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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대회사 (현장용)

2020. 6. 28. (일) 14:00 /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

첩약 건강보험 적용 결사반대 및 
한방건강보험 분리 촉구를 위한 결의대회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해주신 의사회원 여러분,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첩약 건강보험 적용을 저지하고 한방건강보험 분리를 촉구하기 위한 의사들의 강한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오늘 긴급히 결의대회를 열었습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사들의 노고를 전 국민이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정부는 코로나19에 대응하느라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 시점에 대우나 보상은커녕 의사를 기만하는 정책들을 졸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저를 비롯한 대한의사협회 제40대 집행부는 임기 3년째를 맞이하였습니다. 임기 막바지에 다다른 요즘 한국의료의 정상화를 목표로 정부의 잘못된 정책들을 막아내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오늘 결의대회는 정부의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강행 계획과 관련해 잘못된 정책 추진을 바로 잡고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겠다는 우리 의사들의 불굴의 의지와 기백을 정부와 국회, 언론과 사회에 전달하기 위하여 열게 되었습니다. 또 한방 보장성 강화라는 정치적 명분하에 연간 500억이라는 막대한 재정이 소요되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 철회와 국민 건강 위협을 타개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자 합니다.

여러분! 첩약의 급여화 즉,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은 절대로 시행되어서는 안 되는 정책입니다. 한약은 현대의약품에 가장 기본요건인 안전성과 유효성 검증조차 거치지 않았습니다. 또 한약의 부작용에 대한 감시와 분석 시스템도 마련돼 있지 않아 제도적으로 부실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정부는 건강보험제도의 원칙마저 무시한 채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과학적 근거에 따른 안전성을 검증하려는 의지는 보이지 않고, 향후 도입의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졸속적이고 비현실적인 정책을 강행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비급여의 급여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선결조건은 바로 재정입니다. 실제로 정부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위해 연간 500억 원이라는 엄청난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가뜩이나 예기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건강보험 재정이 고갈되는 상황에서, 국민이 낸 소중한 건강보험료로 강행하는 막무가내식 정책에 개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특히, 국민의 혈세로 국민의 건강을 해치려는 행태를 꼬집고 이 기가 막히는 상황을 건강보험의 주인인 국민께 알리고 싶습니다. 정치적인 명분에 쫓겨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첩약을 건강보험에 적용하려는 정부의 얕은 수에 국민이 눈물 흘릴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필수의료에 최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건강보험이 한방으로 인해 뒷전이 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지금처럼 분별없이 한방에 재정을 할애하다가는, 필수의료의 급여를 하지 못해 결국 생명이 경각에 놓인 절박한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게 되고, 건강보험 재정 또한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서 우리는 주장하고 요구하는 것입니다. 한방치료를 받고자 하는 국민이 있다면 그분들만 별도로 한방보험료를 납부할 수 있도록 해 국민에게 짊어진 과도한 부담을 덜어주어야 합니다. 이를 외면하고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추진한다는 것은 국민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와 건보공단의 직무유기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라는 감염병 위기를 극복하기도 전에 정부는 국민건강에 위협이 될 정책들을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무분별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책임지며 실질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가들인 우리 의사들과의 협의나 조언을 구하는 과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추진하는 행태를 우리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임원 여러분의 결기와, 지금 순간에도 코로나19 위기에 맞서 싸우는 의사회원님들의 정당한 주장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을 반드시 저지해내야 합니다. 

정부는 현실을 똑똑히 직시하십시오. 코로나19 장기화로 크나큰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의료기관들. 정신적, 육체적 피로를 감내하고 있는 의사회원님들. 그들에게 덕분에 라며 말뿐인 쇼만 벌일 때가 아닙니다. 의료시스템 붕괴가 임박한 이 지경에 제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의 일부터 제대로 챙겨 국가와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 바랍니다. 

저 최대집은 오늘 여러분이 보여주신 강력한 염원을 바탕으로 첩약의 건강보험 적용 저지와 한방건강보험 분리를 위해 끝까지 투쟁할 각오를 더욱 단단히 할 것입니다. 정부가 포퓰리즘 정책에 매몰돼 의료계와 국민의 우려와 충고를 무시하고 끝내 한방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강행한다면, 정부가 그토록 자화자찬한 K방역이 한국의사들의 파업으로 파국에 이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의 기다림의 시간은 길지 않을 것입니다. 

다시 한번 오늘 집회에 참석해주신 회원 동지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여기 모인 의사들이 이 절규, 이 몸부림에 국민 여러분께서도 관심 가져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20. 6. 28. 대한의사협회 회장 최대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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