일한 단백질 집단 안에서의 분자 변형을 분석하므로 조화 평균화(Ensemble Averaging)로 인한 오류가 발생하여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의 연구를 어렵게 하였다. 따라서 집단이 아닌 단일 단백질 분자 단위에서 서로 다른 아미노산 잔기의 변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요구되고 있다.
* 다중복합적 분자 변형(combinatorial PTM) : 단일 단백질 분자 내에 존재하는 여러 분자변형 지점들은 각각의 변형 상태에 따라 다양한 조합이 발생 가능하다. 이러한 조합에 따른 분자 변형 상태에 따라 단백질은 다른 기능 및 역할을 수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 웨스턴 블랏팅(western blotting) : 혼재된 단백질에서 미량의 특정 단백질 및 분자 변형을 검출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단백질들을 전기이동(electrophoresis)을 통하여 분자량 별로 분획한 다음 분획된 위치를 유지한 채로 니트로셀룰스(nitrocellulose) 막으로 옮겨서, 항원-항체반응을 이용하여, 목적하는 단백질 또는 분자 변형을 검출하는 방법이다.
2. 연구내용
ㅇ 세포막 수용체 표지 기술*과 단분자 분리 기술의 융합 : 외부 환경의 변화를 인지하는 세포막에 존재하는 수용체는 세포막에 고밀도로 존재하고 있어서 광학 현미경의 분해능 한계로 인하여 수용체 각각의 분자들을 독립적으로 연구할 수 없다. 연구팀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우선 세포막 비투과성 비오틴(Biotin) 표지 화합물을 활용하여 세포막 단백질의 세포 밖 수용체 부위(Extracellular Domain)에 표지하였다. 또한 유리 표면 위에 비오틴-뉴트라비딘(Biotin-NeutrAvidin)의 특이적 결합을 이용해 분석하고자는 단백질 분자를 세포로부터 분리하여 고정하는 기술을 융합하였다. 이에 따라서 세포막 수용체만을 선별적으로 분리하여 고밀도의 세포막과 달리 단분자 영상 기술(Single-Molecule Imaging)*을 활용해 단일 분자 단위로 각각의 수용체 단백질 분자들을 분석하기에 적합한 분자 밀도로 유리 표면에 고정하였다.
* 세포막 수용체 표지 기술 : 세포막을 투과하지 못하며, 단백질과 비특이적으로 화학 결합하는 비오틴 화합물(Sulfo-NHS-Biotin)을 이용하여, 세포 표면에 노출된 단백질만을 특이적으로 비오틴 표지하는 기술.
* 단분자 영상 기술(single-molecule imaging) : DNA, 단백질 등을 형광물질로 염색하고 전반사 현미경을 활용하여 단일분자의 위치 및 움직임을 관측하는 기술
ㅇ 심블럿(Single-Molecule Blotting) 기술*의 개발 : 적절한 분자 밀도로 고정된 세포막 수용체에 특정 아미노산의 분자 변형을 특이적으로 인식하는 항체와 형광 표지된 항체를 활용하여 각각의 수용체 단백질 분자의 변형 상태를 단분자 영상 기술로 분석하는 심블럿 기술을 최초로 개발하였다. 이 기술은 각각의 단분자 결과들을 통합하면 기존의 분자 변형을 분석하는 웨스턴 블랏팅(Western Blot)*과 질량분석기를 이용하는 프로테오믹스(Proteomics)*의 결과와 동일한 결과를 보이지만, 기존의 군집 분석법과 달리 조화 평균화(Ensemble Averaging)의 오류 없이 각각의 분자들을 분석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여 정밀하고 정량적인 분석이 가능하게 하였다.
* 심블럿(SiMBlot) 기술 : 연구팀이 개발한 단분자 분석 기술로서, 분자 변형을 인지하는 항원-항체 반응을 단일 분자 수준에 적용하여, 분자 내에 존재하는 서로 다른 분자 변형이 공존 여부를 판별할 수 있는 방법
* 웨스턴 블랏팅 : 혼재된 단백질에서 미량의 특정 단백질 및 분자 변형을 검출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단백질들을 전기이동(electrophoresis)을 통하여 분자량 별로 분획한 다음 분획된 위치를 유지한 채로 니트로셀룰스(nitrocellulose) 막으로 옮겨서 항원-항체반응을 이용하여 목적하는 단백질 또는 분자 변형을 검출하는 방법이다.
