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막 단백질 유동 40년 가설 뒤집는 획기적 연구
국내 연구팀이 간단한 방법으로 리간드*와 세포막 단백질의 결합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지난 40년 간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던 세포막 단백질 유동에 대한 가설을 정면으로 뒤집는 발견을 기반으로 한 것이다.
향후 각종 신약 개발 시 후보 물질과 세포막 단백질과의 결합 정도를 측정하는 과정에 활용하면 소요되는 비용과 노력을 기존보다 수천 배 이상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 리간드 (Ligand): 특정 단백질에만 결합하는 물질. 우리 몸의 호르몬이나 신경전달 물질, 신약 후보 물질 등이 대표적인 예다.
신약 하나를 만들어 환자에게 사용하기까지는 평균 4조원 이상의 비용과 10~15년의 기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신약개발의 성공확률은 2만분의 1 정도로 아주 희박하다. 새로운 약이 될 후보 물질을 1차적으로 선별하는 단계에서부터 효과적인 물질을 저렴하고 신속하게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류성호 교수 연구팀의 김도현, 조카이 연구원이 주도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안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 온라인 판에 2015년 5월 4일자로 게재되었다.
(논문명: Analysis of Interactions between EGFR and Soluble Ligands on the Basis of Single-Molecule Diffusivity in the Membrane of Living Cells)
1975년에 정립된 샤프만-델브룩 모델은 세포막 위의 단백질들이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단백질이 리간드와 결합하더라도 그 움직임이 변화하지 않는다는 이론으로써 그간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다.
그러나 류성호 교수 연구팀이 초해상도 현미경(super-resolution microscopy)을 통해 관찰한 결과 세포막 단백질이 리간드와 결합할 때 움직임이 느려진다는 것을 밝혀 기존 정설을 뒤집었다.
이 발견을 응용해 연구진은 신약 후보 물질 리간드를 세포에 처리하였을 때 특정 세포막 단백질이 얼마나 느려지는 지를 관찰함으로써 그 결합 정도를 간단하게 측정하는 기술(smDIMSA*)을 개발했다.
* smDIMSA(single-molecule diffusional-mobility shift assay)
현재 개발되는 신약의 50% 이상이 리간드와 세포막 단백질의 상호작용을 이용한다. 기존에는 신약 개발 시 세포막 단백질과 리간드의 결합 정도를 알아보기 위해 복잡한 정제 과정이 필요하고, 방사능 물질 혹은 값비싼 금을 사용해야 했다.
하지만 이 기술을 이용하면 현미경으로 직접 세포를 관찰하는 것만으로 그 결합을 측정할 수 있어, 기존 기술의 복잡한 과정을 최소화하고 실험 1회당 30~60만원의 비용을 3천원 대로 낮출 수 있다. 이를 활용하면 신약개발 회사나 연구실에서 신약 후보 물질을 1차적으로 선별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본 기술은 지난해 휴먼테크 논문대상(*)에서 금상을 수상하여 그 중요성이 검증된 바 있어 앞으로의 활발한 응용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휴먼테크 논문대상: 삼성전자에서 주관하는 국내에서 가장 큰 논문대회 중의 하나로 미래 과학한국을 이끌어갈 젊은이들을 발굴하기 위해 제정됨
류성호 교수는“새롭게 발견된 원리는 생물리학적으로 막 단백질의 유동 이론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증거”라면서 “이 원리를 바탕으로 한 기술로 1차 신약 선별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만큼 생화학적 응용성도 뛰어난 성과”라고 밝혔다.
연 구 결 과 개 요
1. 연구배경
리간드-수용체(막 단백질, 세포막 단백질)간 상호작용은 세포 안과 밖의 신호전달을 매개함으로써 생명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것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질병의 원인 인자로서 현재 개발된 50% 이상의 신약들이 리간드-수용체간 상호작용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세포막 위에서 일어나고 있는 리간드-수용체간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는 전체 유전자의 15% 이상 되는 다양한 단백질들이 세포막 위에서 매우 높은 농도로 존재함으로써 나타나는 복잡성과 친수성 및 소수성을 모두 가지는 세포막의 생화학적 특이성이 만들어 내는 특수한 환경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기술적인 제약으로 인해 리간드-수용체의 상호작용의 연구가 시험관 수준에서 이루어졌지만 실제 세포막 위에서 나타나는 이들 상호작용의 본질적인 성질을 밝혀내는데 아직까지 기술적으로 큰 한계가 있다.
