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센터장 민상일)는 지난 14일 제일제당홀에서 ‘함께 한 30년, 다시 쓰는 생명의 이야기’를 주제로 장기이식 수술 후 30년 이상 건강하게 삶을 이어온 환자를 기념하는 행사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오랜 기간 안정적인 삶을 유지해온 환자와 보호자를 초청해 그들의 노력을 격려하고, 이식 환자들에게 이식 후에도 충분히 의미 있는 일상을 지속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장기이식은 기능이 저하된 장기를 건강한 장기로 대체해 생명을 회복시키는 고난도 의료기술로, 기증자의 결단과 의료진의 전문성, 환자의 꾸준한 관리가 더해질 때 안정적인 치료 성과를 낸다. 많은 이들이 장기이식 후 이식받은 장기의 기능 유지 기간을 10~15년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만, 서울대병원에서 30년 이상 건강한 삶을 이어온 환자들의 사례는 장기이식이 단기적 생명 연장을 넘어 수십 년 동안 안정적인 일상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치료임을 보여준다.
서울대병원은 1969년 신장이식을 시작으로 1988년 간이식, 1994년 심장이식, 1996년 폐이식을 성공하며 국내 장기이식 분야의 발전을 선도해왔다. 이후 1998년 국내 최초 뇌사자 분할 간이식, 2008년 국내 최초 심장사 기증자 간이식, 2013년 6개 다장기이식 등을 통해 고난도 이식 분야를 지속적으로 확장해왔다. 2021년에는 세계 최초 순수 복강경 간이식과 로봇 간이식을 성공하며 새로운 수술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2025년에는 국내 최초 로봇 폐이식과 아시아 최초 단일공 로봇 생체 신장이식 수술을 시행하며 글로벌 장기이식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민상일 장기이식센터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김영태 서울대병원장, 장호연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장,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장의 축사가 이어졌으며, 김상준·서경석 명예교수와 하종원 교수의 격려사가 진행됐다. 이어 환자 대표 인사말과 고(故) 김수태 교수를 추모하는 영상, 이식 환자의 여정을 담은 스토리 영상이 상영됐고, 특별 강연과 사례 발표, 공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약 150명의 참석자가 장기기증과 이식의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장기이식 후 30년 이상 건강한 삶을 이어온 환자 112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앙케이트 조사에서는 ▲면역억제제 복용 준수 ▲규칙적인 운동 및 스트레스 관리 ▲일상의 기쁨을 잃지 않는 태도 등이 공통적인 건강 유지 요인으로 나타났다. 환자들은 이식 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일상 활동의 회복’을 꼽았으며, 학업·직장 복귀·여행 등 이전에는 어려웠던 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된 점을 중요한 변화로 언급했다. 사회생활에서 성취를 이루거나 새로운 직업적 도전을 시작한 사례도 있었다. 응답자 대부분은 기증자와 가족, 의료진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장기이식이 삶의 질 개선과 지속적인 사회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치료였다고 평가했다.
민상일 센터장은 “장기이식 후 30년 이상 건강한 삶을 이어온 환자 한 분 한 분은 의료 발전의 성과이자 생명 나눔이 만들어낸 희망”이라며 “더 많은 환자들이 장기기증과 이식을 통해 새로운 삶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이번 행사를 통해 장기기증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장기이식이 수십 년간 안정적인 삶을 가능하게 하는 치료임을 사회적으로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