*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 단백질체학으로 전체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모든 단백질들의 구조, 변형, 기능 및 조절 현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이다.
* 조화평균화 : 집단의 구성 요소의 분포가 표준정규분포로 분포한다는 전제하에, 집단의 평균값이 집단의 구성요소의 평균적인 특성을 반영한다. 집단의 구성 요소의 분포가 표준정규분포가 아닐 경우, 잘못된 해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ㅇ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의 동시성(Simultaneity) 분석 : 서로 다른 특정 아미노산의 분자 변형을 특이적으로 인지하는 항체와 서로 다른 색의 형광 표지된 항체를 이용하여 단일 수용체 분자 내의 두 개의 분자 변형의 동시성을 파악할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심블럿을 통해 지금까지 전무했던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의 동시성 분석은 높은 비용 효율성을 보이며 빠르고 간편하게 분석할 수 있었다. 이것은 앞으로 각각의 분자 단위 수준에서 생명 활동 및 질병의 신호전달 체계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ㅇ 암 단백질인 상피성장인자 수용체(EGFR)* 분석에 적용 : 심블럿 기술이 많은 종류의 암 치료에 적용이 가능한지 암 치료 표적 세포막 수용체인 상피성장인자에 적용하였다. 이 수용체는 상피성장인자(EGF)에 의해서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이 일어난다고 20여년 전부터 일반적으로 받아 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심블럿을 적용해 본 결과, 세포막에서는 EGFR의 주요 분자 변형 지점에서 동시적인 다중 복합적 변형은 거의 일어나지 않고 단일 분자 변형만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졌다. 이 결과는 기존 방법의 조화 평균화의 오류로 인한 한계로 지금까지 숨어 있던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한 것이다.
* 상피성장인자(EGFR,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 세포외 단백질 리간드(ligand)에 대한 세포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로서 리간드인 표피성장인자(EGF) 및 전환성장인자α (transforming growth factor α) 등과 결합하면서 활성화 된다. 이 수용체는 변이를 통하여 과다 발현이나 과다 반응은 폐암, 항문암, 다혈성 아교모세포종 등의 암 발생과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ㅇ 결론 : 이 연구는 기존의 방법으로는 알 수 없었던 다중 복합 분자 변형의 동시성을 분석하는 심블럿 기술을 최초로 개발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 기술을 EGFR에 적용시켜 새로운 분자적 작동원리 모델을 제시하였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암 치료제 개발 전략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3. 기대효과
ㅇ 맞춤형 치료를 위하여 정밀하게 세분화된 새로운 질병 진단 : 많은 환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 암, 당뇨와 같은 난치병의 경우 겉으로 증상은 비슷하지만 발병 원인과 과정이 동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세툭시맙(Cetuximab)*과 허셉틴(Herceptin)*은 상피성장인자 수용체들(EGFR, ErbB2)의 활성을 억제하지만 이들 수용체가 발현된 암들 중 제한된 유형의 암에서만 사용되고 있다. 또한 모든 환자 중 10-20%에서만 항암 효과가 나타난다. 따라서 이러한 난치병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각각의 환자에서 질병 관련 신호전달 체계가 어떠한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정밀한 진단이 요구되고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심블럿 기술은 모든 생명체의 가장 최소 단위인 단일 분자 수준에서 분자 상태의 변화를 정밀하게 분석한 것으로, 향후 질병 관련 신호전달 체계의 작동원리를 규명하여 적절한 맞춤형 치료제를 선정할 수 있게 도와줄 것으로 기대된다.
* 세툭시맙 : EGFR과 결합하여 EGFR의 티로신 인산화효소(tyrosine kinase) 활성화를 억제시키는 항체 항암제이다.
* 허셉틴(herceptin) : ErbB2(Her2/neu)와 결합하여 ErbB2의 티로신 인산화효소(tyrosine kinase) 활성화를 억제시키는 항체 항암제이다.
