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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액시온이 존재하는 이론적 영역에 전세계 3번째로 도달

'Physical Review Letters'에 3월 14일(한국시간) 온라인 게재

암흑물질 후보‘액시온’존재 규명에 한 걸음 가까워져!
- IBS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 액시온 및 극한상호작용 연구단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단장이 이끄는 연구진이 현대물리학의 난제를 풀어낼 액시온 액시온(Axion)1) 신호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론적으로 액시온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영역에 도달한 것으로, 미국 워싱턴대, 예일대에 이어 전 세계 3번째다.

액시온은 강한 자기장과 만나 빛(광자)으로 변하는데, 이를 단서로 1989년부터 전 세계에서 액시온을 찾아 실험을 진행해 왔다. 과학자들은 액시온이 존재할 수 있는 질량 범위와 광자로 변환됐을 때 신호 크기 범위를 이론적으로 추정하고 이를‘QCD(양자색소역학) 액시온밴드’라고 이름지었다. 액시온이 존재할 경우 이 영역 내에서 신호가 발견된다는 뜻이다.

QCD 액시온밴드가 포함하는 신호 크기는 형광등보다 1억경(1024) 배나 작은 수준으로, 검출에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수준에 도달한 후부터 QCD 액시온밴드에 속하는 신호를 검출할 수 있어, 특정 지점에 액시온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알아낼 수 있다. 때문에 액시온을 발견하려면 탐지하는 질량과 신호 세기를 바꿔가며 실험을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QCD 액시온밴드 영역의 신호를 검출할 만한 기술을 갖추고 탐색을 진행하고 있는 실험그룹은 전 세계 8곳 중 미국 워싱턴대2)와 예일대3)  2곳뿐이다. 

워싱턴대는 액시온 질량이 1.9 ~ 3.53μeV(마이크로일렉트론볼트)4)인 경우, 예일대는 액시온 질량이 23.15 ~ 24μeV인 경우의 신호를 탐색하고 있다. 연구진은 6.62 ~6.82 μeV 질량 범위에서 액시온을 탐색해, 해당 질량에서는 최초로 검출 범위가 QCD 액시온 밴드 영역에 도달하고 탐색한 영역에 액시온이 없음을 확인했다.



연구진은 작은 신호 검출을 위해 강한 자기장 하에서 잡음을 최소화한 실험장치를 구축했다. 연구진은 지구 자기장보다 16만 배 강한 8테슬라5) 자기장을 사용한다.

자기장을 내는 원통형 초전도 자석 초전도 자석6)을 마련하고, 자석 중심에 안테나가 삽입된 금속 원통을 넣었다. 액시온은 자기장과 만나 광자(전자기파)로 변하는데, 발생한 광자가 원통의 공진주파수와 일치하면 안테나로 이 신호를 읽을 수 있다. 각 과정은 증폭과 열로 발생하는 잡음을 줄이고 초전도를 유지하기 위해 영하 273℃ 냉동기 안에서 진행됐다. 연구진은 2년에 걸쳐 각 과정에서 잡음을 극도로 줄이고 테스트를 거친 뒤 3달 동안 데이터를 수집해 결과를 얻었다.

액시온이 발견되면 현대물리학의 난제를 풀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가 사는 우주가 물질로 이루어진 까닭은, 태초에 빅뱅이 물질을 반물질보다 훨씬 많이 만들었기 때문이다. 반물질과 물질이 만나 소멸한 뒤 물질만 남았는데, 지구도 물질-반물질 간 비대칭 덕에 존재하는 셈이다. 물리학자들은 이러한 비대칭이 우리 세계와 ‘거울세계’의 물리법칙 차이 때문에 발생한다고 추측한다7)

그러나 실험결과 원자핵을 묶는 힘8)에는 이 물리법칙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 현대물리학의 수수께끼로 남았다. ‘액시온’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 위해 물리학자들이 고안한 입자로, 물질-반물질 간 비대칭을 설명해 줄뿐 아니라 우주를 채우는 미지의 물질인 암흑물질일 가능성도 있다. 현대물리학의 두 가지 난제를 풀 해답인 셈이다.



제 1저자인 이수형 연구기술위원은 “워싱턴대가 30년 이상, 예일대가 10년 이상 연구해 온 데 비해, 이번 프로젝트 CAPP-8TB는 2017년도에 시작했으나 빠르게 실험 수준을 따라잡았다”며 “지금보다 두 배 넓은 질량 범위를 6개월 이내에 탐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검출기를 향상시켜 작은 신호영역을 더 빠르게 탐색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물리학회 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Physical Review Letters, IF=9.227)에 3월 14일(한국시간) 온라인 게재됐다.


[참조]

1) 액시온(Axion) : 입자물리학의 강한 CP대칭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입자이자 암흑물질 후보.
2) ADMX (Axion Dark Matter eXperiment) : 미국 워싱턴주의 워싱턴 대학에서 약 30년간 진행되고 있는 액시온 암흑물질 발견 실험. 워싱턴 대학, 페르미 국립가속기 연구소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3) HAYSTAC (Haloscope at Yale Sensitive to Axion CDM) : 미국 예일대에서 진행되고 있는 액시온 암흑물질 탐색 실험. 예일대, 콜로라도 대학, 미 국립표준기술연구소 등 5개 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4)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법칙을 이용한 질량 표시 단위로 1 μeV는 약 1.78×10-42 kg에 해당한다.
5) 테슬라(T) : 자기장의 단위. 1T는 지구 자기장의 2만 배이며, 의학 MRI가 3T 자기장을 사용한다.
6) 초전도 자석 : 초전도 선으로 만든 전자석. 전선 주위에는 자기장이 생기는데, 저항이 0인 초전도선으로는 적은 비용으로 강한 전류를 만들 수 있어 생성되는 자기장도 강력해진다. 
7) CP 대칭성 깨짐 :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전하(Charge)와 좌우(Parity)가 바뀐 ‘거울세계’가 이 세계와 동일한 물리법칙으로 움직인다는 것이 CP 대칭성인데, 이 대칭이 깨지는 현상을 말한다. 물질-반물질 수가 크게 차이나는 이유다.
8) 강력 : 우주의 네 가지 기본 힘 중, 원자핵의 양성자와 중성자들을 강하게 결속하는 힘.


