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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산부인과 잠복결핵 감염 사태 관련 대한의사협회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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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노원구 소재 의료기관에서 발생한 신생아실 근무 간호사의 활동성 폐결핵으로 인한 사회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해당 간호사 외 추가 결핵 환자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해당 의료기관 신생아실을 이용한 신생아와 영아 100여명이 잠복결핵으로 진단되어 항결핵제를 수개월간 복용해야 하는 참으로 안타까운 상황이다.  

결핵예방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고, 향후 내원 환자들이 결핵 또는 잠복결핵에 감염될 위험이 전혀 없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의료기관은 여전히 많은 오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협회는 먼저, 잠복결핵으로 진단된 영유아와 그 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하며, 해당 의료기관 또한 하루 속히 정상화되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결핵 발생자 수가 80명 이상으로, 신규 결핵환자가 연간 3만명 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는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OECD 평균 11.4명의 8배에 달한다. 해마다 약 2,200여명이 결핵으로 사망하고 있어 결핵은 여전히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크게 위협하는 감염병이다.

정부도 기존의 치료 중심 결핵퇴치 사업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지난 해 3월 선제적 예방에 중점을 둔  “결핵안심국가시행계획”안을 마련하여, 잠복결핵 단계에서 조기발견과 예방적 치료를 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이는 우리나라 성인의 잠복결핵 감염률이 20-30%에 달하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이중 5-10%가 활동 결핵으로 발병하는 사실에 근거한 사업으로, 2025년까지 결핵 발생률을 선진국 수준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잠복결핵 검진 실시 등 결핵예방법을 개정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시 말하면 성인 100명 중 20-30명이 잠복결핵 감염이고 최대 3명 정도만 활동결핵이 발병할 가능성이 있지만 결핵퇴치를 위해 잠복결핵감염 치료에 적극 나선 것이다.

기존 치료 중심 결핵퇴치 사업 실패의 원인은, 높은 잠복결핵 감염률에 기인한 부분이 있지만 다른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다. 먼저, 결핵을 감별해야 하는 호흡기 증상 환자가 의료기관을 찾을 때부터 다른 환자와 분리하여 진료할 수 있는 진료 시스템이 제대로 구축돼 있지 못하며, 입원시 격리해야 하는 문제는 최근에서야 관심을 갖고 준비되는 단계다. 항결핵제 복용 초기 2주간은 전파력이 있어 격리가 필수적이나, 현실적으로 생업이나 학업을 유지하기 위해 격리를 지키기 못하는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이밖에도 결핵 의심환자의 응급실 내원 시 조기 확진을 위해 선제적 검사를 하는 경우 급여가 불인정되는 문제와, 별도의 관리체계 부재, 드물지만 결핵 치료과정에서의 부작용에 대한 보상 등 실효성 있는 제도적 뒷받침과 예산 지원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주된 원인이다. 

최근 수년간 뚜렷한 증가 추세인 의료기관 내 보건의료인의 결핵 발생, 병원 내 입원환자 중 결핵 발생, 70세 이상 고령에서 결핵환자의 급증에 대한 개별적 대응 전략이 부재한 것도 작용한다.

올해 처음 시행하고 있는 잠복결핵 검진은 고등학교 1학년 학생과 교원 47만명, 병역판정검사 대상자 34만명, 의료기관‧어린이집‧사회복지시설 등 집단시설 종사자인 고위험군 38만명 등 총 120만명을 대상으로 하며, 향후 수년간 한시적으로 사업이 진행될 예정이다.

잠복결핵감염 검진·결핵 예방법에 따르면 의료기관, 산후조리업,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아동복지시설 등이 의무적 검사 실시 대상이며 그 책임은 해당기관의 장에게 있다. 의료인은 매년 결핵검진을 받아야 하며 기관에 소속된 기간 중 1회는 잠복결핵감염검진을 받아야 한다. 또한 결핵환자를 검진·치료·진단하는 의료인 및 의료기사, 면역력이 약하여 결핵 발병시 중증결핵 위험이 높은 환자와 접촉하는 종사자는 매년 잠복결핵감염 검진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되어 있다. 

하지만 잠복결핵 검사에 대한 예산 지원은 올해 단기사업으로만 책정돼 있어, 내년부터는 개인당 4-5만원에 달하는 검사비용이 의료기관 및 시설(총 160억원 이상)에 전가되어 많게는 기관당 억대의 비용을 고스란히 민간에서 부담해야 한다. 법안을 마련하여 잠복결핵 검사는 의무화되었지만 여기에 필요한 예산지원은 전혀 이뤄지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온갖 편법이 난무하고 실패한 치료중심 결핵퇴치 사업의 전철을 되밟게 될 수밖에 없다. 메르스를 국가에서 책임졌듯이 결핵도 국가에서 책임져야할 감염병이며, 국민과 건강과 생명에 직결된 문제에 관해서는 필요한 예산을 아껴서는 안 된다. 대형버스 졸음운전 사고 예방을 위해 제도적 정비와 예산 지원이 필요하듯이 결핵 퇴치를 위해서도 제도 정비와 예산 지원은 필수적이다.

우리협회는 결핵 청정 국가로 가기 위한 최일선에 앞장설 것을 선언함과 아울러, 지난 7월 13일 정부에 정식 요청한 바와 같이 다음의 사항을 보건당국이 조속히 정책에 반영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첫째, 의료전문가와 국민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핵 퇴치 중장기 계획안 마련

둘째, 결핵예방법에 따른 잠복결핵검사 대상자에 대한 예산 전액 지원

셋째, 취업자의 취업과정 또는 직장 근무자가 잠복결핵 진단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제도 마련

넷째, 결핵 가능성이 있는 환자의 안전하고 빠른 진단을 위한 진료 시스템 구축과 선제적 검사에 대해 급여인정 범위 확대

다섯째, 효율적인 결핵관리를 위해 초기 2주간 격리 및 지원 방안 마련 및 항결핵제 복용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보상 등에 관한 제도 마련


2017. 7. 18.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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