ㅇ 신호전달 체계의 대한 기초 학문 연구 분야의 확장 : 분자 변형(PTMs)은 세포 내 신호전달 체계에서 빠른 신호전달 및 다양한 신호를 통합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래서 수십 년간 많은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각각의 단일 분자 변형들에 관해서만 연구되었고, 이러한 변형들의 다중 복합적인 발생에 관해서는 기술적인 한계로 인하여 알려진 바가 없다. 연구팀이 개발한 심블럿 (SiMBlot) 기술은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의 동시성(Simultaneity)을 짝분석 (Pairwise Analysis)를 통하여 분석 가능하게 하였다. 이러한 기술적인 한계의 극복은 세포막 수용체를 비롯하여 다양한 신호전달 단백질들에서 발생하는 분자 변형에 관한 연구를 단순한 각각의 분자 변형 연구가 아니라 다중 복합적인 분자 변형의 복잡성(Complexity)에 관한 연구로 확장할 수 있게 한다. 복잡성에 관한 분석은 심도 있는 신호전달 체계에 관한 이해로 이어져 생명체 및 질병의 원리 분석과 신약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ㅇ 상피성장인자 수용체(EGFR)를 표적으로 치료 전략의 방향 제시 : 연구팀은 심블럿 활용의 예로 표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에 접목하였다. 그 결과, 20여년 동안 정설로 받아들여 왔던 EGFR의 동시적인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과는 완전히 상반된 결과인 각각의 EGFR 분자들은 단일 분자 변형 상태로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기반으로 연구팀은 기존의 연구 결과를 재해석하였고, EGFR의 새로운 활성 작용 메커니즘 모델을 제안할 수 있었다. 새로운 작용 메커니즘 모델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를 통하여 그 작용 메커니즘을 명확히 밝힌다면 많은 종류의 암 치료 표적인 EGFR의 치료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 연구 이야기 ★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생물리학자와 화학생물학자들에 의해서 주로 발전을 이룬 단분자 분석 기술은 분자들 사이의 결합 혹은 구조적인 부분에 한정되었다. 생물학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지는 분자 변형(PTM)에 관한 것이 없다는 점에 기인하여 단분자 수준에서의 분자 변형을 연구 가치에 대한 고민이 이와 같은 연구 성과를 낳았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우선 새로운 실험을 기획하고, 잠재적 문제점을 인지하여, 최대한 문제점을 피하거나 해소하여 실험 방법을 디자인하였다. 새로운 실험 방법론을 최적화하여 처음으로 EGFR에 적용하여 분석하였다. 이를 통해 기존에 학계에 보고된 결과와 다른 결과를 얻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한 많은 보완 실험을 하였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가 있었다면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장비와 재료의 부족함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다른 실험실과 공동연구를 통해서 혹은 조금씩 동냥하듯 눈치 보며 얻어 쓰면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1. 군집 분석에서 발생하는 조화 평균의 오류를 벗어나 단일 분자 수준에서 정밀한 세포막 수용체의 분자 변형을 통한 신호전달을 최초로 분석할 수 있게 되었다.
2. 연구 과정에서 암 치료를 위한 표적 단백질인 EGFR의 신호전달 체계에 있어 20년 넘는 오랜 가설을 검증하였으며, 새로운 EGFR 신호전달 체계를 제안하였다. 이를 통해 암 진단과 치료 전략 개발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와, 향후 연구계획은?