연구 추가 설명


논문명/저널명

Axion Dark Matter Search around 6.7 μeV / Physical Review Letters


저자정보
 
S. Lee, S. Ahn, J. Choi, B. R. Ko, and Y. K. Semertzidis



연구내용

보충설명

■ 주파수가 질량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원통 하나는 특정 질량의 액시온만 감지할 수 있다. 신호는 증폭기 4개를 거쳐 증폭된 뒤 분석에 들어간다. 연구진은 검출 장치를 2017년부터 2년에 걸쳐 개발하고, 19년 9월부터 11월까지의 데이터를 얻어 결과를 냈다.

■ 이번 실험의 데이터 분석에는 기존의 데이터 분석 방법을 개선시켜 실험 성능 지수가 17% 향상되었다. 

■ 연구진은 향후 이론적으로 가능한 한계까지 잡음을 줄이고 초전도 공진기 등을 사용하여 실험 능력을 더욱 향상시킬 계획이다.



연구 이야기

[연구 배경] 물리학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대칭성에는 전하 대칭성(Charge, C)과 거울의 비친 상과 같은 반전 대칭성(Parity, P) 등이 있는데, 이 두 가지 대칭성이 조합된 CP 대칭성은 양자색소역학의 이론적인 틀 안에서 깨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아직까지 실험적으로 발견된 적이 없다. 이 문제는 강한 CP 대칭성 문제라고 불리며 2019년 11월 포브스 誌에서 “물리학을 통틀어 가장 과소평가된 문제”로 소개되기도 하였다.

이 문제의 이론적인 해결책이 되는 입자를, 양자색소역학의 지저분한 문제를 해결한다는 의미로 미국의 주방 세제 이름인 ‘액시온’이라고 불렀다. 이 액시온의 성질을 예측하는 가장 유명한 이론적인 모델은 김진의 경희대학교 석좌교수가 1979년 제안해 1980년 수정된 KSVZ 모델과 1980-81년 사이 만들어진 DFSZ 모델이다. 

또한 액시온의 예상되는 성질들은 또 다른 현대물리학의 난제인 암흑물질의 성질과 유사하여 암흑물질의 후보로도 각광받고 있다. 액시온을 발견하면 이 두 난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다.


[어려웠던 점] 

이 실험은 극저온, 초전도 자석, 공진기, 극초단파 전자공학 등의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깊은 이해를 요구한다. 극저온 희석 냉동기를 사용하여 실온에서부터 극저온의 환경을 만드는 과정은 약 3~4일 정도가 소요되고, 다시 실온으로 돌아오는데 같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실험 준비 과정에서 테스트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이 사용되었다. 특히 극저온 환경에서 예측하기 힘든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하는 것이 어려웠다. 

[향후 연구계획] 

본 연구진은 더 넓은 액시온 질량 영역에서 액시온을 탐색할 것이다. 향후 6개월 이내에 이번 실험 결과보다 2배 넓은 질량영역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설명


x축은 액시온 질량(혹은 질량에 상응하는 극초단파 주파수), y축은 액시온이 광자로 변환되는 결합 상수(광자로 변환되는 신호 세기)를 나타낸다. 하늘색‘QCD 액시온 밴드’는 액시온이 이론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범위를 보여준다. KSVZ와 DFSZ는 액시온의 성질을 설명하는 두 모델의 예측이다. 파란색 CAPP-8TB가 이번 실험 결과다.

왼쪽부터 ADMX(어두운 녹색): 미국 워싱턴 대학에서 1998~2018년 실험. RBF(좌측 밝은 녹색): 미국 브룩헤이븐 국립 연구소에서 로체스터 대학, 브룩헤이븐 국립 연구소, 페르미 국립 가속기 연구소 공동으로 1989년 탐색. UF(녹색): 미국 플로리다 대학에서 1990년 발표. HAYSTAC(우측 밝은 녹색): 미국 예일대에서 2017~2018년 실험. QUAX-aγ와 ORGAN: 각각 이탈리아 INFN과 서호주 대학에서 2019년, 2017년 발표. CAST(갈색) : 스위스 CERN에서 2017년 발표.





극저온 냉동기와 암흑물질 탐색 실험 ‘CAPP-8TB’ 연구진 일부. 영하 273℃ 냉동기는 초전도선 자석을 유지하고 신호 증폭기 잡음을 낮춘다.

왼쪽부터 제 1저자인 이수형 연구기술위원, 교신저자인 고병록 연구위원, 안새벽 한국과학기술원 박사과정, 그리고 최지훈 前 IBS 연구위원. 야니스 세메르치디스 단장은 사진에는 등장하지 않았다. 




극저온 냉동기 내부에 설치된 실험 장비 일부. 가장 아래 금속 원통이 실험의 공진기로 사용되며, 내부에 안테나가 설치되어 있다. 금색 판들은 각각 다른 온도를 갖는 층들로, 이 위에 안테나로 얻은 신호를 증폭하는 증폭장치 등이 있다. 금색 판들은 가장 아래부터 50 mK(약 섭씨 –273.1도), 100 mK (약 섭씨 –273.05도), 1 K (약 섭씨 –272.15도)를 갖도록 설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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