단백질의 확산을 기반으로 한 영상 기법들을 통해 살아있는 세포에서 단백질들의 고유한 확산 성질을 이용하여 단백질들의 상호작용을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세포질의 단백질의 확산과는 달리 수용체의 경우 세포막의 높은 점성도로 인해 확산 성질이 매우 달라진다. 40여 년간 세포막 단백질 유동의 표준모델로서 받아들여져 왔던 샤프만-델브룩 모델에 따르면 세포막의 높은 점성도를 가지는 지질 특성으로 인해 수용성인 리간드가 수용체에 결합하더라도 수용체의 움직임이 변화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러한 가설에 입각하여 수용체의 확산을 기반으로 한 방법들은 다른 방법들에는 없는 많은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리간드-수용체 간 상호작용을 측정하는 것이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생각되어 왔다.
2. 연구내용
최근 초해상도 현미경이 발전하면서 단일 분자 수준에서 수용체의 움직임을 직접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살아있는 세포의 세포막 위에서 단일 수용체의 움직임을 단일 분자 추적 기술을 통해 분석하여 각 수용체의 움직임의 속도를 나타내는 확산계수를 결정할 수 있다. 이 방법을 단일 분자 추적 광활성 위치 현미경(single particle tracking using photoactivated localization microscopy, sptPALM) 이라고 부른다. 본 연구진은 sptPALM을 통해 살아있는 세포의 세포막 위에서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EGFR)의 확산을 단일 분자 수준에서 관찰하였고, 우연히 이 수용체를 표적으로 하는 항체 항암제인 세투시맙(cetuximab)에 의해 이 수용체의 확산이 40% 정도 느려진다는 것을 관찰하였다. 이 관찰을 통해 기존의 샤프만-델브룩 모델과는 달리 리간드가 수용체에 결합하였을 때 수용체의 확산이 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우게 되었다.
이를 위해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의 N 말단에 Myc tag을 부착시키고, 어떠한 이차적 효과가 없는 Myc tag을 표적으로 한 항체를 처리하였을 때, 이 수용체의 확산이 세투시맙과 마찬가지로 40% 정도 저해된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하나의 항체 분자가 두 개의 표적 단백질과 결합할 수 있기 때문에 Myc tag을 표적으로 하는 항체의 Fab fragment를 만들어, 여전히 이 수용체의 확산이 Fab fragment의 결합에 의해 저해되는 것을 밝혀내었다. 이 때 이 수용체의 확산의 감소 폭이 항체에 비해 조금 줄어든 16% 정도였다. 위의 결과는 세투시맙 뿐만이 아니라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의 세포 밖 부분의 서로 다른 위치에 결합하는 항체들에 대해서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와 같은 family에 속하는 수용체들에 대해서도 항체의 직접적인 결합이 이들의 확산을 저해한다는 것을 보였다. 세포막을 투과하는 부분을 하나만 가지는(single-transmembrane domain)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와는 달리 세포막을 투과하는 부분을 일곱 개를 가져(seven-transmembrane domain) 세포막에 매우 의존적인 G 단백질 연결 수용체(G-protein-coupled receptor, GPCR)에 대해서도 수용성인 항체의 직접적인 결합이 이 수용체의 확산을 저해한다는 것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일련의 결과들을 통해 본 연구진은 기존의 사프만-델브룩 모델과 다르게 실제 세포막 위의 수용체의 움직임을 단일 분자 수준에서 관찰하였을 때 리간드의 직접적인 결합이 수용체의 확산을 감소시킨다는 원리를 밝혀내었다. 이 새로운 원리를 바탕으로 리간드-수용체 간 결합을 분석하는 방법을 단일 분자 확산 변화 측정법(single-molecule diffusional-mobility shift assay, smDIMSA)이라고 명명했다.
smDIMSA는 단일 단백질의 확산을 기반으로 하는 방법이기 때문에 리간드가 붙어있는 단백질과 붙어있지 않은 단백질을 단일 분자 수준에서 확산의 차이로 정량적으로 구별할 수 있다. 이러한 성질을 바탕으로 세투시맙의 농도에 따라 세투시맙이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에 붙어있는 정도를 측정함으로써 이들 간의 해리상수를 살아있는 세포에서 직접 계산할 수 있다. 하나의 COS7 세포에서 세투시맙의 농도를 점점 증가시켜가며 각 농도에 따른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의 확산계수를 측정하였고, 이를 통해 세투시맙의 이 수용체에 대한 해리상수를 측정한 결과 약 0.62 nM 이었다. 이 결과는 기존의 시험관(in vitro)에서 측정된 결과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또한, 세투시맙은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에 결합 협동성(binding cooperativity)이 없다는 것을 Scatchard plot을 통해 알 수 있었다.