이번 연구를 통해서 기존의 연구의 한계를 처음으로 넘어섰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실험적, 기술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그러한 한계를 하나씩 넘어, 생명의 최소 단위인 분자 수준에서 생명의 신비를 해석 및 분석하며, 모든 연구자들이 일상적으로 응용 가능한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한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처음에 20여년 동안 일반적으로 받아들여 온 EGFR의 다중 분자 변형 모델과 상반된 단일 분자 변형 상태를 목격하고 실험 설계가 잘못된 것으로 착각하여 실의에 빠졌었다. 하지만 다각도의 검증을 통하여 연구팀의 결과가 오류가 아니라 사실임을 확인하였고, 그 동안의 EGFR 활성화에 관한 정설을 단 번에 무너뜨리고 재정립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아직 검증되지 못한 많은 분자 변형 가설들에 연구팀이 개발한 신기술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확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용 어 설 명
1.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誌)
○ 최고 수준의 종합 학술지로서 이 연구에서 개발한 단백질의 다중 복합적인 인산화를 단분자 수준에서 짝분석을 최초로 가능하게 하고 이를 활용하여 기존에 앙상블 결과로 20여년 동안 잘못 알려져 있던 사실을 바로 잡은 점을 주목하여 게재 승인되었다. (‘15년 인용 지수 : 11.470)
2. 다중 복합적 분자형(Combinatorial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s)
○ 분자 변형(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은 세포 안팎으로 거의 모든 생명체의 신호전달에 관여한 메커니즘이다. 다양한 신호전달에 따라 각종 변형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절단 및 부차적으로 추가되는 과정이 있으며, 각 아미노산 잔기에 인산화, 메틸화, 아세틸화, 아데닐화 등과 같은 효소적으로 변형, 탈변형이 된다. 이러한 변형의 수(>90,000개)는 유전자 수(>25,000개)보다 더 많이 존재한다. 따라서 단일 종류의 단백질에도 다수의 변형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일 단백질 분자에서 다수의 변형 지점들의 변형과 탈변형에 의해 다양한 조합을 생성할 수 있다. 이러한 다중 복합적인 분자 변형은 같은 유전자에서 똑같이 생성된 단백질임에도 제각기 다른 다양한 신호전달의 수행이 가능하도록 한다.
3. 조화 평균화(Ensemble Averaging)의 오류
○ 조화 평균화의 오류란 집단의 평균적인 성향 분석은 집단 요소들의 정확한 성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집단 분석은 집단의 구성 요소들이 표준정규분포의 형태로 분포되어 있다고 가정하고 있지만, 집단의 실제 요소들의 분포는 표준정규분포 외에도 양극화 및 다양한 분포의 형태를 가질 수 있다. 그러므로 집단을 구성하는 요소의 성향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집단을 구성하는 각각의 개별적인 요소를 분석할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질병을 비롯한 여러 가지 생명현상을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호전달을 담당하는 단백질과 같은 분자들을 집단 분석에 의한 단편적인 이해가 아니라 각각의 분자 단위에서 각각의 분자들의 상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4. 심블럿(Single-Molecule Blotting, SiMBlot)
○ 전반사 형광 현미경을 이용한 단분자 영상 기술에 웨스턴 블랏팅(Western Blot)과 같은 항원-항체 반응을 적용하여 단일 분자 수준에서 단백질의 존재 및 분자 변형의 유무를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서로 다른 파장의 형광을 이용한 다중 항원-항체 반응을 동일한 단일 단백질 분자의 다중 복합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자 변형 지점들의 동시성(Simultaneity)을 분석할 수 있다.
5. 표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
○ 표피세포 성장인자(EGF)와 같은 세포 외 단백리간드를 인지하는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수용체로서 세포의 성장 및 분열을 조절한다. 이 수용체가 변이를 통하여 과다 발현 및 과다 활성을 나타내는 것이 폐암, 항문암, 다형성 아교모세포종 등의 암 발생 및 전이와 밀접한 연관 관계가 있다고 보고되어 있다. 따라서 이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여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세툭시맙(Cetuximab), 이레사(Iressa), 타세바(Tarceva)와 같은 일부 약물은 현재 암환자에게 사용되고 있으나 여전히 이 표적 수용체에 관한 정보가 부족하다.
6. 세포막 수용체(Plasma Membrane Receptor)
○ 세포막에는 호르몬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인자와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단백질이 존재하며, 이중에서도 그런 결합을 매체로 하여 세포 내에서 반응을 일으키는 능력이 있는 단백질을 세포막 수용체라고 한다.
7. 세포막 수용체 표지 기술
○ 세포막을 투과하지 못하며 단백질과 비특이적으로 화학 결합하는 비오틴 화합물(Sulfo-NHS-Biotin)을 이용하여 세포 표면에 노출된 단백질만을 특이적으로 비오틴 표지하는 기술
8. 비오틴(Biotin)-뉴트라비딘(NeutrAvidin) 결합
○ 비오틴은 동식물의 생육에 필요한 비타민B 복합체의 일종으로 뉴트라비딘과 특이적으로 강력하게 결합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다양한 생물학 연구 실험에서 분리 및 탐색 등의 목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9. 단분자 영상 기술(Single-Molecule Imaging)
○ DNA, 단백질 등을 형광물질로 염색하고 전반사 현미경을 활용하여 높은 분해능으로 단일분자의 위치 및 움직임을 관측하는 기술
10. 분해능(Resolution)
○ 현미경이나 망원경 등의 최소 식별 능력을 말하는 것으로서, 접근해 있는 2개의 광원을 식별할 수 있는 최소의 거리 또는 시각을 말한다.
