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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연세대의료원 정남식 의료원장 2015년 신년사]

우리 모두 美人이 됩시다

 

사랑하는 의료원 가족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연세 창립, 제중원 130주년이란 뜻 깊은 한 해를 맞아서 그런지 더 설렙니다. ()의 해를 맞아, 소망으로 가득한 여러분의 얼굴을 보니 기분이 참 좋고 든든합니다.

 

지난 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열심히 헌신해 주신 여러분께 먼저 감사 말씀을 드립니다.

작년 4월 개원한 연세암병원은 짧은 기간에 대한민국 대표 암병원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연세암병원은 국내 최고를 넘어 아시아 최고 암 병원으로 도약하고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연세암병원의 상징물인노아의 방주빛의 기둥곳곳에 배인 여러분의 정성과 환자의 회복에 대한 소망을 생생하게 느낍니다.

 

중국 칭다오에 1,000병상 규모의 병원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함으로써 세브란스 브랜드의 세계 확산에 의미 있는 성과를 냈습니다. 칭다오-세브란스병원은 치과병원의 칭다오-연세국제치과병원과 연계하면, 한국 의료 외국 진출의 좋은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를 합니다.

 

세브란스는 4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NCSI) 1위에 올랐습니다. 환자와 가족중심이라는 정신 아래 4년 연속으로 최고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4월에 발족한 재난대응 의료안전망 사업단은 세브란스의 사회적 소명을 실현하고, 우리가 가진 경험과 지식을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조하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강남세브란스는 창립 30주년을 맞아‘30년사를 발간하고, ‘장기발전 로드맵을 따라 한걸음씩 전진했습니다. 또한 국내 최초로 카자흐스탄과 대규모 메디클러스터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현지에 검진센터를 설립하여 중앙아시아 진출의 선구자로 나섰습니다.

용인세브란스는 용인지역의 최일선에서 1일 외래환자 1,000명을 진료하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병원으로서 역할을 키워가고 있으며, 강남세브란스와 긴밀한 진료협력을 통해 지역의료전달체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의과대학은 전국 의대 중에서 연구비 수주 1를 기록함으로써, 연구 경쟁력을 확실히 입증하였습니다. 또한 제중·법현학사 기공식을 통해 오랜 숙원 사업을 해결했습니다.

치과대학은 치의학교육의 글로벌화를 위하여 CODA 인증을 성실히 준비하여 새해에는 무난히 인증을 받게 될 것을 확신합니다.

간호대학은 방글라데시 간호전문대학원 설립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하여 국제적으로 그 위상을 높였습니다.

보건대학원은 아태보건대학원협의회와 협력을 강화하는 등 국제적인 위상을 제고하였습니다. 이 모두가 축하할만한 일들입니다.

 

의료원 가족 여러분,

올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사실을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국가간 환율 전쟁과 경제위기에 대한 경고음이 계속 울리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올 한 해성장보다생존이 더 중요하다고 보는 대기업들이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의료에서도 영상의학 수가 인하, 점진적인 선택진료비 폐지, 초음파 급여화 등 정부의 저수가 정책은 올해도 계속돼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인건비와 관리운영비 등 고정적인 의료원의 지출 요인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여 재정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그동안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의료원 가족 여러분께서 원가 절감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 분투 노력해준 덕분에 성장세를 이어왔습니다.

다만, 가팔랐던 성장 곡선이 저성장기조로 점점 완만해지고 있는 점은 걱정입니다. 성장세가 둔화되다가 자칫하면 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공감하고, 이에 대비한 의료원 교직원 여러분의 노력이 더 한층 요구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몇 가지 당부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Beyond Hospital 의료문화 창조가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성과로 가시화될 수 있도록 우리 교직원 여러분이 함께 나아가자는 부탁을 드립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의료원 시스템을 개혁하고, 우리의 생각도 바꾸어야 하겠습니다.

지난해 NCSI에서 1등을 하기까지 의료원 가족 여러분이 애를 참 많이 쓰신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1등에 안주할 수 없는 숙명을 안고 있습니다. 이제부터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Beyond NCSI’입니다. NCSI는 의미있는 조사입니다만, 국가(National)이란 단어가 말해주듯이한국에서의 평가이지, 글로벌 평가는 아닙니다. 세계 초일류를 지향해온 세브란스는 NCSI 1등이란 내셔널 타이틀에 안주할 수가 없습니다.

 

Mayo Clinic을 방문해본 분들도 있고, 책으로 간접 경험해본 분들도 많은 줄 압니다만, 저의 경험으로 보면 Mayo의 경쟁력의 원천은먼저 다가가서 손 내미는 자세입니다.

우리도 환자나 그 가족의 문의에 대해 친절하게 응대하는 것은 잘 합니다. 그렇지만 궁금하거나 불편한 환자와 가족을 우리가 먼저 발견해 그들이 이야기하기 전에 그 문제를 해결해주는 수준이라고 자부하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환자와 가족을 직접 상대하는 부서 담당자들뿐 아니라 의료원 전 교직원이 환자와 가족 중심의 태도를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모두 연세의료원 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달라는 당부 말씀을 드립니다.