흥미롭게도 여러 종류의 암에서 많이 발견되는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의 돌연변이(mutant)인 EGFR L858R에 대한 세투시맙의 결합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였을 때, 결합 협동성이 없었던 정상 형태의(wild-type) 수용체와는 달리 양성 협동성(positive cooperativity)이 나타나는 것을 관찰하였다. 결합 협동성은 두 개 이상의 결합 위치가 존재할 때 하나의 위치에 대한 결합이 단백질의 구조변화(conformational change)를 유도하여 다른 위치의 결합에 대한 결합세기(affinity)를 변화시킬 때 나타난다. EGFR L858R은 보통 단량체(monomer)로 존재하는 정상형태의 상피세포성장인자 수용체와는 달리 대부분 이합체(dimer) 상태로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이 양성 협동성은 첫 번째 세투시맙 분자가 이합체인 EGFR L858R과 결합할 때는 어렵지만(unfavorable), 이 첫 번째 결합이 이합체인 EGFR L858R의 구조변화를 일으켜 두 번째 세투시맙 분자가 결합할 때는 결합이 촉진(facilitated) 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 일련의 결과를 통해 기존에 논란이 많았던(controversial) 이합체인 EGFR L858R의 세포 밖 부분의 구조(conformation)를 밝혀내었다.
3. 기대효과(연구 성과의 의미)
40여 년간 세포막 단백질 유동의 표준모델로서 받아들여져 왔던 1975년에 정립된 샤프만-델브룩 모델에 따르면 인지질 이중층으로 이루어진 세포막의 높은 점성도로 인해 수용성인 리간드가 수용체에 결합하더라도 수용체의 움직임이 변화하지 않는다고 믿어져왔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 기존에 측정이 불가능했던 단일 분자 수준에서의 세포막 수용체의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관찰함으로써 리간드가 수용체에 결합하였을 때 그 움직임이 변화한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막 단백질의 유동 이론에 대한 기존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증거를 제시하였다.
본 연구에서 개발된 기술인 smDIMSA는 수용체에 결합하는 리간드의 크기를 정량적으로 인식하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리간드에 어떠한 표지 없이 대상 수용체에 대한 신약 리간드의 스크리닝이 가능하며, 기존의 방법들과 비교하였을 때 혁명적인 장점들을 가지고 있다. 리간드-수용체의 결합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리간드에 방사성 동위 원소나 형광물질을 화학적으로 표지해야 검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수많은 종류의 신약 리간드 후보들을 선별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표지방법은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신약 선별을 위해서는 리간드 비표지적 방법이 필수적이다. 현재 상용화되어 주로 사용되고 있는 표면 플라즈몬 공명(Surface Plasmon Resonance)을 이용한 비표지적 방법은 복잡하고 힘들게 정제한 대상 단백질을 값비싼 금표면에 부착시켜 리간드와의 결합을 측정하게 된다. 특히, 수용체의 경우 높은 세포막 의존도로 인해 정제가 어려워 그 측정이 더욱 힘들었다. smDIMSA는 살아있는 세포에서 리간드-수용체간 상호작용을 직접 측정함으로써 시험관 실험(in vitro assay)에서 오는 양성 및 음성 오류들을 현저히 줄일 수 있고, 까다로운 세포막 단백질 정제 과정을 완전히 없애고, 비용적인 측면에서 기존 대비 수천 배 이상 절약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신약 후보 물질을 선별하는 데도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용 어 설 명
1. 안게반테 케미지(Angewandte Chemie誌)
독일화학회와 Wiley-VCH 출판사가 공동으로 매주 발행하는 화학 및 응용화학 분야 국제학술지(2012년 기준 영향력지수 13.734)
2. 휴먼테크 논문대상 (Human-tech Paper Award)
삼성전자에서 주관하는 휴먼테크 논문대상은 미래 과학한국을 이끌어갈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젋은이들을 발굴하고 학교 내 연구 분위기 활성화와 기술을 중시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1994년 제정되었으며, 국내에서 가장 큰 논문 대회 중 하나이다.
3. 리간드 (Ligand)
어떤 단백질에 특이적으로 결합하는 물질을 뜻한다. 우리 몸의 호르몬이나 신경전달물질 등이 리간드의 대표적인 예이다. 세포 안팎의 신호는 대체로 리간드를 매개로 전달된다.
4. 세포막 단백질 유동 (Membrane protein diffusion)
세포가 발견된 초기에는 세포막의 단백질은 세포막에 박혀있어 움직이지 못한다고 생각되었지만, 세포막 위에서 단백질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이러한 단백질의 유동적인 행동을 설명하는 것이 유동모자이크 모델 (Fluidic Mosaic Model)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세포막위에서 단백질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고 있다.
5. 수용체 (Receptor)
세포의 표면에 존재하여 외부의 신호를 인지하는 단백질로 수용체마다 특정 리간드들을 인식하여 세포가 적절한 반응을 할 수 있도록 세포에게 지시한다.
