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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특정 장소에 끌리는 뇌세포 작용 밝혀!

'Cell Reports' 7월 31일 0시(한국시간) 온라인 게재

- IBS, 뇌 해마 별세포 연구로 ‘뮤-오피오이드 수용체’의 장소 선호 기억 형성 규명 
'Activation of astrocytic mu-opioid receptor causes conditioned place preference'



특정 장소를 선호하게 되는 뇌의 메커니즘이 밝혀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김두철) 인지 및 사회성 연구단 인지 교세포과학 그룹 이창준 연구단장 연구팀은 경북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과 공동으로 행복감을 유발하는 화합물인 오피오이드 오피오이드1가 뇌의 별세포와 결합하는 과정에서 장소에 대한 선호 기억을 형성함을 규명했다.



별세포(astrocyte)는 뇌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별 모양의 비신경세포다. 신경세포의 기능이 잘 유지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최근 다양한 기능들이 밝혀지고 있다. 



이창준 단장 연구팀은 이전 연구2에서 장소에 대한 기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인 해마에 위치한 별세포에 뮤-오피오이드수용체 뮤-오피오이드수용체3가 존재함을 밝힌 바 있다. 엔돌핀, 모르핀, 담고 등 오피오이드가 이 수용체를 활성화시킨다. 이번 연구에서는 오피오이드가 뇌 해마 별세포 뮤-오피오이드수용체에 결합함으로써 행복한 경험을 했던 장소에 대한 선호 기억을 형성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규명했다.



우선 연구진은 오피오이드로 인한 특정 장소 선호를 확인하기 위해 동물행동실험을 진행하였다. 연구진은 2개의 방을 자유롭게 오고갈 수 있는 쥐가 2개의 방 중 어느 방을 더 선호하는 지를 파악한 뒤, 선호하지 않는 방에 있을 때 해마 별세포 뮤-오피오이드수용체에 결합하는 모르핀을 주사했다. 



이후 쥐의 행동을 다시 관찰한 결과, 선호하지 않던 방을 더 선호하게 되었음을 확인했다. 해마 별세포 뮤-오피오이드수용체가 장소에 대한 선호 기억 형성에 관여한다는 의미다.
  


추가적으로 연구진은 해마 별세포 뮤-오피오이드수용체의 발현을 조절하였다. 이를 통해 뮤-오피오이드수용체가 해마 별세포로부터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 분비를 촉진하며 해마 시냅스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전달을 강화시키고, 이는 장기강화4로 이어져 특정 장소를 선호하게 함을 밝혔다. 
  


남민호 KIST 신경과학연구단 연구원은 “뇌에서 베타-엔돌핀 호르몬이 분비되거나 강력한 마약성 진통체인 모르핀을 투약하는 경우, 행복한 감정을 느낌과 동시에 장소에 대한 정보를 받아들여 특정 장소 선호 기억을 형성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이창준 단장은 “공포나 회피와 같은 감정과 달리 행복과 선호를 유발하는 뇌의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많은 연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행복한 감정과 좋아하는 감정뿐만 아니라 사랑이란 감정이 생기는 이유를 알아가는 데까지 연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뇌과학분야에서 선호 현상에 대한 연구는 중독과 관련된 연구까지 확장될 수 있다. 

이창준 단장은“뮤-오피오이드수용체가 모르핀 중독과 관련되어 있음을 유추할 수 있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 중독의 심층적인 기전을 규명하고 궁극적인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셀 리포트(Cell Reports, IF 7.815) 7월 31일 0시(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연구 추가 설명


논문명
Activation of astrocytic mu-opioid receptor causes conditioned place preference

저자정보
Min-Ho Nam1,2†, Kyung-Seok Han1,3†, Jaekwang Lee1†, Woojin Won1,4,5, Wuhyun Koh1,3,5, Jin Young Bae6, Junsung Woo1,3, Jayoung Kim1, Elliot Kwong1, Tae-Yong Choi7, Heejung Chun1,5, Seung Eun Lee9, Sang-Bum Kim10, Ki Duk Park11, Se-Young Choi7, Yong Chul Bae6*, and C. Justin Lee1,3,5,12*





연구이야기

[연구 배경] 
중독을 일으키는 마약성 진통제 중 하나인 모르핀을 비롯한 오피오이드는 특정 장소에 대한 조건화된 선호(CPP)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주로 중뇌-변연계의 도파민 시스템의 조절에 의하여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도파민이 결여된 쥐에서도 CPP가 나타난다는 보고와 함께, 도파민 이외의 다른 기전을 통하여 CPP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가 최근 들어 지속되어 왔다. 특히, 뇌의 해마가 CPP 기전의 핵심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하였다. 본 연구진은 최근 연구를 통하여 해마에 존재하는 별세포에 뮤-오피오이드수용체(MOR)가 많이 발현되어 있으며, 이 수용체의 자극이 별세포에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 분비를 촉진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본 연구에서는 해마 별세포의 MOR을 통한 CPP 기전을 최초로 규명하였다.