11. 웨스턴 블랏팅(Western Blotting)
○ 혼재된 단백질에서 미량의 특정 단백질 및 분자 변형을 검출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단백질들을 전기이동(electrophoresis)을 통하여 분자량 별로 분획한 다음 분획된 위치를 유지한 채로 니트로셀룰스(nitrocellulose) 막으로 옮겨서 항원-항체반응을 이용하여 목적하는 단백질 또는 분자 변형을 검출하는 방법이다.
12. 티로신 인산화효소(Tyrosine Kinase)
○ 단백질의 티로신 아미노산 잔기를 특이적으로 인산화(-H2PO4) 시키는 단백질 인산화효소
13. 프로테오믹스(Proteomics)
○ 단백질체학으로 전체 유전자에 의해 발현되는 모든 단백질들의 구조, 변형, 기능 및 조절 현상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는 학문이다.
14. 세툭시맙(Cetuximab)과 허셉틴(Herceptin)
○ 세툭시맙은 EGFR과 허셉틴은 ErbB2(Her2/neu)와 결합하여 EGFR과 ErbB2의 티로신 인산화효소(tyrosine kinase) 활성화를 억제시키는 항체 항암제이다.
그 림 설 명
그림 1. 심블럿(SiMBlot)의 개괄도
(상) 세포막 비투과성 비오틴(Biotin) 표지 화합물(Sulfo-NHS-Biotin)을 이용하여 세포막 수용체만 특이적으로 비오틴(Biotin)을 표지한다. 표지된 세포에 상피성장인자와 같은 외부 자극을 부여한 후 세포를 분쇄하여 세포 현탁액을 만든다. (중) 세포 현탁액을 적절히 희석하여 뉴트라비딘(NeutrAvidin)으로 표면 처리된 유리에 비오틴(Biotin) 표지된 세포막 수용체만을 고정시킨다. (하) 고정된 세포막 수용체의 각 분자 변형 지점에 특이적인 항체를 이용하여 형광 표지를 한고, 단분자 영상 기술(Single-Molecule Imaging)을 이용하여 각각의 수용체의 분자 변형 상태를 분석한다.
그림 2. 표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의 단분자 블랏팅(SiMBlot) 분석
(a) 세포막에서 EGFR 활성화에 의한 각 분자 변형을 단분자 영상 기술로 촬영한 결과, 각각의 분자 변형이 단일 수용체 분자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다중 복합적 분자 변형이 존재하지 않는다. (b) 단분자 영상을 분석한 결과 두 개의 인산화 분자 변형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c) 인산화 분자 변형이 일어난 EGFR 분자에서 두 개의 분자 변형지점이 동시에 인산화되는 비율은 2% 미만으로 기존의 EGFR 활성 모델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하였다.
그림 3. 상피성장인자 수용체(EGFR) 활성의 분자적 작용기전의 개괄적 모델
20여 년 전부터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던 EGFR 활성 모델은 상피성장인자(EGF)에 의하여 EGFR은 다중 복합적 인산화 분자 변형이 발생하여 신호를 전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연구팀이 개발한 심블럿(SiMBlot) 기술을 통하여 오랫동안 받아 들여져 왔던 EGFR 활성 모델을 검증하였고, 그 결과 세포막에서 EGFR은 거의 단일 인산화 분자 변형만이 발생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 결과는 암 세포를 비롯하여 많은 세포에서 작용하는 EGFR의 활성과 신호전달 체계가 다중 복합적 인산화 분자 변형에 의한 ‘All-in-One’ 방식(좌)이 아닌 다중 복합적 분자 집단에 의한 ‘All-for-One’방식(우)의 분자적 작용 메커니즘 모델을 제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