6. 단일 분자 수준 (Single-molecule level)
각각의 개개인이 다르듯, 우리 몸의 세포 내에 존재하는 같은 종류의 분자 혹은 단백질들도 각각 다르다. 단일 분자 수준에서의 연구는 이렇게 다른 분자나 단백질들을 직접적으로 하나하나 관찰함으로써 이루어지는 연구이다. 기존의 연구들에 사용되던 수십만 개 내지 수천만 개 정도의 분자 혹은 단백질들은 모아서 분석하던 방법과 대비되어 일컬어지는 용어이다.
7. 점성도 (Viscosity)
유체의 유동에 대한 저항도를 나타내는 말로 액체의 점성도가 높은 경우 더 끈적거리게 된다.
8. 표면 플라즈몬 공명 (Surface plasmon resonance)
표면 플라즈몬 공명은 특정 각도로 입사된 빛이 금박 표면과 물 사이의 경계에서 공명이 생겨나는 현상을 말하며, 이때 공명이 일어나는 각도가 금박 표면에 붙어있는 물질의 특성에 따라 변하게 된다. 따라서 금박 표면에 정제 및 분리된 수용체의 일부분을 부착시킨 후 측정한 공명을 일으키는 각도와, 리간드를 처리 한 후 금박 표면에 리간드-수용체 복합체가 형성되었을 때 공명을 일으키는 각도의 차이를 통해 리간드-수용체 간 결합을 측정하는 방법이다.
9. 세포골격 (Cytoskeleton)
세포의 외형을 유지하기 위해 존재하는 뼈대. 주로 actin filament나 microtuble로 이루어져 있음.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새롭게 발견된 세포막 단백질 유동에 대한 원리를 바탕으로 리간드-수용체 간 상호작용을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함.
어디에 쓸 수 있나
신약 후보들을 선별하는데 있어 기존의 기술들보다 매우 정확하고 편리하며 경제적임.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빠르다면 약 2-3년 이내에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됨.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이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단분자 영상 기술을 고도의 전문가만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유저가 사용할 수 있도록 쉽게 만들어야함.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단분자 영상 기술을 통해 EGFR의 움직임을 처음 관찰하였고, ceutximab을 처리하였을 때 cetuximab과 EGFR의 결합이 EGFR의 움직임을 저해된다는 것을 우연히 발견하고 연구함.
에피소드가 있다면
기존 40년간의 패러다임과 달라 논문 리뷰어들의 실험적 보충에 대한 끊임없는 요구가 있었고, 결국 2년에 걸쳐 20개의 보충 데이터를 만들게 되었음.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단일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면서 가장 크게 느끼는 점은 같은 사람이라도 모두가 다르듯이 우리가 동일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하나의 종류의 단백질이나 분자들도 상황에 따라 많은 부분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앞으로도 이들이 근본적으로 어떻게 다를 수 있으며 어떤 역할을 함으로써 생명현상을 만들어내는지 계속 연구해 나갈 것입니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수많은 연구자들이 오랜 시간 동안 연구를 해왔음에도 생명과학 분야는 아직까지도 미지의 세계입니다. 과거에도 그래왔듯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눈으로 직접 보는 것입니다. 최근에 눈부신 발전을 하고 있는 초해상도 현미경 분야는 미래 생명과학 연구에 핵심적인 툴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이러한 툴을 활용할 수 있는 과학자들이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미래 생명과학자로서의 길을 걷고 있는 신진연구자들이 이러한 동향을 인지하고 앞으로의 길을 설계해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 림 설 명
그림설명. 세포막 유동에 대한 기존 모델과 새롭게 제안된 모델의 차이점.
인지질 이중층으로 이루어진 세포막에 박혀서 움직이고 있는 막 단백질들의 단일분자 수준에서의 움직임을 자외선을 쐬게 되면 형광성질을 나타내는 광활성 형광단백질을 이용함으로써 관찰할 수 있다. 40년 동안 정설로 받아들여져 왔던 샤프만-델브룩 모델에 따르면 세포막의 높은 점성도로 인해 막 단백질의 움직임이 제한되어 수용성인 리간드가 수용체에 결합하더라도 그 움직임이 변화되지 않는다 (왼쪽). 그러나 실제 세포막 위에서 막 단백질의 움직임을 직접적으로 관찰한 결과 리간드가 수용체에 결합하였을 때 그 움직임이 둔화된다는 것을 밝혀내었다. 이 현상은 기존모델에서 고려하지 않았던 살아있는 세포의 세포막 위에서 수많은 종류의 막 단백질들이 매우 복잡하게 동시다발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과 세포 골격으로 인해 막 단백질의 움직임이 제한된다는 점 때문에 나타난다고 예측되고 있다 (오른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