경쟁력은 교직원의 자긍심에서 시작합니다. 우리는 겸손이 몸에 배어 있다 보니 잊기 쉽습니다만, 연세의료원은 여러분이 자부심을 가져도 좋을만한 의료기관입니다. 저는 여러분이 자부심을 갖고 근무할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료원장으로서 여러분이 연세의료원에서 일한다는 사실을 언제 어디서든지 자랑할 수 있도록 좋은 근무 여건을 만들겠습니다.

 

셋째, 연세의료원은 온 가족이 대를 이어 찾는 병원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부탁을 드립니다. 연세의료원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과 딸, 손자 손녀에 이르기까지 대를 이어 치료받으러 다니는 분들이 꽤 많습니다.

연세의료원의 존재 이유는 환자와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는 만족스러워 했으나 가족들이 서운하게 생각한 탓에 가족들이 병원에 발길을 끊은 사례는 혹시 없는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우리가 치료를 잘하더라도 어느 한 순간 환자와 가족들이 상처받거나 소외감을 느낀다면, 우리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될 수도 있습니다.

 

올해는 연세 창립, 제중원 130주년의 매우 뜻 깊은 한 해입니다. 전 세계를 통틀어서 연세의료원 규모의 의료기관이 1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곳은 드뭅니다.

연세의료원은 알렌, 에비슨, 세브란스 등 수많은 선각자와 선배들의 피땀으로 이룩했습니다. 또한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을 했던 수많은 선배들, 현봉학 선생님을 비롯한 6.25 전쟁 시에 민족을 위해 희생한 동문들, 김명선·백낙준 선생님과 같이 연세의 발전을 위해 수고하신 분들이 오늘의 우리를 있게 한 든든한 뿌리입니다.

올해 계획 중인 제중원 복원과 정신 계승, 힐링캠프 건립은 우리의 뿌리를 확인함과 동시에 정체성(Identity)을 확고히 한다는 점에서 상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대부분을 기부금으로 추진하게 될 힐링캠프는 단순히 진단과 치료를 하는 병원이 아니라 아픔과 고통을 다 내려놓고, 건강한 모습으로 세상에 복귀할 수 있게 도와줌으로써 Beyond Hospital 의료문화의 참 모습을 체험하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또한 이 공간은 내부 교직원의 조직문화를 승화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도 사용됨으로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외에도 환자와 가족을 배려하는 공간 확충이 절실합니다. 이를 위해 종합관과 본관 사이에 약 800평 규모의 Patient Atrium, 그리고 어린이 병원에 새로운 약 315평 규모의 어린이병원 로비 Atrium이 마련될 계획입니다.

 

새로운 연세 창립, 제중원 130주년을 위해서는 경영 합리화, 지속 성장을 위한 재원 확충, 세계 선도 의료기관으로서 콘텐트 확충 등은 필수적인 과제입니다.

앞으로 이를 더 잘 해내기 위해 암, 중증-난치성 질환 치료를 위한 실력을 갖추고, 로봇 수술, 이식, 줄기세포 등을 이용한 재생치료 등 첨단 의학기술도 끊임없이 축적해야 합니다.

양성자, 중입자 치료기 등 최첨단 장비도 도입을 고려해야 합니다. 암 환자들에게 최고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도록 세브란스와 연세암병원 운영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연구중심병원, 의생명과학 콤플렉스, 의료원과 대학 캠퍼스를 효율적으로 연계하는 산학협력 실용화 등도 적극 추진하고, 국내외 다른 대학과 연계한 다학제 협력도 강화해나가야 합니다.

 

세브란스의 해외 진출은 단지 외국에 나가 병원 건물을 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의료진에 대한 교육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교육 아카데미는 세브란스 정신의 확산 뿐 아니라, 새로운 의료산업 모델이 될 것입니다.

용인동백세브란스에 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많은 줄 압니다. 저는 용인동백세브란스병원을 연세의 미션과 국가 사회 발전, 사회 가치 실현에 부합하는 방향에서 우리의 공감대를 지혜롭게 모아 풀어나갈 것입니다.

의료원 가족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최선을 다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하겠습니다. 우리는 130년의 세월 동안 수많은 풍랑과 암초를 지나왔습니다. 때로는 좌절도 했고, 힘겨운 위기도 경험했습니다. 그때마다 힘을 합쳐서 위기를 극복하고 전진해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

 

동양에서 추구하는 아름다움의 의미인는 원래 큰 양(大羊)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은 희생, 헌신, 순종을 의미하는 동물로서 구약성경에는 가장 큰 양(大羊)을 제물로 바침으로써 큰 희생, 큰 헌신, 큰 순종을 표현했습니다. 동양의 아름다움-()는 이렇듯 희생, 헌신, 순종을 표현합니다. 이제 양의 해를 맞아 우리 서로가 함께 헌신하고 격려함으로써 서로가 발전할 수 있는 아름다움()을 누리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모두가美人이 되는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양의 해를 맞아 성경 말씀 한 구절로 덕담을 대신합니다. 히브리서 1320양의 큰 목자이신 우리 주 예수를 영원한 언약의 피로 죽은 자 가운데서 이끌어내신 평강의 하나님이 모든 선한 일에 온전케 하사 자기 뜻을 행하게 하시고 그 앞에 즐거운 것을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 속에 이루시기를 원하노라라는 말씀입니다. 목자이신 주님의 뜻 가운데서 의료원 발전을 이루고, 아울러 의료원 가족 모두가 행복한 한 해로 만듭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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