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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고려대 김희남 교수, 장내 미생물의 아토피 유발 메커니즘 세계 최초 규명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장내에 있는 미생물과 피부질환인 아토피 피부염의 직접적 연관성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김희남 교수팀은 장내에 존재하는 미생물들로부터 아토피가 유발되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현대인들의 장내 미생물에는 많은 문제들이 생길 수 있는데, 조건이 맞게 되면 아토피 피부염의 발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것이다.



김희남 교수팀은 특정 세균(Faecalibacterium prausnitzii)의 한 아종이 아토피 환자의 장내에서 부쩍 늘어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은 장내 미생물 구성이 건강한 범위에서 벗어난 것이며, 그 결과로 뷰티릭산과 프로피온산과 같이 장내 미생물들이 생산하여 장벽을 튼튼하게 유지하는데 필수적 역할을 하는 물질들의 감소로 이어져 장벽에 염증과 균열이 증가하게 된다. 그 틈새를 통해 미생물유래 물질들과 음식물 분자들이 들어와 혈관을 통해 온몸에 퍼지고 피부에서 강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아토피 피부염이라는 모델을 제시하였다. 장에 존재하는 미생물들이 피부에 염증을 유발하는 메커니즘을 규명한 것이다.

인간은 구성세포 보다 10배나 더 많은 수의 미생물들과 공생하는 존재이다. 최근에는 이들 미생물이 인간의 생리현상에 관여하여 건강과 질병에 밀접한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밝혀 진 후, 세계 학계의 관심이 이들 미생물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알레르기 질환, 고혈압, 당뇨, 비만, 장염 등의 질환이 현대인에게서 부쩍 늘어난 것이 현대인들의 장내 미생물들의 불균형이 증가한 까닭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현대에 들어와 부쩍 강화된 위생생활은 감염병을 막는 데에는 큰 역할을 했지만 오히려 좋은 장내 미생물들이 부모로부터 자식에게 전달되는 경로를 대폭 축소시켰고, 식습관의 변화로 인해 섭취하는 식이섬유의 양도 매우 줄게 됐다. 그 결과 현대인들의 장내 미생물이 많은 변화를 겪었고 인간들은 각종 질환에 취약해 진 것이다. 김교수팀의 이번 연구는 이런 변형된 현대인의 장내 미생물이 어떻게 질환의 발생과 연결되는 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김희남 교수는 “장내 미생물의 특정 변화가 질환을 일으키는 구체적인 기전에 대한 이해는 현재 한국을 포함하여 세계 선진국 영유아의 약 25 %에 이르는 높은 발병율을 보이는 아토피 피부염의 진단과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알레르기 분야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제키(JACI,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10월 1일자에 on-line으로 게재됐다.

한편, 고려대 의과대학 김희남 교수팀은 2010년 세균이 인간을 비롯한 동물 몸속으로 들어와 각종 병균으로 바뀌는 진화 메커니즘을 세계 최초로 규명하고, 2014년에는 세균의 새로운 항생제 내성 메커니즘을 밝힌 바 있다.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의 특정 불균형화와 장표면의 염증조절의 실패가 서로 feedback loop를 형성하는 것이 아토피 피부염의 기반이 되는 한 요인이라는 것을 발견하였다. 그 결과로 장벽에 균열이 늘어나고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물질들이 이 균열을 통해 장 조직으로 들어가면서 질환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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