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연구배경 및 목적

건선은 전 인구의 약 1%에서 발생하는 만성 피부질환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을 현저히 훼손하는 것은 물론, 심한 경우 각종 대사질환, 관절염, 심장질환, 우울증 등 합병증을 동반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건선의 치료 및 관리에 있어 순응도(Adherence) 유지는 가장 중요한 이슈 임에도 불구, 우리 나라 건선 환자 중 약 60%는 치료 시작 두 달 만에 치료를 중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체 건선환자의 약 80%를 차지하는 경증 환자들의 경우, 국소도포제를 이용한 국소도포법을 통해 효과적인 질환 관리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국소도포제의 효과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치료기간이 오래 걸리는 점 등으로 인해 치료만족도가 낮아 중도에 치료를 포기하는 비율이 높다. 이러한 낮은 순응도는 부작용의 위험성을 높이고, 증상악화에 따라 더욱 높은 치료비용이 요구되는 다음 단계의 치료를 진행해야 하는 등 경제적 부담 역시 증가할 수 있다. 환자들의 낮은 치료 순응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료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데이터가 필수적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관련 연구가 진행된 사례가 부재했다.
이에, 대한건선학회는 몸에 발생한 건선에 최근 사용허가를 받은 복합겔(스테로이드와 비타민 D 유도체 복합제제) 타입 도포치료제의 실제 효능을 입증하고, 이를 유지요법에 사용하는 경우 가장 적절한 방법이 무엇인가를 확인하기 위해 본 임상연구를 진행하였다.

②  연구기간 및 대상

2014년 6월부터 동년 9월까지 총 16주 간, 201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스테로이드와 비타민 D 유도체 복합겔 타입의 국소도포제를 통한 8주 간 치료 이후 실제 치료효능을 확인하고, 8주차에 IGA(Investigator’s Global Assessment, 치료자 평가)에 기반하여 ‘완전(Clear)’ 또는 ‘거의 소실(Almost clear)’을 보인 117명의 환자를 무작위 배정, 3개 그룹[필요시 요법(PRN) 37명, 지속요법(Continuous) 40명, 주말요법(Weekends) 39명]으로 나누어 각 그룹 간 치료반응을 조사함으로써 가장 최적화된 유지요법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③ 연구결과

“복합겔 타입 국소치료법, 초기치료 및 유지요법에 있어 높은 치료효과 입증”

스테로이드와 비타민 D 유도체 복합겔 타입의 국소도포제를 통한 8주 간의 치료 이후, IGA(치료자 평가)에 따라 ‘완전(Clear)’ 또는 ‘거의 소실(Almost clear)’ 된 환자들의 치료 반응률을 측정한 결과, Baseline(시작시점) 대비 8주 차에 62.18%(p<0.05)의 환자가 ‘완전’ 또는 ‘거의 소실’ 되었으며, 4주차(16.67%) 대비 8주차(62.18%) 치료 반응률 역시 유의한 상승을 보였다. 해당 결과는 유사한 구조의 해외 연구에 비해 높은 수치이며, 이는 본 연구에서 관찰된 높은 순응도에 기인한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Baseline 당시 대부분의 환자들이 경증과 중등도 상태였으나, 4주차와 8주차에는 점차 ‘거의 소실(Almost clear)’ 상태로 이동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이는 IGA(치료자 평가)및 PGA(Patient’s Global Assessment, 환자 평가) 모두에서 동일한 양상을 보였다(p<0.0001).

또한, 건선의 임상적 중증도를 측정하는 ‘PASI(Psoriasis Area Severity Index)’ 점수 역시 Baseline 대비 4주, 8주 차에 모두 감소(증상개선을 의미) 하였으며, 유지요법 기간인 8주, 12주, 16주차 역시 Baseline 대비 유의하게 감소하여 유지되는 경향을 보였다(P<0.05).

‘PASI 75’(건선 증상이 75%이상 개선) 역시, 치료 4주차(4.17%) 대비 8주차(18.13%)에 눈에 띄게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p<0.05).

이는, 스테로이드와 비타민D 유도체 복합겔을 통한 국소치료법이 경증 건선환자의 초기치료 및 유지요법제로 매우 효과적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결과라 하겠다.

“건선 질환에 있어 순응도(Adherence) 관리의 중요성 입증”

8주차 기준 IGA(치료자평가)에 따라 치료 성공에 이른 환자 117명만을 대상으로 3개 그룹[PRN(필요시 요법) 37명, Continuous(지속요법) 40명, Weekends(주말요법) 39명]으로 무작위 배정하여 추가 8주 간 유지치료를 적용한 결과, ‘PRN(필요시 요법)’과 ‘Continuous(지속요법)’ 그룹은 8주차 대비 12주, 16주차에 다소간의 효능 저하를 보이기는 하였으나 비교적 만족할 정도의 유지를 보였으며, 치료에 따른 약물 사용량은 ‘PRN(필요시 요법)’이 타 그룹에 비해 현저히 적은 양상을 보였다.

반면, ‘Weekends(주말요법)’은 12주차, 16주차 치료반응에 있어 타그룹에 비해 효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결과를 보였으며, 투여 순응도가 70%이상인 환자에서도 ‘Weekends(주말요법)’은 타그룹 대비 IGA(치료자평가) 반응률이 비교적 낮게 나타났다.

또한, 유지치료 기간 중증도 변화에 있어서도 ‘PRN(필요시 요법)’과 ‘Continuous(지속요법)’ 그룹의 경우 12주, 14주 차에서 ‘거의 소실(Almost Clear)’ 상태를 보인데 반해, ‘Weekends(주말요법)’에서는 ‘일부 소실(Mild)’ 상태를 보였으며, 재발률에 있어서도 ‘Weekends(주말요법)’이 타 그룹 대비 높게 나타났다.

‘PASI 75’(건선 증상이 75%이상 개선)에 있어서도 12주, 14주차에서 ‘Weekends(주말요법)’이 ‘PRN(필요시 요법)’과 ‘Continuous(지속요법)’ 그룹 대비 낮게 나타나는 양상을 보였다.

상기 결과들을 종합하면, ‘PRN(필요시 요법)’ 방식이 가장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인 최적 유지요법으로 추천될 수 있으며, 지속적인 약물 순응도 유지는 효과적인 건선 관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겠다.
 

④ 결론

본 연구를 통해, 경증 건선 환자들에게 있어 스테로이드와 비타민 D 유도체 복합겔을 이용한 국소치료법이 매우 효과적인 초기치료 및 유지요법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국소도포제의 치료 효과에 대한 환자들의 부정적 인식은 실제로 낮은 순응도로 인한 치료효과의 저하에 기인한 것임이 밝혀졌다. 이는, 환자들의 순응도를 관리할 수 있는 강력한 치료환경이 주어질 경우 국소도포제 또한 매우 높은 치료효과를 나타낼 수 있으며, 지속적인 순응도 관리를 통해 초기 치료효과를 높인 이후에는 꾸준한 치료 및 관리 측면이 보다 중요시 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더불어, 본 임상시험의 가장 큰 의의는 치료제의 용량을 줄이면서 안전성과 치료효과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최적의 유지요법(PRN, 필요 시 도포법)이 세계 최초로 입증되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실제 진료 환경에서 전체 건선환자의 약 80% 이상을 차지하는 경증 건선 환자의 치료법 선택에 있어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옴과 동시에 국소치료법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