[연구 과정] 
별세포 특이적으로 MOR을 과발현시키거나 발현을 억제하여 CPP 실험을 진행한 결과, 해마 별세포의 MOR이 오피오이드에 의해 유도되는 CPP에 핵심적임을 확인하였다. 이 해마 별세포의 MOR 자극이 해마 Schaffer Collateral (SC)-CA1 시냅스의 신호 전달을 강화하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Whole-cell Patch clamp와 Field recording을 활용하여 전기생리학 실험을 진행한 결과, 별세포 MOR 자극으로 인하여 presynaptic release probability가 증가하여 LTP가 유도됨을 확인하였다. 나아가 MOR은 Gi-단백 결합 수용체이므로, Gi-DREADD를 해마 별세포에 특이적으로 발현시켜 화학유전학적인 방법으로 자극했을 때, CPP와 LTP가 모두 유도됨을 확인하였다. 

[어려웠던 점] 
본 연구에 사용한 DAMGO는 MOR의 선택적인 길항제로 기존에 혈관-뇌장벽(BBB, Blood-brain barrier) 통과의 효율이 낮다고 알려져 있었다. 본 연구진은 DAMGO의 복강 내 투여로 CPP가 유도됨을 확인하였는데, 이 실험의 결과를 설득하는 것이 어려웠다. 본 연구진은 복강 내 DAMGO 투여로 인하여 뇌에서의 농도를 약동학적 방법으로 확인하였으며, 신경세포의 활성 증가가 나타나기에 충분한 DAMGO의 농도(EC50)를 계산하여 비교함으로써 이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향후 연구계획] 
공포에 조건화된 장소에 대한 기억 형성의 메커니즘은 잘 연구되어 있는 반면, 행복감에 조건화된 장소에 대한 기억 형성의 메커니즘은 거의 연구되어 있지 않다. 향후 행복감에 의하여 실제로 해마에서 베타-엔돌핀이 별세포의 MOR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양이 분비되는지, 이것이 어떠한 메커니즘을 통하여 공간 기억과 연관되는지를 분자적 세포적 관점에서 규명하고자 한다.


그림 설명


베타-엔돌핀 또는 모르핀에 의하여 해마 별세포의 뮤-오피오이드수용체에 결합하면, TREK-1을 통하여 별세포로부터 글루타메이트가 분비되어 SC-CA1 신경세포의 신호전달이 증가하게 된다. 이 때 장소에 대한 정보가 뇌에 들어오면 SC-CA1 신경세포의 신호전달이 증가하게 된다. 뇌에서 베타-엔돌핀이 분비되거나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을 투약함과 동시에 장소에 대한 정보가 인식되면 해마의 SC-CA1 시냅스의 장기강화가 형성되어 특정 장소 선호(CPP) 기억이 형성된다. 이런 메커니즘을 통해 베타-엔돌핀이 분비되거나 모르핀을 투약하였던 장소를 기억하고 좋아하게 된다.



References
1 오피오이드(Opioid): 오피오이드수용체에 결합하는 화합물. Opium(아편) 이라는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대표적인 오피오이드로는 행복감을 유발하는 신경호르몬인 엔돌핀,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인 모르핀, 합성 오피오이드인 담고(DAMGO) 등이 있다.
2  뇌 해마의 별세포에 뮤-오피오이드 수용체가 존재함을 규명한 연구 성과는 2018년 국제학술지‘Experimental Neurobiology’, ‘Frontiers in Cellurat Neuroscience’ 등에 연달아 게재됐다.
3  뮤-오피오이드수용체(MOR, mu-opioid receptor): 오피오이드가 결합하는 오피오이드수용체는 대표적으로 3종류(μ,κ,δ)이다. 각 오피오이드수용체는 첫 번째로 결합한 오피오이드의 첫 글자를 따서 명명되었다. 뮤(μ)-오피오이드수용체는 첫 번째로 결합한 오피오이드인 모르핀(morphin)의 첫 글자 m에 상응하는 그리스어 μ로 명명되었다. 뮤(μ)-오피오이드수용체는 뇌에 존재하며, 체내에서 생성되는 베타-엔돌핀, 엔케팔린이 잘 결합하는 수용체다.
4  장기강화(LTP, Long-term potentiation): 시냅스를 이루는 두 신경세포 사이의 신호전달이 지속적으로 증강되는 것을 의미하며, 학습과 기억의 주요한 세포학적 기전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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